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마광수 지음 / 책마루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그 옛날 마광수 교수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책을 접했을 때는 파격적인 느낌이었다. 어? 하는 의지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감탄사의 출현에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던 기억이 새록 흔적없는 구석 기억 창고에서 머리를 삐죽 내밀려 노력하는 것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마광수 교수님의 책이 재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 펼쳐 들었다.

역시 책의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소재와 내용으로, 전혀 거리낌 없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선뜻 지금도 자연스레 읽어내려갈 수는 없었다.

다만 오랜 시간이 되고, 세월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함께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기에 예전보다는 아주 조금 자연스러워 졌다 할 수 있곘다.

 

저자의 성에 대한 생각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야기들 속에서 여러가지 눈살도 찌푸러지고, 겉으로 표현되지는 얼굴 변화를 자제하느라 쉽지 않은 책읽기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단지 성을 나누는 모습에 집착하고 묘사한 것이 아니고, 약간 심리학적 기재를 접목시켜서 저자의 머리 속에 있었던 생각들을 펼쳐내고 있는 듯 보였다.

 

저자를 그대로 투영한 듯한 외모 묘사를 통해 설마 사실은 아니겠지? 실제 있는 일은 아닐거야? 라는 착각이 들정도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기도 했다.

 

한가지에 편력적인 집착을 보이는 남주인공은 자신에게 맞는 여자 상대를 자주가는 스탠딩 술집에서 우연을 가장했다 보일만큼 그런 상황에서 만나게 되고, 맘을 열게 된다.

 

머리속 생각들이 뒤 얽힌 채로 읽어 내려가고 있는 나란 독자에게 남겨진 메시지는 무얼까? 이런 적나라한 이야기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라는 자문도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도 했다.

결론은 예술의 바탕이라고들 하는 성에 대한 표현의 자유로움을 선택한 저자의 용감성? 그리고, 이즈음 예전보다 조금 개방적이 되어진 사회 모습?

이런 것들의 조화로우면서도 부조화적인 세태에서 출간할 수 있다는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싶었다.

 

저자의 권태적 성향은 성에 대한 한가지 집착으로 번지게 되고, 그것을 통해 본인의 욕구 충족을 하는 듯 보였다.

반대로 드는 생각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남자, 가장으로서 한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남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투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여러가지 취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는 남자라는 이유로 강함을 드러내고 살아가기에 자신에게 시선을 투영시켜 내면을 드러나 보는 일 조차

억압속에 안된다고 합리회 하며 그저 흐르는 강에 몸을 맡기듯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로 쏟아 부은 에너지와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봤을 때 가지고 있는 것조차 허름하고 내세우지 못하고 오히려 심하게 부패되어 있고 문드러져 형체조차

없어졌는지도 모르는 여러가지 상처들...

어디엔가 풀고 싶지만 자신이 필요로 할때는 존재감 없이 발 내딜틈조차 가족 내에는 없어 보이고, 자신이 그토록 지키고 목숨걸었던 가족의 울타리는 가장에게는 힘없이 형체도 없오 보이는 모습으로 무의미한 채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그런 에너지들을 안에서 쏟아 부을 수 없기에 권태를 풀기 위해 스스로에게 있었던 시선을 밖으로 분출하려다 보니 약간 어색하고 아직은 손가락질의 대상으로 비난받아 마땅해 보이는 책속 주인공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아직은 아니 앞으로도 계속 가족이라는 기본틀을 이루고 사는 이상, 그 틀은 지켜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또한 함께 들었다.

이 관점 또한 개개의 가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불가능 하다면 사회적 복지제도의 틀 안에서 이들의 연결고리가 되어질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언가의 형성이 시급해 보이기도 했다.

 

저자의 책속 내용을 옹호할 수 있는 전문적 지식도 없고, 그렇다고 어설픈 개인적 사견으로 시시비비를 논할 수 있는 여지 또한 가지고 있어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의 이면에 깔려 있는 저자의 생각이 무엇일까? 하는 것에 대한 독자로서의 강한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지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상태로 책읽기를 끝냈다고

말하는 것 이외에는 나란 독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 않았나 싶다.

 

이 책 또한 어설픈 관점으로 단지 저자의 관점과 생각들을 만나고 싶어 펼쳐들고 싶다면 물론 독자마다의 생각과 가치관 담아 낼 수 있는 그릇의 크기와 넓이 깊이가 다르기에 딴지를 걸 수 없겠으나 굳이 읽고 싶다면 심호흡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으로 들이마시고 내뿜고 한 후에 펼쳐보길 권하고 싶다.

그렇다고 다시 강조하지만, 책 내용에 대한 시시비비를 덧붙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색다른 전혀 만나기 쉽지 않은 책속 여행을 통해 나름 새로운 심리학적 시각과 기재들을 통해서 자극을 받을 수 있었고, 생각 또한 많이 할 수 있었음에 의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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