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예전엔 클래식 접하는 것은 LD판을 구입하거나 학교 교과서 음악책에 실린 일부분으로 인해, 학교 시험 대비로 선생님들의 권유로 버스 정류장 근처에 즐비하게 오픈하고 지금과 전혀 다른 비트의 음악이 흘러나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음반 가게에서 장사속으로 학교 교과과정에 맞게 테입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구입해서 타의에 의한 의도가 더 많이 작용되어 듣기도 했던 듯 싶다.

예전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 중에 먹고 살기 힘들어서~

이 말처럼 물론 결식하는 분들과 청소년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곤 한다.

그렇기에 이젠 경제력을 어떤 분야에 어떤 의미로 얼만큼 할애하고 투자해서 사용하느냐? 이런 생각들이 사치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부분 문화생활이나 여가생활에 투자하는 비율이 증가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도 살포시 떠올려 보고...

미술관, 박물관 전시는 어찌 보면 더 쉽게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오픈된 느낌의 장소에서 여러명이 지나다니면서 바라보고, 생각하고, 살펴보고....나름의 관점에서 생각 정리도 하고... 어떨 때는 학생들 숙제로 의무감에 어쩔 수 없이 방문해서 겨우 숙제를 위한 성과물 만들기도 하고...

문제는 음악회? 그것도 뮤지컬이나 소규모 극장에서 하는 연극관람도 아니고, 대중적 음악 콘서트도 아니고, 아이돌들의 신나는 박자에 몸을 싣고 들썩이게 하는 그런 음악이 아닌 클래식~ 음악회라 하면 아무리 부모가 되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음악회 장소를 찾고, 한시간 이상이 될 수 있는 공연이나 연주 시간 내내 숨죽이고 앉아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쉽지 않을 수도 있겠고, 음악회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도 하고...

요즘에는 찾아가는 음악회라고 해서 도시나 소도시 단위의 지자체에서 중소규모의 공연장 또한 많이 건축해서 일반 대중을 위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는 추세라 해도, 그런 장소에 가려고 관심을 쏟고 정보나 자료를 찾는 이들은 여전히 한정되어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떨치지 못하는 이즈음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든지 클래식에 대한 관심을 놓치 못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와 별개로 살아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식상한 합리화적 결론을 무의시에 살포시 담아두고 잊고 있었던 듯 하다.

그러니, 이 책의 출간소식을 듣고, 호기심을 떨치지 못하고, 읽는 기회를 진작에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스스로에게 자문자답을 해본다.

부정도, 긍정도 아닌... 애매한 침묵으로 일관하는 스스로를 탓할 수 없어 그냥 묵묵히 책을 펼쳐 들었다. 완독한 것은 이미 손으로 꼽을 수 없는 시간을 흘러 보내고 난 뒤 지금이다. 읽으면서 읽고 나서 역시 개인적인 얕은 클래식에 대한 호기심을 탓하기라도 하듯, 녹록하게 느낌이나 생각 정리를 쉽게 할 수 있는 행운을 허락하지 않았다.

원망도 할 수 없었다. 어쩌겠는가? 상황이 되지 않는 것을...

책 내용 요약정리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작성하는 독후감이 올바르다고 주장할 수도 없음을 안다.

하지만, 스스로의 표현 기준에 의하면 단순 내용 정리를 해서 나열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독후감은 스스로의 내면의 여러가지 떠오르는 생각과 뭔가 합의를 봐야할 듯한 당위성을 떨칠 수 없었다 하겠다.

누가 그렇게 규칙을 정해놓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그 높은 벽을 세워 두고, 허물지 못해서 전전 긍긍하고 지냈던 것이 거의 한달도 훨씬 넘은 듯 하다.

이제사 막연하지만, 정리되는 어떤 실타래의 첫 부분의 흔적이 보이는 듯 했다. 그 실타래를 놓치면 언제 또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기에 놓칠 까 노심초사 하며 첫부분 실ㅊ타래를 부여 잡고서... 녹록하게 허락하지 않은 책과의 두번 째 만남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목차

제 1악장 Staccato ~스타카토처럼 경쾌하고 활기차게

제 2악장 Andante ~ 안단테처럼 느긋하고 여유롭게

제 3악장 Vivace ~ 비바체 처럼 열정적으로

제 4악장 cantabile ~ 칸타빌레처럼 흘러가듯이

이렇게 예전의 클래식 LD판을 틀어놓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기분처럼 책의 모습을 지닌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해진다. 악장별로 소주제가 십여가지 담겨 있고, 소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그 주제와 맞는 음악을 제시하고 있는 듯 했다.

처음 드는 느낌은 비발디 사계? - 4악장이니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라는 식상함으로 소개팅 해서 서로의 물건을 꺼내놓고 하나씩 선택하면 짝꿍이 되는 예전의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그런 방식을 고집해서 짝짓기를 해야할 듯이 재빠르게 이미 뇌리에서는 사랑의 화살표, 작대기가 하나 둘 표시됨을 부인할 수 없었다.

두번째 볼 때는 4악장이니 우리들의 삶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동시에 떠올리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유아, 아동, 청소년, 성인(중년), 노년...등

하지만, 뭔가 어패가 있었다. 각각의 소주제는 굳이 삶을 드러낼 수 있는 고착화된 감정적 단어와 일치시키기 힘든 그런 순서로 되어 있는 것이 다른 시야에 들어와서 겹쳐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큰 주제 나눔으로 바라봐도 되지만, 각 악장에 담겨 있는 소주제 십여가지의 내용을 살펴보니 그 악장별에 담긴 음악 이야기가 삶의 순간 순간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살포시 자리매김함을 인정하게 되었다.

어떤 느낌이면 어떠하리...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에 나오는 음악을 다 선지식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 책에 저자가 표현하는 전문적? 또는 쉽게 풀이한 모든 것들을 시종일관 다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거꾸로 도전하고 싶은 일이 생긴 느낌이다.

이 책에 있는 음악을 접할 기회를 일부러 할애하든, 우연히 경험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게 되든...

거꾸로 책 내용을 훑어서 클래식을 접해보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될 수 있는 무모하고, 약간은 개념없어 보이는? 개구장이도 아닌데, 무작정 해보는 거야. 하면 되는 거야. 라는 어디서 시작된 용감함인지? 불쑥 솟아 올라 의지를 강하게 하는 주춧돌이 되어 내면에서 아우성 치고 있음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수용해볼까? 하는 그런 생각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친구 삼아 불끈... 머리에 강하게 새기려 하는 스스로를 확인하고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해야할 일이 생겨서 기분 좋아진 것 같은 생각으로 마술을 부려 모습을 바꿔 놓은 듯 의욕에 불타오르는 스스로가 밉지 않음도 대견하여 토닥토닥 ㅗ하고 있으니....

책에 대한 가치를 논할 전문성도 자격도 없지만, 책 자체에 대한 가치는 충분히 부여하고 싶다.

다만, 개인적 별점수가 야박해 보여도 어쩔 수 없음은 이 책 역시 폭 넓게 보면 자기 계발서라 할 수 있을 법 한데, 여느 책들이 그러하듯, 이 책의 음악을 속속들이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음악을 알지 않은 채, 책에 풀어낸 저자의 관점에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내려간다면, 저자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 일 수 밖에 없을 듯 싶었고, 머리속 지식의 첨가? 라 할 수 있을 듯 싶었기 때문이다.

기회될 때마다 음악을 듣고, 이 책을 펼쳐들고, 음악에서 전해받은 그 느낌에 충실해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면 책에 대한 개인적 가치는 상한가를 넘어선 값어치조차 환산할 수 없을 그런 지식의 보물의 의미로 내게 다가오는 천운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되뇌여보며... 이런 생각이 머릿속 단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게 의지적 실천에 대한 다짐도 함께 양념처럼 솔솔 뿌려본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뒤에 이 책과의 만남을 다시 할 때는 좀 더 많은 의미와 가치를 전해 받을 수 있었음~ 하는 간절함 또한 가득 채우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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