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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ㅣ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보며
“행복의 90퍼센트는 건강에 의해 좌우된다”
저자는 행복을 외부 조건, 즉 돈이나 지위, 타인의 인정에서 찾으려 하지만, 진짜 행복은 내 안의 상태, 인격과 건강, 명랑한 마음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명랑한 마음이야말로 행복의 진정한 주화’라고 표현했죠. 그 말을 읽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평소 제가 얼마나 무겁고 진지하게만 살아왔는지 깨달았거든요.
그는 “매우 불행해지지 않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우 행복해지기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역설적으로 들렸지만, 현실적인 문장이었어요. 완벽한 행복을 좇을수록 실망이 커지고, 더 큰 불안을 낳는다는 사실을 저 역시 경험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저자는 이를 ‘의지의 속박’이라 부릅니다. 끊임없이 뭔가를 성취하려고 몸부림치는 동안, 마음은 쉴 틈이 없다는 뜻이에요.
“욕망의 한가운데서 어떻게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 답을 내면의 훈련, 스스로의 인격을 단련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과 명랑한 태도를 유지하는 데서 찾죠.
과도한 목표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릴 때마다, 제 의지가 제 마음을 얼마나 옥죄어 왔는지 새삼 느껴졌어요. “내 안의 욕망을 인식하는 순간, 그것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현재를 긍정하는 지혜’
저자는 오직 현재만이 실재한다고 강조합니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정작 살아 있는 지금을 놓치기 일쑤예요.
그는 “현재를 즐기고 그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는 것이 가장 위대한 지혜”라고 말합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문득,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조차 늘 무언가를 하며 소비해 버렸다는 걸 깨달았어요. ‘휴식’마저 효율의 언어로 계산했던 거죠.
저자는 행복을 쾌락의 획득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로 정의해요. 인생의 행복을 재는 진정한 척도는 ‘고통이 없는 상태’라는 겁니다.
더 많은 성취를 향해 달려가지만, 그 과정에서 피로와 불안이 쌓이죠. 그는 ‘쾌락을 좇기보다 재앙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합니다. 다소 소극적으로 들렸지만, 이는 삶을 고요하게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라 느껴졌어요.
스트레스의 원인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고통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돈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오늘 하루의 한 조각이라도 감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저자는 “삶을 견디는 힘”이 아니라 “삶을 느끼는 힘”을 되찾으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곧 고통 없는 평화, 즉 진짜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그는 일깨워줍니다.
그는 철학자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통찰한 심리학자’처럼 느껴집니다. ‘의지’에 대한 그의 분석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에요.
그는 인간의 모든 고통이 ‘의지’, 끊임없이 무언가를 욕망하는 본능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이 의지는 우리가 멈추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새로운 목표, 더 큰 성취,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계속 달리게 만듭니다. 그것이 스트레스와 불안을 낳는 근원임을 그는 정확히 짚어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왜 쉬면서도 불안할까’를 떠올렸어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에조차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들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 순간이 의지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의지를 부정한다는 건 욕망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것이 일으키는 충동을 알아차리고 한발 물러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마치 파도가 밀려올 때, 그것을 막으려 애쓰기보다 조용히 떠오르는 마음을 바라보는 것처럼요.
그가 제시하는 해방의 길은 의외로 따뜻합니다. 예술과 자연, 사유를 통해 의지의 속박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이 그가 말하는 구원의 순간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거나, 음악에 몰입하거나, 혼자 깊이 생각하는 그 찰나에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 말을 읽고 일부러 산책 시간을 늘렸어요. 그저 나무와 하늘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했죠. 그러자 마음이 조금씩 고요해지더라고요. 그 고요함이야말로, 저자가 말한 ‘순수한 인식의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인상 깊었던 건, ‘내적 자산’의 가치였습니다. 그는 행복을 결정짓는 세 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이루고 있는가’, 즉 인격이라고 단언합니다.
재산이나 명예처럼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지만, 내면에서 길러진 인격은 어떤 상황에서도 빛을 발한다고 했죠.
책을 덮고 나서 제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지금 내 마음은 얼마나 단단한가, 내 행복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들이 오래 남았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에 만족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은 자기 성향과 한계를 아는 것”이라 말합니다.
이 구절이 참 현실적이었어요. 늘 비교와 경쟁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모습으로 살아가려 애쓰죠.
저자는 그런 삶이 자신을 소모시키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합니다.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개성을 유리하게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라고요. 그 말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건네는 듯했어요.
일상 속 스트레스를 다르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피해야 할 적으로만 여겼던 스트레스가 ‘내 의지가 지나치게 앞서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마무리
저자는 삶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고 말하죠. 그 위에서만 진짜 평화가 시작된다고요. 고통을 지워버리려는 게 아니라, 고통을 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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