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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기아스 / 프로타고라스 - 소피스트들과 나눈 대화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상대주의에 대해 생각해보자 하니 절대주의에 대해 알아야할 것 같아서 일단 플라톤을 읽어보자 했고, 검색을 해보니 상대주의 역사는 소피스트부터 시작해서 아주 길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들이 대화했다는 이 책을 골랐다.
고르기아스와는 수사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화를 하고 프로타고라스와는 미덕에 관해 얘기한다.
소크라테스는 수사학은 아첨이고 아무것도 아닌 기술이라고 하며 고르기아스와 두 제자를 깐다?
불의를 행한것을 요령있게 설득하여 대중을 옳지 않은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라고 소크라테스는 비판한다.
옳은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라면 굳이 수사학이라는 요령이 필요하지 않을테고, 옳지 않은 것을 옳은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게 수사학인것 같다. 는 식으로 나는 이해했다.
그런데 내가 옳은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한다면 어떡하지?
내가 '옳은 것' 을 말한다고 하여 그것이 '옳은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것일까? 진리는 상대적이니까.
그러고보면 소피스트들은 인간을 믿지 않은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어떤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게 아닐까?
잘 모르겠지만 고르기아스와 두 제자는 표면, 겉,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것 같고 소크라테스는 내면, 혼, 보이지 않는것, 훌륭함 미덕 등에 관해 얘기하는 것 같다.
국가에서도 그렇지만 소크라테스는 근본을 얘기한다. 혼에게 좋은 것인가 아닌가.
그래서 소피스트들이 이해를 못하는건가. 그들은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책에선 소크라테스와 얘기하는 사람들의 감정들이 조금 보인다. 다들 조금씩은 짜증을 내는것 같고 결국은 소크라테스의 말에 끌려가지만, 다들 마지못해 그런것 처럼 보인다. 읽는 동안 드는 생각은 나도 소크라테스와 마주앉아 있었다면 조금은 짜증이 났을것 같다는 거였다. 뭔가 추상적인 것을 설명하는데 아주 구체적인 예들을 무한정 들며 논증을 하는데 읽다보며 '뭐였지?' 이런 생각이 들며 다시 앞으로 가봐야 한다는.... 배우기가 쉽지 않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가진 기술을 다 줬을꺼라는데 내가 느낀건 이정도라니 레벨 차이가 난다. ㅋㅋㅋㅋ
어느 시대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얘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것 같다.
칼리클레스가 나이들어 철학하는 것에 대해 하는 말을 보면 이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