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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헴펠 연대기
세라 S. 바이넘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헴펠 선생님의 자전적 경험이 묻어있는 몇년에 걸쳐 작성했던 글들을 모아서 편집하여 출간한 책이라 알고 있었따.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교육 현실에서 어찌 표현하고 풀어냈을지? 사뭇 기대되기도 하고 궁금했다.
연대기? 왠지 제목이나 어떤 글에 보이는 연대기라는 단어는 딱딱할 거 같다는 선입견을 들게 한다. 하지만, 이 단어에 대한 선입견은 책읽기 방해 요소가 되지 않았다.
선생님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읽기 시작했으니까...^^
20대 여선생님 헴펠...
학교 학생들과 교사로서 만나서 생활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시작된다.
교사? 요즘 아이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모르곗다. 하지만, 적어도 내 추억속의 바구니 속에 고이 접어 넣은 기억을 살포시 꺼내보면, 분명 뭔가 포스가 있고, 함부로 대해선 안될 듯한 분들이셨고, 또한 학생들에게도 애정으로 대하셨던 분들이 많이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 이기도 하다.
선생님을 보며 미래의 생활과 꿈을 키우며 성장했던 시절이었던 듯 싶기도 했다.
요즘은 지나치게 흔한 교사라는 호칭과 방송매체를 통해 흘러나오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교사들의 안 좋은 소식을 접할 때면 휴~ 하는 한숨이 먼저 나온다.
이러니 아이들도 교사들을 함부로 생각하고 대할 수 있을 듯 싶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문화적으로 다른 가치관이 내재되어 있는 내용이어서 조금은 다른 느낌도 받았지만, 그럼에도 청소년들을 대하기엔 이 이야기가 씌어진 시간이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쉽지 않고 힘들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젊음으로 가득한 여교사의 풋풋함과 열정이 녹아져 아이들과의 생활은 시작되고, 또한 그 가운데 본인의 과거 생활도 회상하며 고민하고 아이들을 위해 어찌 대할지 많은 생각도 하기도 한다.
수업시간엔 우리나라라면 아직까지도 섣불리 아무렇지도 않게 주제 삼기 쉽지 않은 성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대화로 이야기 나누며 궁금한 점 질문하고 설명하는 모습은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와 교사로서 학교에서 처리해야 할 것들이 적진 않았을 거 같은데, 아이들을 성격대로 있는 그대로 차이를 인정해 주며 파악하려고 애쓰기도 하고, 아이들의 재능과 능력을 인정해 주고, 도와주려는 조언도 해주며 형식적이지 않은 생활기록부 작성하는 모습과 부모님과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모습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부러운 순간이었다. 이런 교사들이 이즈음 우리나라엔 얼마나 많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큰 사건과 반전은 녹아 있지 않았지만, 교사의 어려서 삶의 모습이 진솔하게 표현되어져 있고, 성인이 되어서는 학생들과 생활했던 모습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었기에 읽기 부담없었고,
많은 부분 공감도 쉽게 되었다.
청소년 아이들은 아무리 우리나라 아이들이 아니라고 대하기 쉬울까? 게다가 미성숙된 아이들이기에 여러가지 가치관도 올바로 심어줘야 하고, 사고의 확립과 생활방식도 무탈하게 내면에 자리매김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교사라는 역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일한 듯 보였다. 그렇기에 쉽지 않은 일이리라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참 열심히 학생들을 대하고 생활하며 지내는 헴펠의 모습은 인상적이고 내게 호의적으로 다가왔다.
헴펠 본인은 여러 고뇌를 하면서 본인이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독자로서 책 속 시선을 따라 움직이며 바라봤던 헴펠 선생님에겐 누구에게나 있어야 하지만 누구든지 가지고 있지 않은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충분히 내재되어 있었던 듯 했다.
동물 훈련에 비유하는 것은 좀 비약이고 어색할 수 있겠지만, 미물인 동물도 아니고 사고를 할 수 있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일이 쉽지 않고, 여러가지 스트레스도 가질 수 있을 듯 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헴펠은 훌륭한 교육자였나 보다.
우연한 만남이라는 주제로 마지막 단원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랜만에 예전에 교사였을 당시에 가르쳤던 학생이 성인이 되었는데 만나게 된다. 그 학생으로 부터 예전 학교에서 교사였을 시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학생에게 참 좋은 선생님이었다는 느낌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헴펠은 행복해 한다.
"아무튼 제 말은,
선생님은 영우너히 헴펠 선생님이라는 거예요.
적어도 우리들한테는 그래요.
(중략)
"지금껏 달어본 예기 중에 가장 기분 좋은 말이야."
- pp. 295~ 296 -
교사로서 아주 먼 훗날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가르쳤던 제자를 만나서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 어떨까?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선생님들이 점점 없어지는 요즈음인 듯 싶어서
씁쓸하다.
정말 어디에도 참 선생님은 없는 걸까?
지나치게 흔한 교사라는 호칭...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사랑과 감사의 대화로 오고갈 수 있는
스승과 제자 사이...
또한 아이들을 차별의 시선으로 대하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차이만을 인정하고
그 아이에 맞게 맞춤으로 다가가며 교육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선생님들이 많았으면...
아 이런 모습들 머리속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설렌다.
이렇게 설레고 떨림있는 관계로 지속되며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영향력을 끼치고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교사들이
넘쳐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이 소소한 기도가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