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는 어른은 아니었다. 숨어서 성생활을 해야했고 미숙했으며, ≪사고≫에 사로잡혀 있었다. 혼전 임신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남자애들은 추잡한 농담으로 그들의 에로틱한 과학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사정하기 직전에 여자의 몸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곳에 싸는 것밖에 몰랐다.

 처녀성은 불확실했고 성생활은 제대로 결심하지 못한 문제였기에, 여자애들은 남자애들이 들어올 수 없는 대학 기숙사에서 몇 시간이고 떠들어댔다. 그녀들은 책에서 정보를 얻었다. 쾌락의 정당성을 위해킨제이 보고서를 읽었다. 여자애들은 어머니들처럼 섹스에대한 수치심을 간직했다. 남성들을 위한 단어와 여성들을위한 단어가 항상 따로 존재했다. 여자들은 ≪사정하다>나<자지≫ 같은 말을 쓰지 않았다. 아무 단어도 쓰지 않았고성기를 말하는 것에 혐오감을 가졌다. 다만 소곤소곤, 특이한 목소리로 ≪질≫, ≪페니스≫를 말했을 뿐이다. 대담한아이들은 곧장 가족계획 상담의 집을 은밀하게 방문하기도 했는데, 그 곳은 음지에 있는 기관으로 고무로 된 페서리를 처방해줬고 그녀들은 그것을 삽입하느라 애를 먹었다. - P99

그녀는 이제 다른 세계로 넘어왔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다. 그녀의 지나 온 인생은 관련성 없는 장면들로 이뤄져 있다. 그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 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단지 지식과 문학 속에만 있을 뿐.

이 순간 이 여자애의 추상적인 지식을 열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가 읽은 책들, 그녀가 마침내 획득한 현대문학 석사 학위도 학력 수준을 나타내는 수단일 뿐이다. 그녀는실존주의와 초현실주의에 빠져들었고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플로베르의 모든 책을 읽었으며, 최근에 나온 책들만이이 세상과 현재를 가장 정확하게 볼 수 있게 해줄 것처럼 신간과 르 클레지오, 누보로망에 미친 듯이 빠져들었다.

그녀에게 학업이란 가난에서 벗어나는 수단만이 아닌,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성의 답보와 한 남자에게 빠지는유혹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특별한 무기다. 결혼할 마음도,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고 모성애적인 행동과 지성의 삶은 양립할 수 없다고 여긴다. 그녀는 어차피 자신이 나쁜 엄마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녀의 이상향은 앙드레 브르통의 시에 나오는 자유로운 결합이다. - P107

가장 지지했던, 절대 가능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피임약이 법적으로 허용됐다. 우리는 그것을 권하지 않는 의사에게, 특히 미혼이라면, 쉽게 요구하지 못했다. 그것은 정숙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우리는 피임약으로 인생이바뀔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육체로부터 그토록 자유로워진다는 것, 남자만큼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 - P112

그녀는 내면의 목표를 빗겨나가 그저 어머니로서만 전진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조용하고 편안한 이 삶에 정착하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이 삶을 살아 버리는 것이 두렵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순간에도, 그녀는 일기장에 절대 적혀 있지 않은 모든 것들, 함께 하는 삶, 같은 공간을 나누는 친밀함, 그녀가 수업이 끝나면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하는 집, 둘이서 자는 잠, 아침의 전기면도기 소리, 저녁의 돼지삼형제 이야기,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는 일상, 잠시 떨어지면 삼 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리워지는, 그녀가 증오하고아낀다고 믿는 것들을 - 사고로 잃는다는 상상만 해도 그녀의 가슴을 옥죄는 모든 것들 -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P122

모두가 격동의 내일을 믿기 시작했다. 그것은 몇 달, 기껏해야 일 년이면 일어날 일이었다. 가을은 뜨거울 것이고 그리고 나면 봄이 온다(더는 생각하지 않을 때까지, 훗날 낡은청바지를 발견하고 ≪68년 5월에 입은 것이다"라고 말할때까지). ≪또다시 5월≫은 혁명의 회귀와 다른 사회의 도래를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는 기대였고, 가브리엘 뤼시에르를감옥에 넣고 머리가 긴 젊은이들 모두를 ≪극좌파≫로 간주하며 시위와 모든 것을 막는 법에 환호하면서 혁명이 돌아오는 것을 막으려고 하던 이들에게는 강박이었다. 사람들은일터에서 두 부류로 갈라졌다. 5월의 투쟁자들과 투쟁자가아니었던 사람들, 그들은 같은 반감으로 나뉘었다. 5월은 개인을 분류하는 방식이 됐다.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 시국에 어느 쪽에 있었는지를 물었다. 양쪽 모두 똑같이 폭력적이었으며 서로 그 어느 것도 용서하지 않았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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