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이재익 작가님의 전작들을 다 읽었기에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술술 넘기며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은 가지고 있었다.  이 책 또한 그런 느낌으로 읽고 싶어서 선택했고, 진작 책을 구해놓고 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이 책을 읽으려는 마음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고, 뭔가 책 읽고 싶은 마음이 담긴 책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방해하려는 듯  꾹 누르는 묵직함이 존재함을 느꼈다.

차일 피일 읽는 둥 마는 둥 어영부영 들었다 놓았다를 몇차례 반복하며 말이다.

 

와~

감탄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쉽게 읽힐 줄이야.  사실 어머니에 대한 주제로 이루어진 역사소설이나 소설은 쉽게 접할 수 있어서였을까? 낯설다기 보다 그냥 역사속 우리네 어머님에 대한 모습을 공감하는 자체로 만족하며 대체로 괜찮은 책읽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 다른 성별의 그것도 살아보지 않은 우여곡절 많은 앞선 시대의 역사에 흐름속에 아픔을 떠올릴 만큼의 무게와 함께 다가오는 그 시절을 살아낸 분의 이야기 여서일까? 그냥 막연함에 담긴 제목이 내게 주는 느낌은 무겁고 다가가기 힘든 그런 애매한 무엇이 읽으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허락조차 하지 않았던 듯 싶었다.

 

역시 경험에서 얻은 주제로 글을 쓰시는 작가님의 특유의 이력답게 이 책 역시 그러했나보다.

 

김길수 그의 이야기 여행 시작과 함께 바쁘게 머리속은 몇십년 전의 그 시대로 들어가 버렸다.

처음내용부터 짠함이 울려오며 머리속에선 영상이 함께 떠오르며 그려진다. 아이 혼자 키우는 아버지... 그 아내와 따로 되고 나서 아이를 성실히 부지런히 키우며 살고 있었는데...

 

그의 앞날에 어둡다 못해 먹먹하고 쓰디쓴 구름의 그림이 가려지기 시작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구렁텅이 속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 곳에서 형 대신 징용에 끌려온 길수의 아들보다 조금 나이 많은 듯한 남자 아이를 만나게 되고, 함께 예측할 수 없고, 예측 하기도 힘든 그런 고되디 고된 삶의 동반자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이미 인지하고 있던대로 일본의 편에 떨어질까봐 노심초사 심하게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조선인도 있고, 조선의 군인도 있었다.  ㅜㅜ (그 당시 개개인의 삶이 피폐해서 그랬겠지만... 씁쓸~)

 

징병이나 위안부로 끌려가서 소리소문없이 죽고, 당하고 했던 우리네 조상님들의 모습도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음도 짠함과 먹먹함 속으로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징병에는 형대신 온 중학교 나이의 아이, 신분차이로 사랑을 이룰 수 없긴 했지만, 예쁜 사랑을 하다가 끌려온 청년, 단지 일본인의 사탕발림에 끌려온 아무 생각 없는 청년, 그리고 혼자 아이 키우고 있었던 아버지가 바로 그 안에 존재하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일본인의 잔악함은 나이 상관 없다더니, 젊은 처자는 위안부로, 끌려온 아이는 상관의 그릇된 성적 욕구를 채우는 노리개 감으로 착출해 가는 것으로 절정에 치닫는 듯 싶었다.

 

끌려간 아버지의 아내는 중국, 소련 인근에서 독립군의 역할을 감당하는데 ....  이 여인도 대단한 것 같다. 아무리 나라를 위한다 해도, 가족을 버리고~~ ㅜㅜ (이 여인의 운명도 참 잔혹하고 기구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전쟁은 일본과 소련, 중국의 세력다툼으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과정을 겪으며 곤궁한 징병으로 끌려간 남자들과 위안부만 죽어나는 분위기였다.  나쁜 일본~ 역사를 최근에 알게 되면 알수록 역사속 우리와의 관계 속 일본은 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랄하고, 잔혹했던 듯 싶다.

하긴, 지금도 독도를 비롯해서 세계 관계에서 어떤 흑심을 품고 대하며 지내는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마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전쟁터의 총성과 시끄러움, 공포, 두려움 앞에 서있는 기분처럼 무섭기도 했고, 그 잔혹한 칼날과 총성에 이유없이 죽어가는 조선인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장면에서는 속으로 계속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1권 마지막장을 만나며 책속 여행을 마칠때까지 긴장과 초조함, 귀에 들리는 듯한 총성과 징병으로 끌려간 자들의 신음소리가 쟁쟁한 채로 지속되어 이유없이 흐르는 눈물앞에 저항하지 못한 채로 순식간에 2권으로 손이 가는 나란 독자의 모습을 발견하고

약간은 어? 이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ㅜㅜ

 

1권의 등장인물을 통해 전해지는 사랑속 관계에서 오는 애틋함이 가슴시렵고, 애잔하다 못해, 울먹일 수 밖에 없었고, 또한 우리 조상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책이라는 막연한 간접매체의 특성에 아랑곳하지 않고, 확연한 느낌으로 울려왔다.

또한 막연히 알았던 근,현세사속의 2차 세계대전 전후의 세계 정세 속에서 나름의 가치관이나 사상으로 인해 그들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가슴아픈 이야기에 온몸의 전율이 흐르며 많은 공감을 울림으로 내면에 선명하게 오롯이 아로새겨짐을 느끼며

2권을 펼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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