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희망의 레시피 ㅣ 지하철 시집 1
풀과별 엮음 / 문화발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책을 펼쳐 들면 보이는 글 ---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의 3000여편 시 가운데서
가려뽑아 엮은 시집입니다.
주제가 비슷한 시를 6개 파트로 나누어 실헜고,
각 파트별로 가나다 순으로 실었습니다.
시인 이름 옆에는 시가 있는 역명을 한곳씩 밝혔습니다.
|
인용을 하자마자 본문 내용을 살펴보긴 그렇지만, 책의 내용과 구성상 어쩔 수 없을 듯 해서 부득이 본문을 살펴보려고 한다.
엮은이가 독자에게
Ⅰ 아내의 밥상 외 - 17편 Ⅱ 희망에게 외 - 16편 Ⅲ 상처의 힘 외 - 13편
Ⅳ 당신 참 멋져요 외 - 15 편 Ⅴ 아직은 행복하다 외 - 12편 Ⅵ 개망초에게 외 - 15편
시집을 엮고 나서
|
목차를 보고 나름 생각을 해봤다.
아내의 밥상~~~~ 가장 가까운 가족과 연관되어 일어날 수 있는 일상 속의 모습들에게 시선을 돌려서 주제를 삼아 기록한 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한편 한편 읽어내려갔다.
희망에게~~~~~~~ 가족과 내 곁에 있는 소소한 일상 속에 지나치게 당연햐서 인식할 수 없는 자연의 모습들과 삶을 주제로 기록한 시들만 모아 놓은 것일까?
상처의 힘~~~~~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나만 가지고 있는 상처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누구에게나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픔은 있나 보다. 단지 그 크기와 남아 있는 흔적의 강도만
다를 뿐이 아닐까??
당신 참 멋져요. ~~~~ 역시 모든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긍정에너지를 담은 말.... 참 멋져요. 아마도 이 말은 동물이나 식물들도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직은 행복하다 ~~~~ 주위를 둘러보니 내게 지나쳐 버리고 있는 행복 한 움큼이 있었나 보다. 더 늦기 전에 모두 다 도망가 버리기 전에 꽉 쥐고 그 소중함을 되새겨 보고 싶다.
개망초에게 ~~~~ 모든 상황들을 다 돌아보고 내 안의 소중한 행복이 남아 있음을 알고 나면, 그것들이 가득 채워지면, 역시 자연을 느끼고, 여우롭게 바라보며 자연과의 조화속에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아 본다.
아냐의 밥상
김지태 3호선 구파발
출장지에서 앞당겨 집에 왔더니
아내 혼자 밥을 먹고 있다
놀라 얼른 감춘 밥상 위
맨밥에 달랑 김치 몇 조각
어머, 예고도 없이 벌써 왔어요
당신이 없으면
반찬 걱정을 안 해 대충 먹어요
김칫국물이 해일처럼
와락 내 허파로 쏟아지는 저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냥 우리네 일상 속에 어디서나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고자 하는
평범함을 담은 어머니들의 모습이 아닐까?
아무리 험악해지고 가족이 해체되어 흉흉한 사건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이 모습은 꼭 지켜져야 할 일상의 모습이길
놓치거나 없어지는 일상의 모습이 아니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이것이 지나친 헛된 꿈일 수 있겠다.
어머니, 아내라는 위치를 비하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지나치게 높이고자 함도 아니다.
그냥 따뜻한 손길 속에 피어나는 사랑과 함께 유지되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가족의 일상.......이길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삭막함 보다 배려할 수 있는 따뜻함
남을 깔아 뭉개는 그런 악함이 아니라
품을 수 있고, 도울 수 있는 따뜻함
이런 모습이 어디에서 틔워져야 할까?
감성이 한없이 묻어나는 책의 내용들
마치 이 글을 내앞의 책상에서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닌
각 호선별 지하철 역에서 무심코 기다리며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가 귀에 쟁쟁히 울려 퍼지는 듯 하다.
지하철 이용할 때면
스크린 도어의 시들이
더 눈에 아른 거리며
내 마음에 곱게 울려퍼지며
아로새겨
오래오래
남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