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수학파일 - 세계사를 한눈에 꿰뚫는
이광연 지음 / 예담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사도 지루하고, 어렵고, 복잡해서 쉽게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 생기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세계사에다 수학까지?

책 제목부터 뭔가 담고 있는 내용이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어렵다는 것은 가히 짐작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란 독자 또한 세계사와 수학 모두 그다지 흥미를 가지고 접했던 과목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사실 일반적인 선입견으로 견주어 볼때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도 의아한 일일 수 있겠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책여행을 시작하겠노라 맘을 다잡은 이유는 바로 책의 저자와 책을 출판한 곳에 대한 신뢰가 많았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 이광연님에 대해선 선지식이 없었다. 최근 몇년 전 우연히 수학 관련-청소년들 대상으로 하는-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수학관련 강의가 여러개가 개설되어 있었고, 그 중의 한시간을 이 책의 저자분께서 하셨던 것이다.  

수학은 막연히 어렵다는 것과 우리 생활과는 별개로 다루어지는 과목이기에 부득이 수학관련 책이나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에 굳이 수학과 생활을 밀접하게 연관시키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이미 고착화되어 버린 선입견의 우람하고 딱딱한 성을 허물어 뜨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사실 강의를 들으면서 참 신기하고 놀랍기도 했다. 수학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왜 진작 허물지 못했을까? 부터 시작해서 도대체 강의하고 있는 저분은 어떤사람이길래 어렵다 하는 수학을 역사나 동화등등과 함께 이야기 하며 이렇게 쉽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치지 못한채로 반신반의하며 그렇게 강의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다.  강의를 끝나고 이것저것 질문하는 시간에 본인 이야기를 하시는데, 아예 수학을 역사나 문화등등에 포함시켜서 쉽게 접근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수학책을 다수 출간하셨고, 출간하실 계획이시라고 했다.

 

이렇게 저자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지라, 세계사와 수학이 함께 공존되어 있을 듯한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기도 했다.

 

책에는 28가지 수학적 이론이랄까? 논제랄까? 쉽게 접했던 것도 있고, 생경스러워 이책에서 처음보는 것으로 낯선것도 포함되어 있다. 

'피보나치 수열' '황금비율' 등 지난 강의를 듣고 알게 되었는데 우리 생활에서 쉽게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에 다시금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학이라는 학문의 원리나 이론을 수학사를 훑어보는 관점에서 시대순으로 나열,설명식으로 풀어서 써놓은 것이 아니고, 세계의 역사라는 큰 강물의 흐름에 함께 존재했던 학자들이나 사건들을 덧붙여 묘사함으로서 지루하지 않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 보였다.

 

각각의 소주제가 시작될 때마다 약 한페이지를 할애해서 그 시대적 배경과 사실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고, 그 후에 수학관련된 사항들을 나열하는 형식이다.  필요한 도형이나 관련 사진등도 곳곳에 첨부해서 지루한 느낌을 최소화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교양, 상식의 간단한 세계사적 사실과 수학관련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읽고 나면 어렵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사실인 거 같다.

 

그럼에도, 쉽게 읽을 수 있음은 말 그대로 이 책을 읽고 나서 꼭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한다든지 하는

수학이라면 뗄레야 뗄 수 없는 뭔가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무시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는데 이 책은 그런 당위성은 포함하지 않고 읽을 수 있기에 다행인 듯 싶었다.

 

이렇게 쉽게 한권의 책으로 두마리 토끼(수학과 세계사)를 잡을 수 있는 센스를 담고 있는 자료들이 풍부했다면 이 두과목에 대한 두려움은 떨칠 수 있었을까?

 

저자는 말한다. 『필자는 세계사를 좀더 흥미롭고 즐겁게 들여다보기 위한 방법으로 수학이라는 창을 동원했다.  비록 수학이라는 분야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어렵다고 외면당하고 있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학으로 세계사를 바라본다는 것은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더욱이 역사적인 장면들이 필연적으로 그렇게 펼쳐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간단하고 단순한 수학으로 설명한다면 세계사뿐만 아니라 수학까지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다.  즉 수학으로 세계사를 읽는다면 세계사를 알아가며 수학을 배울 수 있고, 또 수학을 공부하며 세계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일인 셈이다.  (중략) 특히 각 장의 어느 부분을 먼저 읽더라도 역사와 수학적 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경우는 역사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수학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 pp.6~7(저자의 머리말) -』

 

 

책을 덮고 나서도 떨칠 수 없는 생각들이 있었다.  물론, 저자의 말에서 언급한대로 어떤 부분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고, 또한 이제껏의 여기저기 조각조각 떨어져 있던 머릿속 지식의 편주들을 모아서 하나로 연결할 수 있게 하고, 그 과정에서 지루하지 않고, 흥미유발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고,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분명이 높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사와 수학을 두려워 하는 마음으로 굳어진 철옹성같은 성벽을 쉽게 부서버릴 수 있을까?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렵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읽고 나서 그냥 말 그대로 수학사와 세계사의 통합된 관점에서 씌어진 역사이야기 엿보는 설렘으로 시작하고, 그것을 잃지 않는 느낌을 내면에 가득 채운 채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면... 아니 책 내용의 수학적 사실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고 싶을 때 수시로 백과사전처럼 꺼내볼 수 있는 용기와 책에 대한 관심고리로 연결된 끈을 놓거나 잘라버리지만 않을 수 있다면 이 자체로도 책읽기에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기전에 어렵겠지? 아~지루할거야. 읽을까 말까? 라는 막연한 선입견을 최소화 시키고, 일단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피어오른다면... 어설프게 알고 있던 수학적 사실에 대해 역사속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인식하고 확인하고 싶다면

그냥 책을 펼치면 될것이다.  왜냐면 시작이 반이니까 라는 말을 여기에 인용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말을 인용하고 싶은 마음을 버릴 수 없겠노라 말하는 것 말고는 어떤 설명으로 부연적인 이유를 덧붙일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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