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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를 좋아해? ㅣ 사계절 1318 문고 146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4년 6월
평점 :
멋있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혹은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려고 "나도 그거 좋아해."라고 말한 경험쯤이야 모두 다 갖고 있지 않을까? 좋아하는 남자애가 고기를 안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도시락을 싸서 다니게 됐고, 덕분에 좋아하는 남자애와 도시락을 같이 먹게 되었기 때문이다.
별 의미없이 좋아하는 남자애가 "알레르기가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한 것에 의미부여를 하면서 부럽다, 좋겠다고 아니고 무려 다행이라니, 내가 알레르기가 없는게 자기한테도 다행인 것처럼 들린다고 설레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뒷모습을 보여 주며 걸어가며 간질간질한 마음을 느끼는 귀여운 여학생이 채식에 대해, 다른 생명들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일상적이면서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매년 반복되는 대로, 정해진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 하면 되기 때문에 편했던 학교에서 고기를 안 먹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교실 가장자라로 벗어나 버린 느낌을 느끼고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 전에는 모두 정해진 대로 똑같은 행동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교실의 아이들이 모두 다 다른 고민과 관심사를 가진 개인일 텐데 왜 당연하다는 듯이 교실에 앉아서 정해진 대로, 똑같은 수업을 받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채식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들에게 관심을 갖게된 '나'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솔직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