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어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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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왜 아무도 사과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입장. 그놈의 입장. 그게 자꾸 나를 쑤셔 댄다."

는 장귀녀 사장의 말처럼 '그놈의 입장'이 사과를 못하게 하는 것일까. 일은 벌어졌는데,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아 억울한 사람, 상처받은 사람만 한 가득이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지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서 사과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미안한 짓인 줄 알아야 다음부터 안 그럴 거 아닌가. 이 책에는 미안한 일인 줄도 모르거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두현이 학교가 동물의 왕국이라면 자신은 복어일 것 같다고, 겉으로는 온순해보이지만 그 속에 독과 이빨을 숨기고 있는 복어가 마음에 든다고 말한 것이다. 속으로는 이빨과 독을 숨기고 있는 무서운 동물이지만, 두현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언제나 뜨끈한 복국을 내어 주고, 두현은 맛있게 먹는다. 미안한 일을 한 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일상을 살 수 있도록 복국을 내어주고, 복국을 함께 먹는다.

겉으로는 온순해보이지만 속에 독과 이빨을 숨기고 있는 복어지만, 맛있는 복국이 되는 것처럼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에는 상처를 숨기고 있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복어같은 이 아이들의 일상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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