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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명상록 - 평정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민유하 엮음 / 리프레시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보며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것은 ‘사건이 아니라 판단이 우리를 괴롭게 한다’는 문장이었어요.
하루 동안 겪는 일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어떤 날은 유난히 지치고 어떤 날은 담담하게 지나갈 수 있는 이유가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책은 이런 판단의 힘을 아주 명확하게 보여줘요. 같은 상황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감정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그 감정이 하루의 분위기를 만들죠.
이 문장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불안은 실제일까, 아니면 상상의 그림자일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더라고요.
책 속 문장은 감정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스위치처럼 작용했습니다. 하루 동안 마음을 무겁게 만든 일이 있다면, 그 감정의 진짜 원인을 잠시 들여다봐야겠어요.
혹시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해석이 더 큰 무게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조용히 질문해 봅니다.

한 가지 깊게 와닿은 내용은 불안과 두려움의 실체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었어요.
아우렐리우스는 불안이 현실이 아니라 상상된 미래에서 자란다고 말해요. 이 구절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두려워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잠을 설치거나, 누군가의 말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해 마음속에서 필요 이상의 걱정을 키우던 날들이 떠올랐어요.
책은 걱정을 없애려고 애쓰지 말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마치 손전등을 켜서 어둠 속의 그림자를 비추듯이요.
그 생각을 떠올리자 일상에서 실천할 작은 지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이유 없이 초조해질 때,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너무 앞질러 상상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그 순간 마음의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걱정이 만들어내던 모호한 그림자가 형태를 잃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불안에 휩싸이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을 없애려는 힘겨운 싸움 대신 잠시 멈춰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은 필요하네요. 그 작은 실천이 하루를 훨씬 더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저자가 말하는 내면의 평정에 관한 통찰은 제게 오래 남는 울림을 주었어요.
‘평정은 불안의 부재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힘에서 온다’는 문장은 스스로에게 깊은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흔히 흔들림이 없는 상태를 이상적인 마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삶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잖아요. 그런 세상에서 전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기대하는 것은 자신을 더 괴롭게 만드는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평정이란 흔들림이 사라지는 상태가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태도라고 말해요.
이 말을 곱씹다 보니, 그동안 걱정과 혼란을 없애야만 성장한 것이라고 믿어왔던 시각에서 조금 자유로워졌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은 잘못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인정하게 된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책을 다시 읽으니 문장들이 전혀 다르게 읽혔습니다.
아우렐리우스가 수많은 전쟁과 혼란 속에서 기록한 문장들이 지금도 그대로 힘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이상적인 마음을 요구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중심을 세우는 법을 차분하게 알려줍니다. 흔들릴 때마다 책 속 문장을 떠올리면, 다시 한 번 바닥에 발을 디딘 기분이 들었어요.
이 책이 제 삶에서 실제로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변화는 ‘반응하기 전에 잠시 멈추는 습관’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예전의 저는 작은 말에도 마음이 요동치고,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금세 걱정이 커져 하루가 흐트러지곤 했어요.
읽고 난 뒤에는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이건 사건 때문이 아니라, 내가 지금 내리는 판단 때문일 수 있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한 문장이 마음에 브레이크처럼 작동했어요. 덕분에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숨을 한 번 고르고, 상황을 조금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죠.
아침마다 흔들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습관이 줄어들었는데, 책에서 말하듯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방법을 조금씩 연습했기 때문이에요.
하루의 속도가 너무 빠르게 달려갈 때, 잠시 걸음을 늦추고 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는 작은 기둥이 생긴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얻은 실천들은 거창하지 않지만, 일상의 균형을 회복하게 해주는 힘이 있었어요.
책 속 한 구절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해요.

마무리
불확실함이 일상이 된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마음이 흔들리고, 걱정이 하루를 잠식하는 경험을 자주 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삶의 태도를 제안해줘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져요. 통제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바꾸려 애쓰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태도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흔들려도 괜찮다’는 마음의 공간이 생겨요. 흔들림을 없애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세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죠.
결국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변화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는 작은 실천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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