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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프롬 더 탑 - 창작의 기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 66
켄 양 외 엮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팁 프롬 더 탑』은 건축가라는 직업을 통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표지만 보면 건축 실무서 같지만, 실제로는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인 전문가 60~70여 명이 들려주는 66가지 조언을 모은 커리어·라이프 가이드에 가깝습니다. 특히 이 조언들이 성공담 자랑이나 모호한 금언이 아니라, 각자가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은 “실제 설계 노트”와 같은 감각을 주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책은 “처음 시작하기, 영감, 가치관, 집중, 과정, 자기 성장, 결정과 지속” 등 일곱 개의 큰 주제로 엮여 있습니다. 막막한 초년 시절에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실패와 거절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바쁜 프로젝트 속에서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들이 짧은 문장과 에피소드로 이어집니다. 그중 “기본을 놓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뒤집고, 또 뒤집고, 또 뒤집어 보라”, “먼저 인간으로 성장하라” 같은 문장들은 건축 분야를 넘어 모든 창작자와 직장인에게 통하는 메시지처럼 다가왔습니다. 읽는 동안 형식은 산문집에 가깝지만, 내용은 꾸준히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가’를 찌르는 자기계발서에 가까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정답”이 아니라 “각자의 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도시와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기획자뿐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와 라이프스타일을 재설계하려는 모든 사람을 위한 “마스터플랜 66개”를 담고 있습니다. 각 조언은 ‘이렇게 살아라’가 아니라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라’에 가깝습니다. 목표를 정할 때도, 실패를 대할 때도,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리듬을 기준으로 결정하라는 메시지가 일관되게 흐릅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누군가의 삶을 모방하고 싶다기보다, “나도 내 규칙을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남습니다.

책이 보편적인 울림을 주는 이유는, 조언들이 결국 “어떻게 오래 버티고, 꾸준히 깊어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모이기 때문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떤 이는 “시간의 시험을 견디는 작업을 하라”, 다른 이는 “빨리 타오르는 불꽃이 아니라, 오래 천천히 타는 불꽃이 되라”고 말합니다. 요즘처럼 빠른 성과와 즉각적인 주목에 집착하게 되는 시대에, 이 조언들은 다소 거슬리는 동시에 오히려 안심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언어가 ‘속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기본’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 묵직한 현실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총평 하자면, 이 책은 각 조언이 짧은 글과 문장, 인터뷰 형태로 정리되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필요한 부분을 골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체를 관통하는 정조는 분명합니다. 불안과 조급함이 커지는 시대,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를 반복해서 떠올리는 우리에게 이 책은 “빠르게 움직이되 방향을 잃지 않는 법”, “무엇을 과감히 버리고 무엇만은 끝까지 지켜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라고 말합니다. 건축계의 ‘백종원’이라 불릴 만큼 대중과 현장을 모두 아우르는 거장들의 언어가, 결국 우리 각자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팁 프롬 더 탑』은 직업과 나이를 막론하고 곱씹어 볼 만한 조언집이라고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