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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열일곱 살 - 어른들은 알지 못하는 10대들의 심리학
이나미 지음 / 이랑 / 2011년 10월
평점 :
책을 덮고 난 순간 머리를 스치며 떠오르는 섬광처럼 메시지가 개인적으로 괴롭혔다.
' 아이들을 위한 책, 아이들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일 수 있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그거에 추가로 드는 생각은 ' 불특정 다수의 어른에게도 필요할 지도...' 약간은 막연하고 애매하지만, 그런 생각을 쉽게 떨칠 수 없었다.
어른이 성장하기 전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모습을 관찰하고 그것과 직면해서 씨름도 해보고.. 이런 과정을 하고 나서 어른이 되어도, 쉽지 않은 역할을 감뇌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어른의 삶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스스로의 방법으로 겪어보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을 땐 소위 말하는 '피터팬 증후군' 을 시작으로 몸은 어른이지만, 생각은 아이에 머무르는 어른 아이? 그런 모습으로 살 수 밖에 없을테니까 말이다. 그나마 이 사실을 인지하고 그때라도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고민하고 씨름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지혜로운 어른이라 하겠다. 그나마도 그런 사실조차 인지못하고, 아니 자신의 내면과 직면하는 것을 거부한 채 살아간다면,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한 후엔 미쳐 되돌아 보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이 몇배의 괴력을 지니고, 겉잡을 수 없는 나락의 터널로 추락시키게 되는 것도 보아왔고, 개인적으로 또한 그런 생각에 공감을 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선 이 책은 성인에게도 적합할 수 있다고 감히 개인적으로 언급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나미 선생님의 책은 청년기에 다른 작품으로 만났었다. 그 후로 관심있게 바라보긴 했지만, 쉽게 접하지 못했고, 이 책의 출간 소식과 더불어 주저 없이 선택해서 읽게 되었다. 선생님의
다른 책 《오십후애사전》도 읽어볼 계획이다. 전에 방송에 나오셔서 인터뷰 하시는 것을 들었는데
인생을 마감하며 중년 이후의 삶에 도달하면 모두 허탈과 헛웃음...그리고 허무에 빠져들 수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하셨다. 그런 내용을 중심으로 인생 말을 어찌 마무리 하며 각자의 도화지에 의미있고 예쁜 그림으로 채색하고 마무리 해야 하는지에 담겨 있을 내용을 설명 하셨고,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이 책의 주제로 돌아오면,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각 단락에는 상담실에서 일어났던 사례를 간단히 적으시고, 그에 따른 적합한 조언을 해주시는 내용이 몇페이지씩 할애되어 담아져 있다. 일단 10대를 위한 책이어서인지, 쉬운 어체로, 어찌보면 심리를 다루는 내용 자체가 지루하고 식상할지 모르는데, 그마저도 떨쳐 버릴 수 있을만큼의 쉬운 풀이로 담겨 있어서 읽는 동안 어렵지 않게 쉽게 선생님의 시각을 따라 책 여행을 즐기고, 끝페이지와 만나는 행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하겠다.
단, 아이가 어리다면 부모가 먼저 읽고 준비하고, 그 아이가 여러가지 심적 변화를 내면에 만나는 기운이 느껴지면, 살짝 건네 주고, 읽어보길 권해도 좋을 듯 싶다. 물론 아이에 따라 책 속 내용 모두를 다 이해하리라 생각하진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관련 있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따로 복사하든지 아니면 한글 파일로 다시 발췌해서 문서로 재작성해서 건네주어도 좋을 듯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책 잘읽는 아이들이라도 심리학이나 어찌 보면 자기계발서일 수도 있는 이 책을 쉽게 읽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도 했다.
당연히 책과 친하지 않은 아이들은 쉽게 읽어 내려가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막연함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어느 아이들이라도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거 라는 것을 절실히 인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위의 방법으로 각각 맞는 내용을 발췌해서 권하고, 읽기를 독려할 것이다.
청소년기에 접할 수 있는 여러가지 심리적 변화에 직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책을 읽는 동안 나란 독자의 기억 속 청소년기로의 여행을 하며 내면과 즐겁게 때로는 아프게 만나며 나름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또한 나란 독자와 관련 있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선뜻 권해주고 싶은 간절한 욕구가 머리를 쑤욱 내밀었다.
확실한 것은 청소년기에 위에 언급한 대로 스스로의 내면과 친구되고 만나서 그 안의 또다른 나와 마주할 필요 있음은 당연하다 믿고 있기에 이 책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시기를 놓쳤다 생각해서 아쉬워 하지 말고, 어른으로 가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누군가에게 권해 주어도 좋을 듯 싶다는 생각 또한 강한 임팩트가 되어 여운으로 남길 수 있었다.
『괜찮아 열일곱 살』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나이는 단지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기 전에 있는,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그 시기를 지나쳐 버려서 그 시기에 행했어야 할 것들과 마주하지 못해 아쉬워 하고, 힘들고 오히려 더 어려운 성인기를 마주하고 있는 모든이들에게 간단한 지침서로 유용할 거 같다는 내면의 생각을 존중하고 싶어졌고, 그 생각에 충실해서 삶 속에서 활용서로 사용하고 싶어졌다.
언급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말 그대로 10대 청소년들을 위해 출간되어진 책이어서인지, 두께도 얇고, 내용도 어찌 보면 간단명료해 보인다. 이 책으로 깊이 있는 주제 탐독을 하고 싶어 이 책과 마주한다면 어찌 보면 이 책의 단점이 될지 모르는 겉모습으로 인해 실망을 할지 모르겠다.
이 책을 가볍게 읽고, 심리학이나 교육학은 計數(계수)할 수 없을 만큼 권수도 분야도 다양하니
다양성에서는 거의 지존의 위치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그런 책들을 독자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읽고 보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권하고 싶다.
나란 독자는 심리학이나 교육학에 관심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선지식은 알고 있다. 하지만, 깊게 들어가거나 파헤치는 것과 직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면이 많기에 가벼워 보여서 에? 이게 뭐야? 라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이 책의 내용과 두께에 말할 수 없는 공감과 만족을 했음을
살랑 부는 희뿌연 가을 하늘과 한해를 마무리 하며 내년의 성숙과 아름다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떨어뜨리는 낙엽, 땅에 뒹구는 그 소리들에 귀기울이며 살포시 내면에 아로새겨 본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