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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산촌 유학기 ㅣ 햇살어린이 82
이봄메 지음, 최명미 그림 / 현북스 / 2022년 3월
평점 :
#현북스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했습니다.
주인공 태엽이는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4학년이다. 엄마는 간호사인데 코로나19시대에 정의감에 불타서 주말도 없이 병원에서 일하신다. 힘든 엄마는 식구들 밥은 챙겨주시지 못하신다. 아빠와 태엽이는 시켜먹거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충 해결한다. 아빠는 주식을 한다고 집에 계신데, 예전에 주식하느라 집까지 날린적이 있다. 두분은 자주 싸우신다. 부모님이 이혼하실까봐 주엽이는 불안하다. 엄마는 주엽이 산촌으로 유학을 결정하셨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마지못해 엄마 말에 따랐지만 막상 시골에 내려오니 눈물이 나서 태엽이는 울었다. 태엽이가 머무는 곳은 2층 벽돌집으로 집옆으로 작은 계곡이 흐르고 뒤에는 울창한 산이 있다. 같이 지내는 아이는 4학년 구수한, 5학년 나종균,손은서와 3학년 김반디 이렇게 5명이 '철부지네 농가'에서 지내게 되었다.
집에서 30분걸어서 온 학교는 천연 잔디가 깔려있는 넓은 운동장이 있다. 태엽은 넓은 운동장이 낯설다. 시골은 밤이 일찍 온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고 우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사람들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뒤척거리다가 잠이 들었더니 다음날 집 생각이 간절하다. 어제 우는 소리를 낸 사람은 은서누나. 오늘밤은 잘 잘수 있을것 같았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이모는 고라니 울음소리라고 한다.
등교 첫날에 태엽은 놀랐다. 1층 교실마다 바깥문이 있어서 신발만 신으면 교실에서 운동장으로 바로 나갈수 있다. 교실 뒤편 계단을 오르면 삼각지붕 아래 다락방이 있어서 데굴거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4학년이 태엽이까지 해서 4명이 전부다. 태엽이는 선생님께 과외 받는 기분이다. 그리고 1,2교시가 끝나면 쉬는 시간이 30분. 친구들과 숲에 들어가서 신나게 논다. 교장선생님께서 태엽이를 부르신다. 태엽이는 깜짝놀랐다. 교장선생님은 전교회장이 아니면 학생 이름을 알지 못하는데, 전학온지 며칠되지 않은 태엽이를 부르시다니.
태엽은 친구들과 산나물을 캐고,풀을 뽑고, 설거지, 방청소, 달걀 꺼내오기 등을 해야 밥을 먹을 수 있다. 태엽은 툴툴거리면서 적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간절한 라면 생각으로 밤10시에 편의점을 찾아서 집을 나왔는데, 가로등이 없는 시골길은 너무 무섭다. 어렵게 도착한 편의점은 불이 꺼져 있다. 시골 편의점은 24시간 운영을 안하는데. 투덜거리면서 오다가 만취한 사람이 논으로 떨어졌다. 아이들은 얼른 어르신을 일으키고 이모부를 불러온다. 나중에 어른신이 고맙다면서 라면 한박스를 챙겨주셨다.
읽으면서 전라도 사투리가 참 정겨웠다.
"오메, 시상에 오진 거잉!"
"채소가 철들믄 우째 된당가?"
"오메! 덤까징 주구 장사도 겁나게 잘한다잉~"
"앗따! 무달라고 그라냐?"말에 갑자기 무를 달라고 하는줄 알고 태엽은 웃는 장면에서 나도 웃었다. 그런데 그 거시기는 안나온것 같다. 거시기, 그삼네 사투리도 나와야 한디..^^
태엽이가 산촌에서 만난 학교와 마을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공간이었다. 그 공간에서 아이들이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작가는 이 동화를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산촌에서 보내는 이야기만 나오면 비현실적이었을텐데, 코로나19로 매일 출근하는 엄마와 주식에 빠진 아빠가 나오니 발란스가 맞는것 같다. 주식 그래프를 쳐다보고 있지만 진짜 마음은 우리는 푸른 숲과 들을 보고 싶어하는것은 아닐까. 태엽 아빠는 시골에 내려가서도 모니터만 보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태엽이 sos를 보낸 계곡에도 가고, 친구가 보여준 거미에 놀랐던 나무에도 오를것이다. 그렇게 아빠도 회복하고 태엽이 가족은 건강해질것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행복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