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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평점 :
평소에 시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시집을 일부러 찾아 읽기보다는, 누군가 인용한 문장을 우연히 마주치거나 마음에 남는 구절을 메모해 두는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시인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나태주 시인을 떠올리게 된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이제 국민 시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시다.
시인의 이름을 몰라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는 구절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짧고 단순한 문장인데도 오래 마음에 남는 곱씹어 보는 문장들이다.
'풀꽃'만큼이나 내가 좋아하는 시는 '꽃 그늘'이다.
이 두 시를 포함해 여러 작품이 실린 시선집이 바로 <사람과 사랑과 꽃과>다.
이번에 이 시선집을 천천히 읽으며, 시가 이렇게 사람을 촉촉하게 할 수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이 시선집은 제목 그대로 사람, 사랑, 꽃, 시 네 가지 테마로 나태주 시인의 시들을 묶었다.
각각의 테마가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읽다 보면 결국 모두 ‘사람’으로 연결되는 듯 하다
사랑을 다룬 시들은 워낙 잘 알려진 작품들이 많다.
아이를 낳고, 시간을 지나 나이가 들면서 이 시들이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읽혀졌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남녀 간의 사랑으로만 받아들였던 문장들이, 이제는 자식에 대한 마음으로, 오래 함께한 친구로, 부모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으로 다가왔다.
특히 '꽃 그늘'을 다시 읽으며 아이가 생각나 순간 울컥했다.
의도적으로 감정을 끌어올리는 시가 아닌데도,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마음 한쪽이 건드려질 만한 시였다.
이전에는 미처 닿지 않던 감정이, 지금의 나에게는 닿았다.
이게 아마 시의 매력이 아닐까.
'친구'라는 시를 읽을 때는 오래된 친구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자주 보지는 않지만, 이름만 떠올려도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얼굴들이다.
'생각 속에서'라는 시에서는 어느 순간 멀어졌지만, 여전히 마음 한켠에 남아 있는 지인들이 겹쳐졌다.
그리고 '별'이라는 시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엄마가 떠올랐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의식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스쳐 지나갔다.
나태주 시인의 시에는 사람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따뜻함이 있다.
그 따뜻한 시선이 이 시집 전체를 감싸고 있다.
좋은 시들을 한 권의 시집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시린 겨울, 괜히 마음이 헛헛해질 때 조용히 곁에 두고 한 편씩 꺼내 읽기 좋은 시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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