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일곱, 울지 마!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노경실 작가님 책이기도 하고 전작 『열네살이 어때서』를 읽었는데 좋았던 기억이 나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읽었던 책이었다.
주인공 무이와 오빠 무일이 그리고 부모님, 주변 친구 수경이...가 중심인물이고, 무이의 남친인 지구가 등장한다.
무이는 관심을 지나칠 정도로 받는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어머님이 있고, 수경이네는 형제들이 많아서 조금은 아이들에게 여유롭게 자유도 허용하며 양육을 하는 분위기 인 듯 했다. 수경이는 여러 면에서 유이를 부러워하고...
무이의 엄마는 무이가 수경이가 아닌 그에 맞는 친구들과 어울리길 바라지만, 무이는 수경이와 단짝을 이루며 생활한다.
이런 생활속에 다른 친구 미라를 만나게 되는 횟소가 많아지고, 거기서 미라와 함께 있는 선배를 알게 된다.
연말에 크리스마스이브라는 분위기에 들뜨게 되어 친구들과 함께 지낼 약속을 하는 무이..
그 시간 사이에 잠깐 나오라고 미라를 통해서 권하는 선배...
이 자리에 나자지 않았더라면 아마 무이의 삶은 바뀌었겠지.. 무슨 생각으로 나갔을까? 불렀을 때 미라도 선배의 의도를 알고 무이를 초대한 걸까?
이로 인해 무이는 인정할 수 없는 엄청난 상황을 맞게 된다.
원래 지구를 좋아하지만, 미라와 연관있는 선배를 만나게 되고, 일을 당한 후에 지구와 만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수경의 도움을 얻어 일을 해결해 가는 듯 했지만, 역시 아이들의 해결책은 뻔히 보이는 결말에 이르게 된다.
수경이가 엄마 핑계를 대고 약국에서 무이를 도울 도구를 구입하지만, 약국에서 수경 엄마에게 확인하는 바람에 수경이가 어쩔 수 없이 엄마에게 말하게 되고,
그 사실을 무이 엄마도 알게된다.
미혼모
더 이상 감춘다고 묻어질 문제는 아닌 거 같다. 게다가 부모들이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청소년들이 밖에서 자유로이 친구들과 만나게 되고, 그러다가 호기심 발동되고 제제력 부족한 아이들이 극한상황으로 가게 되기도 할 수 있을 듯 싶다. 실제 이런 일들은 많이 방송등을 통해 회자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런 사회문제를 책이라는 범위 속으로 끌어들여 자연스런 이야기를 펼쳐내는 작가님의 필체에서 뭐랄까? 청소년들이 느낄 수 있는 심리변화나 생활 모습들을 자세하게 묘사해서 사실감을 불어 넣었기에 현실성도 많이 있어 보였다. 단지 책속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게다가 책속이라 그랬는지 무이 엄마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참 다정하게 무이를 다독이며 감싸는 모습....은 무이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일지 느껴졌다.
현실에 이런 일이 있다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아이들 여러명 잡을 일 아닌가 싶은 비약적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 모순이 아니고 불합리한 생각이 아니라는 합리화가 되는 걸 보니 뮤이는 그나마 행복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또한 무이도 결국 답답하고 스스로 감정이나 현재 상황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정리가 되지 않아서 집을 박차고 나갔지만.... 마지막 장면의 내용이 그닥 어둡지 않은 걸 로 마무리 되어 끝나는 작가님의 시선처리 속에서 긍정적인 사후 관리를 했을 듯 싶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과연 이러할진대 무조건 미혼모라고 감추고, 아이들 탓만 하면 될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성교육을 한다 해도 이론적인 것 보다는 - 그렇다고 아이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행위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 실제적으로 터놓고 이야기 하면서 정말 하고 싶다면 더 구체적인 현실적 대응에 대한 방법 제시라든지 여러가지 방법으로 정책이나 학교 현장에서 이야기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도 들었다.
성을 가두고, 순결을 강조해서 아이들에게 막는 다고 아이들 욕구가 해결될까? 아무리 막고 가려도 아이들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 탐색에 대한 길은 얼마나 자유롭게 열려 있는가 생각할 필요도 있고, 그 자체를 부인만 하면 안될 거 같기 때문이다.
이 문제 또한 사회나 학교에게 회피해 버리고 책임이나 의무를 전가하고 부모들은 나몰라라 손놓고 있을 문제도 아닌 듯 싶다. 부모들도 물론 속상하겠지만, 만약 내 집에서 일어난 사실이라면 어찌하겠는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시간이 되어버린 거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책속의 부모로 나오긴 했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무이엄마의 기분은 어땠을까? 싶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아이를 끌어안으며 보듬으며 대화를 조근조근 하는 모습... 참 대단해서 순간 할 말을 잃게 만든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런 개방적인 모습 대화로 풀어내는 모습이 책속이 아닌 현재 현실에서 있어야 하는 부모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무이 엄마의 모습을 통해서 말이다.
이렇게 서술하지만 나란 독자에게 이런 일이 가까이에 일어난다면 이렇게 여유롭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여유를 찾고 아이들에게 사전예방, 사후 관리에 대해 좀더 지혜로운 제시나 해셜방법에 대한 모색등을 함께 하는 모습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것이 욕심이 아니길 바래본다.
이런 사회문제를 숨기지 않고, 그닥 무겁지도 경박스럽지도 않은 서술과 표현을 통해 책속에서 허구적 요소를 가미한 소설로 이끌어내서 문제화 시키고 사고의 전환을 불어넣어 줄 기회를 만든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이기에 값어치를 운운하긴 어려울 듯 싶었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 나란 독자에게 남겨진 공감속의 울림이란 선물임을 밝혀둔다.
의미있는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