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의 시대, 이순철

퀀텀의 시대 -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컴퓨터의 미래와 현재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5년 10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퀀텀의 시대》는 양자 물리학이 더 이상 이론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류 문명을 바꿀 실체적 혁신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다양한 사례와 분석으로 입증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양자역학의 복잡한 수식이나 추상적 개념 설명에 그치지 않고, 이론의 발전사부터 현대 첨단기술까지, 양자 세계가 사회와 개인, 미래 산업에 끼치는 실제적 변화를 치밀하게 정리합니다. 책의 전반부는 양자역학의 기본, 즉 빛과 입자의 이중성, 중첩과 불확정성, 얽힘의 본질을 일화와 명쾌한 해설로 풀어내어 독자들이 ‘세상은 왜 예측 불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다가가도록 돕습니다. 특히 양자 이론이 과거 오랜 시간 ‘쓸모 없는 철학’ 취급을 받다가, 이제야 AI, 신약 개발, 통신, 암호 등 실생활 곳곳을 변혁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저자는 양자 테크놀로지의 현주소와 양자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구체적이고 상상력 넘치게 해설합니다. 고전 컴퓨터와는 완전히 다른 계산 패러다임, 새로운 알고리즘(쇼어 알고리즘, 그로버 알고리즘 등) 덕분에 정보 처리 속도와 문제 해결 방식이 혁명적으로 빨라진다는 점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구글의 54큐비트 시커모어 프로세서가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릴 계산을 불과 3분 20초 만에 해낸 2019년의 ‘양자 우월성’ 사건을 예로 들어, 미래 산업의 판도를 순식간에 뒤집는 순간이 필연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역설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암호체계를 무력화시키고, 보안·통신·금융 등 사회 인프라 전체를 다시 설계하게 될 것이다”라는 점을 구체적 시나리오·예시와 함께 꼼꼼히 짚고 있습니다.

책의 중후반부는 기술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에 주목합니다. 양자 암호와 양자 네트워크, 나노미터 단위 반도체·광학장비·신소재 개발 등 과학기술이 어떻게 각종 산업과 일상의 변혁을 야기하고 있는지 사례 연구를 더해 설명합니다. 일상에서 체감하기 힘든 양자 응용 분야가 실제 신약 개발, AI, 첨단 센서, 로봇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실험되고 있음을 짚으면서, 독자에게 “양자 기술은 곧 내 삶의 문제”임을 분명히 각인시킵니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양자의 세계를 젊은 세대, 그리고 인류 전체의 미래 문제로 확대해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책의 말미에는 “안정이 아니라 도전, 기존의 질서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모험”을 선택할 것을 강조합니다. 양자 혁명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수동적 적응이 아닌, 적극적인 참여·학습·호기심임을 열정적으로 설파합니다. 미래를 앞서 준비하는 이들에게 물리학은 더 이상 철학적 사유가 아니라, 삶의 돌파구와 기회의 원천임을 강조하며, 자녀와 청년 세대에게 ‘과학의 언어’를 다시 집어 들 것을 권유합니다.

총평하자면, 《퀀텀의 시대》는 양자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이 시대를 ‘퀀텀의 시대’라 부르는가에 대한 답을 넘어서, 개인의 진로·국가의 산업 정책·인류의 문명 도약까지 논의 범위를 확장하는 포괄적 안내서입니다. 미래 변화의 주체가 되고 싶은 모두에게,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길목에서 길을 묻는 모든 세대에게 이 책이 권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변화 앞에서 두려워하기보다 배움과 참여로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퀀텀 리프’를 꿈꾸라는 깊은 울림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쓸모 있는 물리학, 다구치 요시히로

쓸모 있는 물리학 - 일상과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힘
다구치 요시히로 지음, 오시연 옮김, 정광훈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쓸모 있는 물리학》(다구치 요시히로)은 물리학이 결코 교과서 속의 난해한 수식이나 시험 문제 풀이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일상과 세상 만물의 원리를 탐구하는 ‘실질적 인생의 지혜’임을 강조하는 대중 과학서입니다. 저자는 고등학교 물리에서 다루는 핵심 개념을 기반으로 역학, 열역학, 파동, 전자기, 현대 물리 등 5개 영역을 일상과 연결짓고,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실질적인 활용 사례로 독자가 자연스럽게 개념을 체득하도록 이끕니다. 총론적 서술 속에서, 물리 법칙들을 퍼즐처럼 정교하게 엮어 물리 현상의 본질을 하나씩 명쾌하게 풀어내는 방식은, 기존의 딱딱한 교재와 분명한 차별점을 보입니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중요한 공식이나 법칙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감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역학에서는 질량과 무게의 차이, 뉴턴의 운동 법칙을 통해 자동차 사고의 원리, 단순한 달리기부터 스포츠에서의 전략적 동작까지 설명합니다. 열역학에서는 냉장고와 에어컨, 사우나, 날씨 변화, 온도계의 원리 등 ‘에너지와 열’이 우리의 삶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과학적 의미를 설명합니다. 전자장과 자기장 파트에서는 휴대폰, 발전기, MRI 같은 현실적 기술로 연계하여, 보기 어렵던 물리 현상이 우리 주변을 어떻게 혁신적으로 바꿔 왔는지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어려운 용어와 수식이 등장하는 순간마다 역사적 일화, 현대적 응용, 철학적 질문으로 연결점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파동의 원리를 일상 속 ‘소리와 음악’, 통신에서의 음질 문제, 전자레인지의 작동 원리 등으로 풀어냅니다.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은 흡사 철학적 사유로 접근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자’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 같은 난해함 대신, “핸드폰 GPS는 상대성 이론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반도체·LED·광통신 등 현대정보화 사회의 핵심이 바로 물리학”임을 구체적인 예로 제시해 물리학이 결코 우리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증명합니다.

저자는 물리학의 원리가 곧 ‘변화에 대처하는 힘’임을 강조합니다. 운동량 보존, 에너지 변화, 엔트로피의 법칙처럼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는 도구가 곧 인간의 삶과 태도, 위기 대응, 문제 해결력의 근간이 된다고 재차 설명합니다. 즉, 물리학은 현실의 문제를 ‘추상적 공식’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해법’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자, 복잡한 세상 이치를 이해하고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 프레임임을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물리법칙이 세상을 보는 인식론에서, 일상의 다양한 현상—자동차 사고, 스마트폰, 의료기기, 기상 변화, 스포츠, 예술 등—의 해석 도구로 확장된다는 점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물리학의 쓸모”란 단지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내 삶을 이해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 ‘합리적 사고력’과 ‘융합적 문제 해결력’을 키운다는 데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쓸모 있는 물리학》은 어렵게 느껴진 물리의 장벽을 허물고, 누구나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재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입니다. 과거 학창 시절의 부담이 아닌, 미래의 변화와 적응, 창의적 삶을 위한 든든한 도구로서 물리학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학생·학부모뿐 아니라, 일상의 원리와 과학적 태도를 궁금해하는 모든 이에게 실용적 영감과 실질적 도움을 주는 참된 교양서입니다.

2026 한국경제 대전망, 오철 외

2026 한국경제 대전망 - 2026 ECONOMIC ISSUES & TRENDS
오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2026 한국경제 대전망》은 국내 최고 경제 전문가 35인이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거대한 경제 격변기 속에서 한국 사회가 마주할 기회와 위기, 그리고 앞으로의 생존 전략을 총체적으로 진단한 책입니다. 저자들은 2026년을 ‘파용운란(波涌雲亂)’과 ‘천붕유혈(天崩有穴)’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했습니다. 이는 “물결이 거세고 구름이 어지러운” 혼돈의 국면에서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희망, 곧 위기와 기회가 함께 존재하는 한국경제의 운명을 상징합니다. 미중 패권 갈등의 심화, 국제 질서의 다극화, 그리고 내수 회복, 인공지능 혁명, 자산 시장 변화 등 굵직한 이슈가 얽히고설켜 2026년은 국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임을 경고하면서도, 그 안에서 생존의 나침반과 활로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책이 주목하는 첫 번째 화두는 AI 혁명이 세계 경제의 구조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단순한 산업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 구조와 노동시장, 국가 안보까지 판을 바꾸는 중심 축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합니다. 한국경제 역시 이 거대한 흐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AI 기반 혁신 기술과 전략 산업에 주목하고, 중소기업 도약과 균형 발전 정책을 실질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중소기업의 수출 중심 전환, 스마트 팩토리 도입, 전략 산업 슈퍼클러스터 등 구체적인 변화의 방향성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축은 국제 경제 질서의 재편입니다. 미중 갈등뿐 아니라 미국·유럽·브릭스 등 3극 혹은 다극 질서로의 이행이 글로벌 공급망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고 전망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고율 관세와 달러 패권의 스테이블코인 확장, 그리고 유럽과 브릭스의 주도권 다툼 등은 한국의 무역 구조, 통화 정책, 금융 정책에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환 정책의 자율성 확보, 공급망 다변화, 장기적 시장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실천적 지침도 강조됩니다.

한편, 내수와 서비스업의 회복 또한 주요 변수로 분석됩니다. 특히 한중 관광 확대, 무비자 정책, 서비스산업의 혁신이 한국 경제에 숨통을 트일 중요한 계기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 해소, 지방의 성장 거점화, R&D 이전 정책 등 균형 발전의 필요성도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2026년에는 침체된 내수를 돌파할 정책과 지방 성장의 실질화가 경제 회복의 핵심 열쇠로 꼽힙니다.

자산시장 전망에서는 글로벌 금리, 환율, 부동산, 주식, 대체자산 등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는 점을 분석합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대일수록 현금 자산 비중을 높이고, 단기적 변동성 대비 장기적 성장 동력을 찾는 냉정한 자산 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경제추격지수’를 근거로, 한국과 세계의 장기적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독자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현명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책을 덮으며 인상 깊었던 점은, 단순한 전망이나 비관에 머물지 않고, 정책·기업·개인의 생존전략까지 실질적으로 안내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자들이 강조한 ‘예측 가능성 회복, 정책의 조화, 작은 변화의 기회 포착’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갈 한국 사회 모두에게 실질적 방향타가 됨을 느꼈습니다. 

​총평하자면, 《2026 한국경제 대전망》은 위기에 흔들리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성장과 도약의 가능성을 찾는 용기와 전략, 그리고 사회 전반의 냉철한 진단을 담은 생존 가이드라 할 수 있습니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키렌 슈나크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키렌 슈나크)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수용하고 이해하는 기회로 삼을 것을 제안하는 심리학적 안내서입니다. 저자는 20년 이상 임상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수많은 사례와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불안을 완벽히 해소하기 어려운 현대인의 일상에 실질적인 통찰과 구체적 해법을 전달합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시험, 대인관계, 건강 문제, 소셜미디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 다양한 사건과 생각을 거치며 불안을 경험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불안이 단순한 결함이나 약함의 징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내게 보내는 일종의 경보 신호, 즉 “삶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언어”임을 일깨워줍니다.

책은 불안을 회피하거나 억누르는 전략이 궁극적으로 불안 문제를 강화할 뿐이라는 점을 사례와 이론을 통해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저자는 불안의 유일한 돌파구로 ‘심리적 유연성(psychological flexibility)’을 제시합니다. 이는 불안을 없애려는 싸움에서 벗어나, 그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인정하며, 불안을 포함한 현실 속에서 가치 있는 선택을 해나가는 힘입니다. 불안이란 감정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인정하는 순간 내면의 주도권이 바뀌고 자신을 지킬 힘이 생긴다는 논리는 실용적이고 위로가 됩니다. 불안에 이름을 붙이고, 그 원인과 반응을 일지에 기록하며, 신체 감각과 생각에 휘둘리는 대신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로 시선을 옮기는 과정은 실제 임상에서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불안이라는 감정의 사회적·구조적 맥락을 놓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오늘날 불안이 만연한 이유를 비교와 평가, 과잉 연결된 온라인 사회, 끊임없는 성취와 무한경쟁이 강조되는 사회제도에서 찾습니다. 불안을 “병”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생존 전략, 미래의 리스크와 기회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한 신호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므로 불안을 부정하고 제거하려 애쓰는 대신, 이것이 삶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 내 인생의 다음 장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질문하라고 권합니다.

책 후반부에는 불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됩니다. 이완 훈련, 꾸준한 신체 활동, 감사 일기 작성, 사고의 이름 붙이기, 현실과 상상의 구분 훈련 등은 일상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테크닉입니다. 무엇보다 “불안을 극복하려고 기한을 두고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라”는 조언이 가장 큰 울림을 줍니다. 완벽한 불안 제거가 아니라, 불안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행동을 조금씩 실천하는 연습, 이는 자기효능감과 회복탄력성을 동시에 높여주는 핵심 전략이 됩니다.

총평하자면,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안이 존재하는 이유, 강도, 대처방식에 따라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며, 독자 스스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중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불안이 없는 삶은 없지만, 불안에 휘둘리지 않는 삶, 불안을 길잡이 삼아 성장하는 삶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따스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는 설명, 일상의 실천을 통한 작지만 확실한 변화의 방법이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이 책은 공허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현대사회를 사는 모두에게 내면에 용기와 위로, 그리고 구체적 실천 의지를 심어주는 든든한 심리 매뉴얼이었습니다.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 조슈아와이스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 - 복잡한 심리전에서 무조건 이기는 설득의 프레임
조슈아 와이스 지음, 김용준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10월

《하버드 로스쿨 협상수업》은 협상이라는 단어가 더이상 특별한 자리에만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라, 일상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삶의 전략임을 일깨워주는 현실적 지침서입니다. 책을 펼치면 우리는 비즈니스 M&A, 국제 분쟁, 조직 내부의 갈등, 일상적인 소모적 대화 한 순간까지 모두 협상이라는 프레임에서 재구성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맞이하게 됩니다. 저자는 하버드 로스쿨의 협상 교육과정과 세계 정상급 협상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관념과 오해를 깨뜨리고 실질적 성공 전략만을 선별해 제시합니다. 협상은 타협과 양보의 기술이 아니라, 내 목표를 최대치로 실현하면서 상대 역시 이익을 얻는, 상호 성장의 예술임을 힘주어 강조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협상 기술을 두괄식으로 나열하기보다 ‘생각의 틀 바꾸기’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협상의 출발은 ‘협상가로서의 자기 인식’이며, “내가 어떤 유형의 협상가인지, 어떤 상황에 약한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타협이 무조건 해답이 될 수 없고, 감정은 반드시 배제해야 한다는 기존의 편견도 깨뜨립니다. 실전에서는 감정이 전략적 자산이 되기도 하며, 오히려 불필요한 타협이 자신의 목표를 갉아먹는 경우가 있음을 실제 사례로 설득합니다. 협상의 본질은 ‘문제와 주체의 분리’ 즉, 사안 자체를 곧바로 나와 연결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때 비로소 전략이 보인다는 교훈을 반복합니다.

실전 협상 전술로서 저자가 강조한 부분은, 협상 테이블에서 결코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먼저 내지 말라는 원칙입니다. 상대가 먼저 카드를 보일 때까지 기다리고, 상황을 장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침착함이 협상가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유명한 비틀즈의 영화 수익 협상 사례처럼, 성급한 제시는 때로 수백만 달러의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협상은 ‘말의 기술’만이 아닌 태도와 내면의 강인함, 절제를 기반으로 하며, 작은 습관과 매너, 옷차림과 행동까지 모두 신뢰의 신호가 됨을 일깨웁니다. 사소한 행동 하나가 수주 계약, 국제 교섭의 최종 결과를 바꾸는 현실 이야기는 협상가의 진짜 능력이 결코 말재주만이 아니란 사실을 입증합니다.

또한 책은 ‘싸움이 아닌 협력의 기술’로 협상을 바라보도록 유도합니다. 협상은 경쟁이나 적대에서 출발하는 영역이 아니라, 신뢰와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상대와의 공동 가치, 미래의 협력 가능성을 최대화하는 전술적 예술임을 강조합니다. 경청, 양보와 보상, 거절의 타이밍, 상대의 프레임 전환, 옵션 제공 등의 방법을 모두 ‘공동의 성장, 진짜 윈윈’을 위해 체계적으로 안내합니다. 동시에, 위기와 갈등 상황에서는 이성뿐 아니라 감정과 유연성, 적절한 시간 조율, 의도적인 침묵의 힘까지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나아가, 이 책은 협상이라는 현장의 지식이 단순히 업무나 이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성장과 신뢰 구축, 나아가 공동체의 미래까지 설계하는 중요한 인생 수업임을 보여줍니다. 

총평하자면, 이 책은 협상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용기와 실전 성공 경험이, 늘 협상에 내몰리는 이들에게는 균형점과 혁신적 프레임이,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습관’이 협상 성공의 비밀임을 일깨워줍니다. 이 책은 직업적 협상가 뿐 아니라 가족, 친구, 동료와 건강한 소통과 합리적 선택을 원하는 모두에게 일상과 전략, 내면과 미래를 연결하는 협상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