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노소 거의 아름다움(美)에 대해 관심을 배제하며 살아가는 경우는 적은 듯 싶다. 먹을 것이 많아서 비만이 당연시 되고 있는 이즈음에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며, 날씬해진다고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고, 또한 음식조절과 운동을 하다 못해 원래 날씬한 이들이 더 살을 감량한다고 노력하며 심지어는 식이장애와 체중미달과 근육량미달등 오히려 영양실조가 아닌지 의심을 받을 정도로 지나친 정도로 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마주한 기억이 난다.
책 주인공도 성장기를 겪으며 살고 있는 청소년 중의 한명인가 보다. 아예 식이장애로 인해 병원에 입원해서 주위 병실의 다른 입원환자들과 관계 맺고 지내는 일상속에서 벌어진 일들을 풀어내고 있는 듯 하다.
모르겠다. 사춘기여서 당연히 짜증스럽고 날카롭고 예민하고 귀찮아 하는 것일까?
책의 주인공 시선을 따라 읽어가면서 내내 밝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우울과는 좀 다른 짜증 화냄 등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맘을 전해 받는 듯 했기에 설령 내 생각이 그릇되었다 해도, 맘은 그다지 기쁘고 밝고 해맑은 느낌으로 책 속 공간을 따라 움직이며 주인공을 따라다닐 수만은 없었다 할 수 있다.
책을 출간한 저자가 유럽쪽 출생이고, 그 지역 문화를 습득하고 성장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그다지 여러 분야의 책을 선입견 없이 섭렵하려 노력하지만, 쉽게 떨칠 수 없는 거대한 벽으로 뭔가 방해요소로 작용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책 역시 유럽 문화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작가의 필체에 묻어나는 전개 방법이나 표현등에 집중이 되지 않아 처음에 책을 보고 전해 받은 얇고 간단할 것이라는.... 속단을 했던 자신을 원망해 가며 겨우 끝페이지와 만남을 경험하게 되었고, 각고의 인내 끝에 얻은 결과이기에 스스로 만족을 담아보려 한다.
주인공 넬레는 15세이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성장기로 치면 사춘기...
자신의 몸무게가 뚱뚱하다 느낀 주인공은 다이어트를 하고자 그 여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첫 매듭이 풀리는 듯 했다.
어찌보면 지나치리라 할 정도로 과하게 다이어트 목표인 몸무게 45kg 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온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는 듯 보였다. 당연히 부모님 입장에서는 안스럽고 속상하고 걱정되는 것은 명명백백한 일일 것이다.
이런 모습으로 책속 부모님의 마음을 올곧게 공감할 수 있었고, 완전한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럼에도 희망적이었던 것은 어떤 시각이든, 그것이 부모으 일방적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자녀에게 시선을 향하게 하고,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인 듯 싶어서 개인적으로 긍정적 시선을 담아 부모님을 응원하며 함께 책속 여행을 위한 발걸음을 떼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 페이지와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되니, 부모님의 관심이 그다지 아이에게는 긍정적이지 않아 보였달까? 물론, 스스로의 특이함을 담은 편협한 시각이긴 하지만 그런 생각을 떠올리게 되고 말았다.
그냥 그랬다.
정말 페이지를 넘겨 가면서 변하지 않았던 것은 넬레의 관점에서 풀어지는 다이어트 과정을 함께 따라가기를 지속하는 일이 쉽지 않았고, 지루하다 못해, 뭐랄까? 늘어지는 문체 속에서 전해 받을 수 없는 긴박감...등등이 책 내용에 대한 호기심도 앗아가고, 집중해서 차분히 읽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넬레와 부모님, 그리고 모범생이었던 오빠의 삶의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상황들... 같은 다이어트를 시도하다 거식증을 경험하는 또래 집단 카페 달안개...를 소재 삼아 이야기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모이긴 하지만, 넬레의 마음에 더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불현듯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기도 했다.
물론, 청소년기에는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영양분을 체내 축적해 두는 시간들을 많이 할애하고, 스스로의 몸을 소중히 다루며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최상위에 두어야 할 의무적 과제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 외모 지상주의를 만들어 냈달까? 그런 것들을 우선시 하도록 조성했달까? 하는 것.... 이 자체도 어른들이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결과물이 아닐까? 하는 비약이라 하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나치긴 하지만, 책속 주인공의 다이어트 도전에 대한 열정, 관심, 노력...등을 무조건 배제하고, 그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막무가내적 어른들 시선으로 병원으로 데려가서 입원하고 치료하게 만들어 버리는 천편일률적인 부모의 모습이 아니길 바랬다.
그것이 말도 안되고 형언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말이다.
어쩌면 넬레의 마음 속의 진실한 소원은 다이어트가 아닌, 주위 부모님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진심이 담긴 관심과 공감, 격려? 가 아니었을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른은 어른일뿐, 아이들의 무한한 능력을 소유하고 출생해서 자라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능력들을 계발해 줄 수 있는 지혜를 조력자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지시적이고, 봉건적인.... 자신들이 살아오면서 편협해 지고, 자신없어 하는 기질에 의해 타성으로 굳어진 여러가지 삶의 지혜들을 오히려 시시비비 논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천편일률적인 부모라는 위치의 어른들의 관점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기도 했다. 이런 부분들은 책속 주인공보다 더 짜증났고, 속상했고, 억울하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자신의 욕구를 다이어트에 분출하려고 그 열정과 에너지를 쏟고 말았을까?
그 열정과 에너지를 다이어트에 대해 시시비비를 논하는 것은 아니고, 그 보다 조금 더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주제에 아이의 목표를 삼을 수 있도록 방향전환할 수 있게 도와줬음 어땠을까?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 자아형성하는 과정이고,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겪어야 하는 당연한 과정일 뿐이라고 단언하며 이야기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 시대에는 잘 몰라. 어른 되서 후회하면 뭐해? 우리도 그때는 그 소리 들었어도 몰랐을 거야..
라고 쉽게 이야기 하며 내뱉으며 할애하는 에너지를 뿜는 어른들의 무의식적 행동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어느 그늘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긴 해도, 자존감 없어서... 자신감 없어서.... 긍정적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몰라서..... 주춤거리며.... 오히려 왜곡된 호기심의 자극에 이끌려 잘못된 길로 수직하강하게 되고, 아예 회복되기 어려운 길로 이미 방향전환을 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기 전에, 부모와 아이가 동행을 하며 평생 옆에 서서 가고만 있는지?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옆에 서서 가는 것은 당연히 그냥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차라리 그냥 간격 변화없이 평행선을 가기라도 하면 나을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처음보다 더 벌어지는 마치 원뿔의 밑부분처럼 넓게 퍼지는 부채꼴의 모습으로 넓은 간격으로 벌어지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냥 마냥 앞만 보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ㅜㅜ
최소한, 아이들이 답답해 할때 귀 기울여 주는 시도라도 하면, 평행선에서 시작했다 해도, 앞으로 점점 거리가 좁혀져 원뿔의 꼭지점이 되어 언젠가 만날 수 있을ㅈ지 모르는 희망과 가능성이 남아있지 않을까?
개인적 생각이기에 강요할 수 없고, 강요해서도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왜? 공부만 해야 아이들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왜? 외모에 치중을 하면 무조건 안된다 말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인걸까? 물론, 자신을 계발하고 긍정적으로 생산적으로 만들어가기엔 사람의 성장과정에서 청소년기까지 모든 것들이 인체에서 빨리 빨리 이루어지고, 효율성도 극대화 시킬 수 있기에 그 시기에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도 알고 이다.
하지만,
왜 모든 아이들이 공부 다 잘하고, 울 아이는 분명 1등하고 말거야? 라는 허울 좋은 착각과 망상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로 확산되어서 아이들이 숨쉴 수 있는 여유와 틈을 어른의 잣대로 그건 올바르지 않은거야... 라고... 단정지어 버리고, 면죄부 발행하듯, 모두 몰아서 청소년 문제라고 단언해야 하는 걸까?
조금은 내 아이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거야. 암~ 세상에서 내 아이는 하나이고, 특별하고, 소중하게 태어난 내 아이들... 얼마나 사랑스러운가요? 그런 아이들을 조력자로 성장과정 동안에 보호하고 지켜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받은 것이 행운이 아닐까요?
다른 부모는 이 아이를 보듬어 줄 수 없어. 나~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특권이야.
내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하고 싶은 것이 무얼까? 에 귀기울이며.... 그것들을 위한 착각과 망상을 자유로이 품고, 기대하며 펼칠 수 있는 능력을 담게 되는 부모가 많아지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모할지 모르겠지만...
책 마지막과 마주하고, 책을 덮은 순간.... 올곧게 넬레의 시선에서 씌어진 책 내용을 살피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애잔한 마음 또한 나를 순식간에 지배하고 사로잡아 포로로 만들어 버림을 느꼈다.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물론, 이런 시각으로 아이를 이끌어 주고, 이 아이가 성장했을 때 그 결과물이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보편타당하지 않기에, 부모로서 아이 양육을 어찌 했지? 라는 손가락질과 야유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아이를 돕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선택했던 것을 유지하고, 더 계발시켜서 아이를 독려하고, 삶을 즐기며 사는 방법을 터득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기를 소원하는 마음을 내면에 그득 채워 담을 수 있는 소중한 결실을 전해 받을 수 있었음에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더불어 지루하며 늘어지는 책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쉬뭄을 인내라는 아름다운 겉포장으로 감싸며..기를 쓰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스스로에게도 칭찬을 듬뿍 해주고 싶다.
우리나라 작가의 시선이 아니고, 특이할 수 있는 주제의 성장소설이긴 하지만, 이런 색다른 시각을 통해서 부모로서 자녀와 공감하고 소통할 때 어찌해야 하는지 재차 확인했다 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격려를 하고, 용기를 채울 수 있고, 긍정적 에너지를 듬뿍 전해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에 귀한 시간이었다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