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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부자 오줌 부자 ㅣ 천천히 읽는 책 53
윤태규 지음, 전선진 그림 / 현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지은이 윤태규 선생님은 42년동안 학생들을 가리치신 선생님이십니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순수한 선생님이시다.
정말 멋진 교장선생님으로 학교를 떠나셨구나..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좋은 분은 좀더 오래 학교에 붙잡아 두어야 하는데, 아쉬움도 듭니다^^
이 책은
이야기를 세개의 묶음으로 구성했습니다.
첫번째 묶음은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로 가난했지만 함께 어울려 사는 정이 있는 이야기가 다섯편 실려있습니다.
읽다보면 슬프면서도 포근함을 느껴집니다.
두번째 묶음에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있었던 에피소드인데, 읽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웃음이 절로 나오지요. 그리고 나도 이런 어른으로 아이들 앞에 서고 싶다는 바람이 생깁니다.
세번째 묶음에는 자연과 함께 살자는 저자의 의도에 모아진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우리는 혼자 살수 없습니다. 가족과 이웃과 사회와 그리고 자연과 함께 더블어 살아야한합니다. 아이들의 한마디에서 가슴이 찔끔하고 책속의 그림에서 아련하게 쓰려오는 감정에 물 듭니다.
울면서 들은 이야기는 매우 가난한 집의 둘째인 자야의 이야기입니다.형편이 어려운 자야네는 멀건 죽을 가족들이 나누어 먹는데, 어느날 할머니께서 배가 많이 고프시다고 두그릇을 주라고 하십니다. 할머니 두그릇, 아버지 한그릇, 애들 다섯에게 죽을 퍼주고 나면 엄마는 드실것이 없어서 무쇠 솥에 눌린 것이라도 먹을라고 하면 아이들이 죽누렁지 주라고 달려듭니다. 어머니는 그것도 먹지 못했지요. 다 저녁을 먹고 할머니께서 어머니에게 방으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어머니께 남긴 죽 한그릇을 주십니다. 그때 엄마는 막내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일부러 배가 많이 고프다고 하시고 죽 두그릇을 먼저 받으셨던 것입니다. 지금 아이들은 상상할수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알아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읽히게 해야합니다.
똥부자 오줌부자 이야기도 아이들에게는 황당한 이야기로만 들릴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편안한 삶을 살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감사해야 합니다.
'다시 까막눈이 된 할머니'에서는 어릴적에 가정형편상 그리고 여자는 배울필요가 없다는 사회인식으로 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께서 어렵게 한글을 배우고 익혀서 간판도 읽고 손주가 보낸 편지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할머니들께서는 거리에 다니시다가 보이는 영어 간판을 전혀 읽을수가 없습니다. 영어 간판 앞에서도 다시 까막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할머니들이 다시 남의 나라 글자인 영어를 배워야 할까요?
둘째 묶음 학교에 함께 다녀요에서는
학생들이 배울려고 학교에 왔는데
학생들에게 오히려 배우는 선생님. 그리고 그것을 읽는 어른독자 저입니다.
나무젓가락을 쉽게 쓰고 그 젓가락을 소각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산에 불을 지르고 있다고 말하는 어린이.
방학동안 자신이 정한 것을 지키고 성공해서 개학한 날에 신나게 말하는 어린이.
천천히 학교 가는 길에 힘겹게 띄운 민들레 싹을 보고, 길가에 풀도 보는 등교길을 위해서 여유로운 아침을 만끽하는 학생.
학생들에게 '절대로' 말을 쉽게 했다가 그것을 지키느라 진땀 뺀 선생님.
편지로 싸우기를 제안한 학생.
멋진 판결로 친구가 잘못을 깊게 뉘우치게 만든 학생들.
셋째 묶음에서는 자연과 함께 살길 바라는 저자의 바램의 글이 실렸습니다.
저도 궁금했습니다.
이만때보면 땅과 가까운 진달래가 꽃을 피웠습니다.
진달래는 큰 나무 아래 있습니다. 다른 나무보다 햇빛을 덜 받는데, 왜 일찍 꽃이 필까요?
저자는 그 모든것이 자연의 조화이고 나무들의 양보와 배려 덕분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큰 나무가 먼저 잎을 틔우고 자라면 큰 나무 아래있는 나무는 햇빛에 가려서 작고 힘이 없게 지내다가 죽고 말것이라고 합니다. 힘이 세고 덩치가 큰 나무가 약한 작은 나무를 배려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어떤가요? 사람은 더더욱 양보과 배려로 아름답게 살아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에게서 배워야합니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돋보기를 선물한적이 있다고합니다. 아이들이 자연과 너무 떨어져 살아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생활속에서 놀이속에서 자연속에서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돋보기를 아이들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숙제로 돋보기를 들고 나갔지만 보았습니다. 개미를. 개미가 자기 몸보다 몇배 큰 과자를 끌고 가는것을. 다른 개미들과.
그리고 요즘 주변에 할미꽃을 보기 힘든것은 아이들이 자연속에서 놀지 않아서랍니다. 그러게요. 저 어렸을때도 산에 가면 널린것이 할미꽃이었는데, 언젠가부터 할미꽃을 볼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할미꽃을 꺾어서 족두리를 만들고 공을 만들어서 갖고 놀았습니다. 씨앗이 어물기전에 아이들이 갖고 놀았는데, 그때는 할미꽃이 지천에 널렀죠. 그것은 할미꽃씨앗은 덜 익었을때 흙에 떨어져야 싹을 잘 틔운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할미꽃을 갖고 놀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할미꽃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나 할미꽃을 보면 꽃을 나서 족두리를 만들어 놀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