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힘 : 인간력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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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카 히로시의 『사람을 얻는 힘 인간력』은 “어떻게 하면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가”라는 기술서처럼 보이지만, 읽고 나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묻는 책으로 느껴집니다. 저자는 인간력을 “사회 속에서 자립한 한 인간으로 잘 살아가기 위한 종합 능력”이라 정의하며,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화려한 스킬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서 나온다고 단언합니다. 겉으로는 인간관계 책의 형식을 띠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일종의 인생 수양서에 가깝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완벽한 사람이 되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입니다. 저자는 잘못도 결점도 없는 인간을 목표로 하지 않고, “잘못과 결점이 있는 미숙한 자신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인간력의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보통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다사카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스스로를 언제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미숙한 존재로 인정할 때, 비로소 타인의 실수와 부족함도 포용할 수 있고, 이상하게 그 솔직함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된다고 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저 또한 “나만은 틀리지 않으려” 애쓰던 태도가 관계를 더 팍팍하게 만들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중심축은 ‘일곱 가지 마음 습관’입니다.


첫째, 자신이 미숙한 존재임을 인정하기,

둘째, 먼저 말을 걸고 눈을 맞추기,

셋째, 마음속 작은 자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넷째, 상대방의 결점을 개성으로 바라보기,

다섯째, 말의 두려움을 알고 말의 힘을 살리기,

여섯째, 멀어져도 인연을 영원히 끊지 않기,

일곱째, 악연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기.


한 줄 한 줄은 단순한 덕목처럼 보이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실제 사례와 결합되면 꽤 강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상대의 결점을 개성으로 본다는 것은, “저 사람 왜 저래”라는 즉각적 평가를 멈추고, 그 사람의 생애와 배경을 한 번 상상해보라는 초대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시선 전환이 쌓여 인간력이 된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결점 많고 실수도 잦은 상사가 왜 팀원들에게 미움 받지 않고 오히려 감싸임을 받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회의를 자주 깜빡하고 지각도 잦은 과장이 “또 지각이지? 미안, 미안. 너그러이 용서해줘”라며 진심으로 사과하면, 사람들은 짜증을 내기보다 오히려 외부 비난으로부터 그를 두둔해 준다는 사례가 나옵니다. 저자는 그 이유를 ‘스스로의 미숙함을 숨기지 않는 태도’에서 찾습니다. 인간관계가 꼬이는 이유는 서로가 “상대에게만 잘못이 있다, 나는 잘못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며, 자신의 작은 자아를 인정하고 먼저 내려놓을 때 관계가 유연해진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은 회사 생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떠올릴 얼굴이 하나쯤 있을 법한, 현실감 있는 통찰이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인연과 악연을 대하는 법’입니다. 다사카는 인간력을 “관계가 멀어졌다가도 다시 이어 보려 애쓰는 힘”으로 설명합니다. 마음이 상했다고 즉시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두되 완전히 단절하지 않는 태도, 악연이라 느꼈던 관계의 의미를 시간을 두고 곱씹어보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그는 우리가 원치 않는 만남, 불편한 인간관계를 통해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을 얻게 된다고 말합니다. 관계가 틀어졌을 때 상대를 탓하는 대신 “이 경험이 내 안의 어떤 미숙함을 비추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 인간력을 키우는 길이라는 조언은, 듣기에는 고되지만 곱씹을수록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인간관계를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습관’으로 돌려놓았다는 점입니다. 화술, 설득 스킬, 네트워킹 요령을 늘리는 대신, 내 안의 작은 자아를 바라보는 감수성, 타인의 입장에 서 보려는 상상력, 쉽게 인연을 버리지 않는 끈기를 기르라고 말합니다. 저자 자신이 수십 년간 조직과 사회에서 부딪히며 체득한 진리를 정리한 책이라 그런지, 문장은 어렵지 않은데 곳곳에서 “그래, 결국 사람 문제는 이 지점에서 갈린다”는 공감이 일어났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좋은 사람이냐”가 아니라 “나는 좋은 관계를 남기는 사람이냐”를 묻게 된다는 독자 서평이 있었는데, 저 역시 비슷한 여운을 느꼈습니다.


총평하자면, 『사람을 얻는 힘 인간력』은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에게 당장의 요령을 알려주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되돌려주는 책입니다. 완벽주의와 개인주의가 강한 시대일수록 “인간은 본래 미숙한 존재”라는 전제가 오히려 큰 위로가 됩니다. 관계가 버거울수록, 사람에게서 실망할수록, 이 책이 제시하는 일곱 가지 마음 습관을 하나씩 실천해 보는 것이 인간력을 기르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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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힘 : 인간력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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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를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습관’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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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프롬 더 탑 - 창작의 기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 66
켄 양 외 엮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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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팁 프롬 더 탑』은 건축가라는 직업을 통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표지만 보면 건축 실무서 같지만, 실제로는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인 전문가 60~70여 명이 들려주는 66가지 조언을 모은 커리어·라이프 가이드에 가깝습니다. 특히 이 조언들이 성공담 자랑이나 모호한 금언이 아니라, 각자가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은 “실제 설계 노트”와 같은 감각을 주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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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처음 시작하기, 영감, 가치관, 집중, 과정, 자기 성장, 결정과 지속” 등 일곱 개의 큰 주제로 엮여 있습니다. 막막한 초년 시절에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실패와 거절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바쁜 프로젝트 속에서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들이 짧은 문장과 에피소드로 이어집니다. 그중 “기본을 놓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뒤집고, 또 뒤집고, 또 뒤집어 보라”, “먼저 인간으로 성장하라” 같은 문장들은 건축 분야를 넘어 모든 창작자와 직장인에게 통하는 메시지처럼 다가왔습니다. 읽는 동안 형식은 산문집에 가깝지만, 내용은 꾸준히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가’를 찌르는 자기계발서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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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정답”이 아니라 “각자의 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도시와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기획자뿐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와 라이프스타일을 재설계하려는 모든 사람을 위한 “마스터플랜 66개”를 담고 있습니다. 각 조언은 ‘이렇게 살아라’가 아니라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라’에 가깝습니다. 목표를 정할 때도, 실패를 대할 때도,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리듬을 기준으로 결정하라는 메시지가 일관되게 흐릅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누군가의 삶을 모방하고 싶다기보다, “나도 내 규칙을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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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보편적인 울림을 주는 이유는, 조언들이 결국 “어떻게 오래 버티고, 꾸준히 깊어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모이기 때문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떤 이는 “시간의 시험을 견디는 작업을 하라”, 다른 이는 “빨리 타오르는 불꽃이 아니라, 오래 천천히 타는 불꽃이 되라”고 말합니다. 요즘처럼 빠른 성과와 즉각적인 주목에 집착하게 되는 시대에, 이 조언들은 다소 거슬리는 동시에 오히려 안심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언어가 ‘속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기본’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 묵직한 현실감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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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하자면, 이 책은 각 조언이 짧은 글과 문장, 인터뷰 형태로 정리되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필요한 부분을 골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체를 관통하는 정조는 분명합니다. 불안과 조급함이 커지는 시대,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를 반복해서 떠올리는 우리에게 이 책은 “빠르게 움직이되 방향을 잃지 않는 법”, “무엇을 과감히 버리고 무엇만은 끝까지 지켜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라고 말합니다. 건축계의 ‘백종원’이라 불릴 만큼 대중과 현장을 모두 아우르는 거장들의 언어가, 결국 우리 각자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팁 프롬 더 탑』은 직업과 나이를 막론하고 곱씹어 볼 만한 조언집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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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골든타임 - AI 시대, 흔들리지 않는 공부 저력을 만드는 10가지 아날로그 멘탈
박인연.박찬호 지음, 장명화 외 감수 / 원너스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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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박인연·박찬호의 『공부 골든타임』은 “AI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꽤 단단한 답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또 하나의 ‘요령형 공부법 책’이 아니라, 초등 시기를 인생 전체 학습의 기초 체력을 만드는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이 시기에 반드시 세워야 할 공부의 뼈대를 10가지 ‘아날로그 멘탈’로 정리한다는 점입니다. 의대 쏠림과 조기 선행 경쟁으로 초등 교실까지 입시 전초전이 된 현실을 비판하면서, 점수와 속도가 아닌 사고의 깊이와 맥락 읽기 능력을 아이에게 남겨야 한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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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공부의 로드맵은 초등에서 결정된다”는 주장입니다. 저자들은 초등 시기를 입시 준비가 아니라, 문해력·수학 집중력·영어 문법 구조 이해·기본 공부 습관·운동과 관계 경험·자기효능감 등을 동시에 다지는 시기로 봅니다. 특히 AI가 계산과 검색을 대신하는 시대에는, 정답을 빨리 맞히는 아이보다 텍스트를 깊이 읽고 맥락을 이해하는 아이가 훨씬 먼 곳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초점은 성적 관리가 아니라 “삶을 이끌어갈 학습 구조”를 설계하는 데 맞춰져 있습니다. 공부를 ‘입시 기술’에서 ‘평생 학습 근육’으로 옮겨 놓으려는 시도가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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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특히 좋았던 이유는, 10가지 아날로그 멘탈이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꽤 구체적인 행동 지침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문해력은 단순 독서량이 아니라 “질문하며 읽는 습관, 글을 자기 언어로 재구성하는 힘”으로 정의하고, 수학 집중력은 선행 속도보다 “기본 개념을 충분히 곱씹고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목표로 삼게 합니다. 영어도 단어 암기가 아니라 문장 구조 이해와 패턴 감각에 초점을 맞춥니다. 여기에 더해 운동과 바깥놀이, 또래·어른과의 관계 경험을 학습의 일부로 보는 관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몸이 단단해야 오래 달릴 수 있고, 관계 경험이 있어야 텍스트와 세상을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은 교육심리 관점에서도 설득력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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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책은 부모를 ‘관리자’가 아닌 ‘환경 설계자’로 위치시키며, 아이의 기질과 성향을 먼저 이해한 뒤 그에 맞는 공부 구조를 설계하라고 조언합니다. 같은 학습량이라도 어떤 아이는 루틴이 더, 또 어떤 아이는 자율성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보여주는데, “모든 아이에게 통하는 만능 공부법은 없다”는 문장이 실감났습니다. 입시 정보와 스펙에 매달리는 대신, 오늘 아이의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을 깎아먹지 않는 선택을 하라는 주문도 인상적입니다. 초등 시기의 작은 잔소리와 비교가 평생의 공부 정서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경고는, 부모에게 꽤 날카로운 거울을 들이대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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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AI 시대에 남는 건 암기량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라는 문장입니다. 이미 검색과 계산은 기계가 훨씬 잘하는 영역이 되었고, 앞으로 더 그럴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공부는 ‘더 많이 알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새 정보를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기르는 쪽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이 책이 말하는 공부 저력은 바로 그 지점—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고 습관과 정서적 체력—에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책을 덮고 나니 “지금의 공부가 이 아이(혹은 나 자신)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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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하자면, 『공부 골든타임』은 초등 자녀를 둔 부모를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는 어른에게도 울림이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학습을 다시 “내 삶의 구조를 만드는 일”로 재정의해주기 때문입니다. 성적을 당장 끌어올리는 비법서가 아니라, 길게 보아 흔들리지 않는 공부체질을 만드는 설계도에 가깝습니다. 공부가 조급함과 불안의 다른 이름이 되어버린 시대에, 이 책이 제시하는 느리지만 단단한 공부관은 충분히 음미할 가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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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역사 - 마음과 행동의 작동 방식을 탐구하다 ㅣ 소소의책 역사교양서
니키 헤이즈 지음, 최호영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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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니키 헤이즈의 『심리학의 역사』는 “심리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개념 교과서가 아니라 흥미로운 인간 이야기와 실험의 연속으로 풀어내는 책입니다. 읽는 내내 느낀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주요 이론을 나열하는 개론서가 아니라, 특정 시대와 사회적 배경 속에서 심리학이 어떻게 태어나고 서로 충돌하고 진화해 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정신분석, 행동주의, 인지심리, 발달·사회심리 등 익숙한 이름들이 시간순으로 등장하지만, 마치 한 편의 긴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연결되어 있어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이렇게나 살아 있는 역사였구나”라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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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심리학의 역사를 ‘사람’ 중심으로 서술한다는 점입니다. 프로이트와 융, 아들러가 한때는 동지였다가 왜 갈라서게 되었는지, 그 결별이 이론의 어떤 분화를 낳았는지 하나의 이야기처럼 따라가게 만듭니다. 실험심리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분트와, 보다 철학적이고 실용적인 색채를 지닌 윌리엄 제임스가 인간 마음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았다는 대목도 흥미로웠습니다. 촘스키와 스키너 사이의 ‘본성 대 양육’ 논쟁, 피아제와 비고츠키의 인지발달 해석 차이처럼, 이름만 알고 있던 이론들이 실제로는 치열한 논쟁과 시대적 문제의식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심리학사를 단지 “유명 학자 이름 암기하기” 정도로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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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저자가 실험 사례를 적극 활용해 이론의 추상성을 줄여준다는 점입니다. 쇠막대가 두개골을 관통한 피니어스 게이지의 사례를 통해 성격 변화와 뇌 손상의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은, 교과서에서 몇 줄로 보던 이야기가 얼마나 극적인 사건이었는지를 실감하게 합니다. 일상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심리학 실험들이, 이 책 속에서는 “왜 이런 가설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가”, “어떤 사회적 문제의식에 대한 답이었는가”와 연결되어 설명됩니다. 덕분에 실험을 단순한 퀴즈나 잡학으로 소비하는 대신, 과학적 사고의 과정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인간 행동을 둘러싼 질문이 쌓이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실험을 설계했는지 따라가다 보면, 심리학이 얼마나 ‘현장감 있는 과학’인지가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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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책이 특히 반가웠던 이유는 심리학의 방대한 범위를 무리 없이 조망하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자아, 애착, 욕구, 방어기제, 신경가소성 등 핵심 개념들을 짧고 명료하게 정리하면서, 이를 역사적 발전 흐름과 연결해 보여줍니다. 행동주의, 인지심리학,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임상심리학 등 세분된 영역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 인간 행동을 이끄는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환경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같은 큰 질문 아래 엮어내는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여러 서평에서 지적하듯, 심리학이라는 광대한 숲을 처음 보는 독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라는 평가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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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특히 마음에 남았던 문장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단 하나의 심리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입니다. 이 책은 특정 이론에 승패를 가르는 대신, 각 이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그 이론이 잘 설명해주는 부분, 그리고 한계를 균형 있게 보여줍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인간 내부의 무의식을 조명했다면, 행동주의는 관찰 가능한 행동과 환경의 힘을 극단까지 밀어붙였고, 인지심리학은 마음을 정보 처리 체계로 바라보며 새로운 전환을 열어젖혔습니다. 저자는 어느 하나를 절대화하지 않고, 서로 다른 관점들이 어떻게 경쟁하고, 또 서로를 보완하며 오늘날의 심리학을 만들었는지를 차분하게 짚어줍니다. 이 덕분에 독자는 “어떤 이론이 맞는가”보다 “이 상황에서 어떤 관점이 더 유용한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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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하자면, 이 책을 심리학을 ‘지식을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언어’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50년간 심리학 연구와 교육에 몸담아온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서인지, 문장은 어렵지 않은데 내용은 밀도 있게 다가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심리학사가 과거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작업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삶과 조직, 심지어 인공지능까지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서로 다른 개인들이며, 그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심리학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저자의 관점에도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이미 관련 공부를 해온 사람에게도 이 책은 사고의 지도를 다시 그려주는 유익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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