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를 좋아해? 사계절 1318 문고 146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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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혹은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려고 "나도 그거 좋아해."라고 말한 경험쯤이야 모두 다 갖고 있지 않을까? 좋아하는 남자애가 고기를 안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도시락을 싸서 다니게 됐고, 덕분에 좋아하는 남자애와 도시락을 같이 먹게 되었기 때문이다.

별 의미없이 좋아하는 남자애가 "알레르기가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한 것에 의미부여를 하면서 부럽다, 좋겠다고 아니고 무려 다행이라니, 내가 알레르기가 없는게 자기한테도 다행인 것처럼 들린다고 설레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뒷모습을 보여 주며 걸어가며 간질간질한 마음을 느끼는 귀여운 여학생이 채식에 대해, 다른 생명들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일상적이면서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매년 반복되는 대로, 정해진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 하면 되기 때문에 편했던 학교에서 고기를 안 먹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교실 가장자라로 벗어나 버린 느낌을 느끼고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 전에는 모두 정해진 대로 똑같은 행동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교실의 아이들이 모두 다 다른 고민과 관심사를 가진 개인일 텐데 왜 당연하다는 듯이 교실에 앉아서 정해진 대로, 똑같은 수업을 받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채식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들에게 관심을 갖게된 '나'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솔직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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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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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희와 은호는 자신들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 사건의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6살 때 바다에서 구조된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사건의 장소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바다로 돌아가 그들은 자신들을 구해준 사람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한 명인 나은이 스토킹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은은 친구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싶어 도희와 은호를 스토킹해 왔다. 친구가 목숨을 바쳐 구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들의 삶이 가치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도희와 은호는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나은의 행동은 과거에 묶여 있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은은 꿈에서 친구를 구하려 했지만, 결국 도희와 은호의 미래를 뺏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친구의 손을 놓아준다. 나은이 과거에서 해방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나은의 이야기는 단순한 스토킹이 아니라, 과거의 아픔과 희생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도희와 은호는 이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지고, 앞으로의 삶을 더 강인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나은에게는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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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의 너에게 - 제10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45
김문경 외 지음 / 사계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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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우주로 넓어지고 등장인물이 사람이 아닌 것으로 확장되는 SF소설에서 우리는 결국 가장 인간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찾아내게 된다. 「시간 속의 너에게」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이 이어져있으면 언제나 같이 있다는 이야기를 「스테고사우르스병」에서는 모습이 달라지더라도 여전히 친구일 수 있는 우정과 친구를 위해서 용기를 내는 마음, 「호르헤 행성의 음모」에서는 지식과 취미활동에 대한 열망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아닌 생명체나, 낯선 배경에서도 가장 익숙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SF소설의 아이러니한 재미라고 생각한다. 가장 낯선 이야기를 통해 가장 익숙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SF를 이유가 아닐까.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스테고사우르스병」이다. 등에 뿔이 네 개나 자라서 그걸 스테고사우르스병이라고 부르는 '나'도 무척 긍정적이고 그걸 정성스레 사포질해주는 엄마의 정성도 정성이다. 스테고사우르스병은 어떤 병이 아니라 사실은 외계인의 후손이라는 뜻이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들의 반응이 너무 인상적이다.

"하지만 어쩌겠어? 이상한 친구가 생긴 거지. 그냥."

여전히 친구임을 이야기하는 그냥 그런 태도에 우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옆에 있던 친구가 외계인이어도 되는 우정이나 믿음. 그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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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러 가다
이가라시 다이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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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상깊은 책이었다. 생각할 거리가 팝콘처럼 팝팝 튀어나왔다. 그런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정말 어려웠다. 


세상에 태어나서 관계를 맺는 첫 타인은 부모이라고 한다. 부모에게 애정을 받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다른 타인과의 소통에도 활용한다.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아가의 세상은 점점 넓어진다. 부모가 하는 행동을 따라하거나, 부모의 말을 따라하는 것은 어린아가의 성장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이 글의 주인공은 부모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성장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같은 표현방법을 사용하는 부모자식도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 표현방법이 다른 어려움을 감히 상상하기 쉽지 않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의 부모님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대신 길러주겠다고 한 이모의 말이다. 이모는 이미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동생 부부를 위한 희생을 하겠다는 배려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장애가 있는 부부를 고립시키는 선의일 수도 있다는 말에 양쪽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되고, 그래서 더 복잡한 심정이었다. 부모님이 서로의 짝으로 청인이었으면 하는 이유도 공감이 갔다. 부부가 같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한 할아버지가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얼마나 막막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그 부부가 얼마나 살기 어려울지 걱정되는 마음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싶다는 바람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포기하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하는 것이 그 부부를 도와주는 방법이었을까?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나의 동생이어도, 자식이어도, 이미 한참 성인이 지난 부모님이어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라는 말은 많이 듣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이 원하는 도움이었을까 생각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원하는 도움을 주면서 살고 있었을까?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란 무엇일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집에서 수어를 쓰지 않았고, 부모님은 특수교육을 조금 늦게 받은 세대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나라의 이야기지만, '아, 맞다. 특수교육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지. 그 과도기가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된다. 부모님은 특수학교를 즐겁게 기억하고 있지만, 선생님은 더 좋은 교육을 해주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는 점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우리의 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교육부'의 명칭이 '교육인적자원부'일 때가 있었다. 교육을 통해 인적자원을 길러낸다는 취지가 드러난 이름보다 현재의 '교육부'의 이름이 훨씬 낫지만, 여전히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특수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우리는 성장하면서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고,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할까? 나와 너의 다름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하고, 또 같이 살아야할까? 이 책은 참 담담하게도 여러 질문을 한다. 그 질문들은 하나같이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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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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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왜 아무도 사과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입장. 그놈의 입장. 그게 자꾸 나를 쑤셔 댄다."

는 장귀녀 사장의 말처럼 '그놈의 입장'이 사과를 못하게 하는 것일까. 일은 벌어졌는데,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아 억울한 사람, 상처받은 사람만 한 가득이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지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서 사과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미안한 짓인 줄 알아야 다음부터 안 그럴 거 아닌가. 이 책에는 미안한 일인 줄도 모르거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두현이 학교가 동물의 왕국이라면 자신은 복어일 것 같다고, 겉으로는 온순해보이지만 그 속에 독과 이빨을 숨기고 있는 복어가 마음에 든다고 말한 것이다. 속으로는 이빨과 독을 숨기고 있는 무서운 동물이지만, 두현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언제나 뜨끈한 복국을 내어 주고, 두현은 맛있게 먹는다. 미안한 일을 한 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일상을 살 수 있도록 복국을 내어주고, 복국을 함께 먹는다.

겉으로는 온순해보이지만 속에 독과 이빨을 숨기고 있는 복어지만, 맛있는 복국이 되는 것처럼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에는 상처를 숨기고 있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복어같은 이 아이들의 일상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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