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 어느 기지촌 소녀의 사랑이야기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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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작가님을 알게 되어 <카시오페아 공주>를 읽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개인적 공감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한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 대신 울림으로 남아있었기에 <업구정 소년들>에 대한 출간 소식을 듣고는 거리낌 없이 읽었다.  이 책은 경험이 많이 기초가 되어진 내용이어서였는지 첫 작품보다는 좀 나은 느낌으로 기억에 아로새겨 졌다.

그후에 색다른 주제의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도 읽었다.

그렇게 접한 네번째 책<아이린> 겉표지의 색은 사랑스러움으로 맘속을 파고들었고, 표지의 여인의 그림은 뭔가 의미가 있어보이고, 단순한 연애 감정을 느낄 만큼의 사랑스러움은 아니었기에 내용에 대한 궁금함도 맘에 담게 되었다.

 

기지촌에서 삶을 살고 있는 여인들과 미군 그리고 그 곳에서 일했던 카투사들의 이야기가 주된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처음 페이지에서 한 여인 금이의 죽음으로 시작되고, 그 죽음을 바라보는 소년의 먹먹하고 풋풋한 사랑 느낌을 표현하는 듯 했다.  그 후로 부터 수년이 흘러 미군과 함께 근무하기 위해 지원하는 한국의 카투사 142명이 배치를 받아 생활하기 시작하는 처음을 묘사하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그 중심인물 정태와 민성이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카투사 생활. 동료자 선임 승훈과 여러 미군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정태도 진급하고 중대장이 새로 왔는데 금발의 여인 제니였다. 제니는 카투사들에게 매우 우호적이었다.(p.29)

정태는 안도감도 실망도 아닌 묘한 감정으로 군 생활 후반기에 접어 들었다.  미군들에 대한 뿌리 깊은 적대감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복잡하게 널뛰던 마음은 일상의 평온함이 이어지며 차분하게 수그러들었다. 정태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어떤 가혹한 운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지. (p.30)

 

주말엔 카투사들은 집에 다녀오고, 미군들은 주위에서 알콜에 의지하는 생활을 하는데 그런 모습을 묘사하며 정태의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해서도 묘사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문란하달까? 그런 미군들은 우리네 여인들을 상대로 그 생활의 한부분을 채우며 지내는 모습도 적나라할 정도로 풀어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것은 앞으로 이어질 내용을 읽다 보니 시작도 안한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정도만 읽어도 휴~ 하는 한숨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데 말이다.

 

정태 또한 일요일 부대로 들어가던 중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여인이 아이린이었다.  아이린의 모습이 평범하지 않은 상태로 아파보이는 것이 정태의 시선과 맘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이다.  서로 통성명도 하고 그리 헤어졌다.

 

미군들과 함께 숙소도 규칙에 의해 함께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 보다 정태와 부딪힌 인물은 미군 마르끼즈였다.  이 둘의 만남은 나중에 험한 상황에 이르게 하게 된다.

 

정태와 아이린의 만남은 가끔씩 이루어지며 그렇게 지속된다. 둘 모두 정식 이성친구를 만나지 못했었노라 고백하며 주고 받는 이야기조차 풋풋하다 못해 쑥맥스러움을 유감없이 드러내면서 점점 친해진다. 서로의 마음에 큰 부분으로 자리하게 되는 듯 보였다.

혜주의 어린시절 성장과정에 대해서도 풀어내고 있고, 미군들의 본국에서의 여러가지 사적인 생활에 대해서도 근무를 하는 중 이야기 도중 비쳐진다.

본격적으로 아이린이 근무하는 곳에 방문하기 시작하는 정태. 아이린의 외모에 비쳐지는 상처등의 흔적들에 대해 신경 쓰게 되는데.. 아이린의 남자가 미군안에 있다는 것을 아이린과 함께 일하는 동료로부터 우연히 알게 된 후였기에 그랬나 보다.

 

그렇게 진행되는 군에서의 생활은 잠잠히 별 일 없이 지내는 듯 해 보였다. 가끔 미군들과 휴가에 대한 짧은 언쟁을 주고 받는 것 이외에는..

하지만, 결국, 호의적이지 않던 정태는 마르끼즈와 육탄전을 벌이게 되고, 불공평한 한국과 미국과의 그 당시 소파 협정으로 정태는 영창신세, 마르끼즈는 고작 군 내에서 청소로 끝이났다.

 

어렵다는 영창 그것도 한국인이라면 버티기 쉽지 않은 미군내의 그곳에서 선임들의 해꼬지 비슷한 것들이 정태에게 가해졌지만, 꿋꿋하게 버텨냈다. 다시 부대로 돌아와서 지내게 된다.

아이린을 떠올리면서 게다가 이젠 아이린의 남자 로드리게즈도 함께 떠올리며 말이다. 불안해서 아이린에게 찾아 가는데 아이린의 상처는 예전보다 심한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다음에 방문했을 때 결국 알게 된다.

 

발지국 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로드리게즈라는 확신이 들었다.

놈은 마침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야 정태는 숨을 죽이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악마의 얼굴을 확인했다.

혜주의 방문 앞에 뚱뚱한 체구긔 지아이가 서 있었다.

그는 장교가 아니었다.

이름도 로드리게즈가 아니었다.

정태는 그의 진짜 이름을,

그를 호칭하는 많은 별명도 알고 있었다.

"마르끼즈, 거짓말쟁이, 떠벌이, 싸이코 마르끼즈."

- p.212-

 

정체를 알고 부대로 돌아와 훈련을 하면서 정태는 맘이 편하지 않았고, 갈등도 고조되었다.  그럼에도 보름 뒤 미국으로 떠나는 마르끼즈 차라리 로드리게즈로 기억되고 사라지는 편이 낫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p.217)

 

본국 가기 전 예정대로 로드리게즈, 아니 마르끼즈는 혜주를 찾았다.  보초 서는 민성은 밤에 정태와 부딪히게 되고 잠깐 이야기도 나눴다.

 

로드리게즈는 사체로 발견되고 미군은 조사를 시작하고, 로드리게즈가 마르끼즈라는 것과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그 과정 중에 유력한 용의자로 정태가 지목된다. 

'정말? 진짜? 결국~ '

하지만, 그냥 어영부영 결론은 흐지부지 해지고, 정태는 무혐의로 밝혀진다.  혜주 또한 일자리를 타의에 의해 그만두게 된다.  더 이상 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고 나서 말이다.

 

처음엔 정태가 범인? 정말? 이런 생각을 하고 마지막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여기엔 반전이 있다는 것을 뒷부분에 알게 되었다.  어찌 이런 반전이?

 

정태는 사시에 합격해서 근무하고, 혜주도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한다.  추억의 노래를 각각 처한 곳에서 듣게 되고...

정태는 혜주를 찾아 예전의 장소로~ 혜주는 동료에 의해 눈오는 날 정태가 들렀던 장소로~ 향하게 된다.

 

둘이 만났을 거란 희망이 담긴 아름다운 상상을 하며 긴장이 담긴 호흡을 따라 여행을 마쳤다.

 

미군과 얽힌 삶을 살았던 아이린과 정태.. 그리고 승훈.. 이렇게 미군 부대라는 공통 장소에서 만나고, 그들안에 내재되어 남은 과거 어린시절 속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몸부림도 쏟아내는 것을 간간히 느끼게 되기도 했고, 이제는 미군과의 관계가 조금더 정의롭게 조정되길 바라고, 안보라는 거대 명제 앞에서 너무 쉽게 정의로움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반성 해보자는 저자의 글에 담긴 내용에 공감을 담아 보게 되었다.(pp.341~342)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사랑이야기입니다.

간절히 기도합니다.

첫눈 내리는 사찰 마당에서

정태와 아이린이 재회했기를 바랍니다.

다시 연인으로 맺어지든 옛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친구로 남든.

그들이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이제 그만 그녀를 보내주려 합니다.

잘 있어. 아이린.

- 작가의 글-

 



정태 자신은 본인의 가족이 미군과 기지촌과 연관된 고리 속에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어 그 기억을 상처를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에서 카투사 근무를 하며 아이린에게 그 감정을 투사시켜서 처음엔 애틋함과 연민이 아닐까? 싶은 마음으로 바라본 듯 했지만, 결국 예쁜 사랑으로 마주보고 거리를 좁혀 가는 듯 했지만, 아이린 스스로가 자신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정태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사랑을 바라보며

이젠 더이상은 이런 불합리로 인해 피해 보는 여성들이 적어지도록, 또한 무조건적인 관계 형성이 아닌 작가의 말처럼 좀더 정의로움을 담은 관계로 발전되고 성장될 수 있는 우리 모습이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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