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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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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왜 아무도 사과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입장. 그놈의 입장. 그게 자꾸 나를 쑤셔 댄다."

는 장귀녀 사장의 말처럼 '그놈의 입장'이 사과를 못하게 하는 것일까. 일은 벌어졌는데,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아 억울한 사람, 상처받은 사람만 한 가득이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지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서 사과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미안한 짓인 줄 알아야 다음부터 안 그럴 거 아닌가. 이 책에는 미안한 일인 줄도 모르거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두현이 학교가 동물의 왕국이라면 자신은 복어일 것 같다고, 겉으로는 온순해보이지만 그 속에 독과 이빨을 숨기고 있는 복어가 마음에 든다고 말한 것이다. 속으로는 이빨과 독을 숨기고 있는 무서운 동물이지만, 두현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언제나 뜨끈한 복국을 내어 주고, 두현은 맛있게 먹는다. 미안한 일을 한 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일상을 살 수 있도록 복국을 내어주고, 복국을 함께 먹는다.

겉으로는 온순해보이지만 속에 독과 이빨을 숨기고 있는 복어지만, 맛있는 복국이 되는 것처럼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에는 상처를 숨기고 있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복어같은 이 아이들의 일상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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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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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실패가 두려워 장애를 핑계삼아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해왔다. 잃어버린 것만 생각했다. (203쪽)]

누구든 실패가 두려울 때면 핑계를 대는 것이 있다. 내가 외국어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런 것이며, 내가 운동신경이 없는 것은 아빠를 닮지 않고 엄마를 닮은 탓이라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들이 있다. 누구든 내 마음이 가장 중요해서, 내 마음이 실패하면 상처받을까봐 핑계대고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구든 못하던 일, 안하던 것을 시도하는 것은 시작이 되고, 열심히 노력해서 잘하게 되면 정말 좋은 일 아닌가! 이 책은 이 당연한 사실을 알려준다. 이 책은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하고 반복되는 일상도 살아가고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저자가 바라보는 세상과 사람들의 이야기는 잘 편집된 토크쇼처럼 술술 읽히고, 저자의 무수한 시작을 응원하게 된다. 책의 제목처럼 '축제가 될' 시작들을 응원한다. 당신의 축제는 너무 재미있었고, 또 오고 싶은 축제예요.

나는 그동안 실패가 두려워 장애를 핑계삼아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해왔다. 잃어버린 것만 생각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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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 사계절 1318 문고 143
캐럴 마타스 지음, 김다봄 옮김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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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했던 일상을 살던 미란다는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장 먼저 놀란 것은 아직 치료방법이 없다는 점 그리고 그 다음으로 놀란 건 그 병이 유전병이라는 것이다. 유전에 의한 발병이 아닐 수도 있다지만 너무 희박한 확률이다. 나는 이렇게 운이 없는 아이일까? 생각이 많아진 미란다는 부모님의 너무나도 어색한 대화를 들어버린다. 어색한 대화, 이상한 상황 속에서 미란다는 자신이 병에 걸렸을 때를 위해 복제한 '어린 나'같은 '다른 존재'를 만난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지만 나와 같은 유전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어른들은 그저 미란다의 만약을 위한 복사본, 백업이라고 매정하게 말한다. 미란다는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어린 나'같은 존재를 그렇게 볼 수는 없다. 미란다는 선택하게 된다. 그 존재를 어떻게 정의할지, 어떻게 해야 옳은지. 매 순간, 미란다는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선택을 계속 하게 된다. 어른들이 반대하기도 하고, 훼방을 놓기도 하는 선택의 순간에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미란다의 선택은 맞는 선택일까?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나'다운 것은 무엇이고, '부모'다운 것, '자녀'다운 것, '언니'다운 것,'동생'다운 것은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진정한 나'를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추상적인 말이라 너무 어려운데, 미란다의 선택을 통해 '나'와 '가족'의 경계, '내가 지켜야 할 것', '진짜 나와 다른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미란다는 응원했든, 이해가지 않는다고 생각했든, 미란다는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는 친구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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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의 세계가 열리면 사계절 1318 문고 144
이은용 지음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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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면 좋은데,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계속 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이 정도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은 있어도 거기에 평가와 비교가 들어가면 한 걸음 뒤로 물러서게 된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은 말처럼 쉽지 않다.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도 괜찮은 마음'이 필요한데, 그 마음이 어른인 나에게도 쉽지 않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하라도 좋아서 시작한 그림이 어느 순간 몇 등안에 들어야하고 평가우위에 있어야한다는 압박과 거기에 도달하지 못해 좌절로 그림을 포기하게 된다. 하라의 성격이나 상황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일이다. 성과가 나오지 않고, 다른 사람보다 잘하지 못한다고 느껴 어느 순간 멈추게 되는 일은 말이다.

다른 사람보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은 마음은 포기해야만 오는 것은 아니다. 리온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표현에 최선을 다했다. 리온과 같은 마음을 갖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리온이 멋있다고만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 학생이나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아 고민인 학생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하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도 열릴 세계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한 세계가 만들어지는 데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포함될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문장이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려면 몇 개의 선택이 달라지면 될까? 몇 번의 용기와 몇 번의 노력이면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 우리의 세계는 몇 개의 선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세계일까? 또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포함한 세계일까?

이 책의 제목인 '하라의 세계가 열리면'가 무슨 뜻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하라가 마주한 새로운 이세계가 하라에게 어떤 새로운 걸 알게 되는 그 곳이 '하라의 세계'인지, 아니면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와 새로운 마음으로 바라 본 이 곳이 '하라의 세계'인지 말이다. 그리고 '하라의 세계가 열리면' 어떻게 되는지 이어질 말을 채워본다면 이 책의 의미가 선명하게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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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돈 공부 - 수업은 끝났고요, 재테크 중입니다
천상희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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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얼마를 버냐, 얼마를 모았냐고 하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재테크를 하는지는 정말 궁금하다. 아무리 작고 귀여운 월급이라도, 쓸쓸비용, 멍청비용, 그리고 홧김에 써버린 돈마저 쓴 달에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얼마를 저금하는지, 나만 이렇게 온갖 비용을 써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교사들의 월급 사정을 잘 아는 저자들은 교사의 월급명세서를 보는 법부터 어떻게 지금 자산 현황을 파악하는지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교직원공제회에 많이 넣을 수록 좋다, 개인연금을 드는 것이 좋다 등 어쩜 내가 그렇게 교무실에서 들은 말들은 나만이 들은 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복리라서 많이 넣을수록 좋다, 계속 묶여있는 돈이라 불리하다는 나름의 이유 속에서 갈팡질팡하던 나에게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설명해주니 내 입장에서 어떤 것이 좋을지 판단하기도 좋았다. 


다양한 연차, 가족구성원에 따라 재무목표를 어떻게 세워야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나의 재무목표를 세우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저연차 때 읽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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