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서사와 사회의 서사는 모두 하나다. 손님들의 목소리가 젊음의 공간의 범위를 정했다. 말하자면 시골과 농장, 그곳에서 잃어버린 기억, 남자들이 점원이었고 여자들은 하녀였으며 모두가 만나고 교제하고 결혼했던 공장, 가장 야망 있는 이들이 드나들었던 작은 상점들. 그들의 목소리는 출산과 결혼, 애도, 연대 밖, 군부대가 있는 다른 먼 도시로는 여행을 떠나 본 적 없다는 것과 일에 매달린 삶, 그것의 냉혹함과 쇠퇴, 술의 위험을 말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인 사건 없이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 P32

삶이 지향해야 하는 것은 발전이었다. 그것은 잘사는 삶과 아이들의 건강, 빛이 잘 들어오는 집 그리고 밝은 거리,지식, 시골의 어두운 것들과 전쟁에 반대되는 모든 것들을의미했다. 발전은 플라스틱과 포마이카, 항생제, 사회보장수당, 수도와 하수구에 흐르는 물, 여름 캠프, 학업의 지속원자력에 있었다. 우리는 지적능력과 열린 정신을 증명하듯시대를 따라야 한다라고 서로 앞다투어 말했다. 4학년 작문시험의 주제로 ≪전기의 효용≫에 대해 쓰거나 혹은 ≪당신앞에서 누군가 근대화된 세상을 비방한다면≫이라는 물음에 답을 해야 했다. 부모들은 젊은 아이들은 우리보다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현실에서는 집이 좁아서 아이들과 부모들, 형제들과 자매들이 한방에서 자야만 했고, 계속해서 대야에 몸을 씻었으며, 화장실은 밖에 있었고, 스펀지 천으로 된 생리대는 양동이의 찬물에 적셔 두었다가 피를 빼야 했다. - P51

이렇게 까닭 없이 남은 기억 중에 생각할 수도 없고 말하기에도 수치스러운 혹은 터무니없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그녀의 어머니가 3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물려받은침대 시트의 갈색 얼룩, 마치 살아 있는 물체처럼 그녀를 사로잡으며 지독한 혐오감을 준 지워지지 않는 얼룩

6학년 입학시험을 앞둔 어느 일요일, 아버지가 어머니를 지하실의 낫도끼가 박힌 통나무 근처로 끌고 가서 죽이려고했던 부모님의 부부싸움

매일 학교 가는 길, 경사지를 지날 때마다 떠오르는 2년 전 1월의 어느 일요일, 그곳에서 짧은 코트를 입은 여자아이가물을 머금은 진흙에 발을 넣고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본 기억.
발자국은 다음 날에도 거기 그대로 있었고, 몇 달이 지나도지워지지 않았다 - P68

16살이 행동하고 존재하는 데 필요로 하는 기억의 가난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일종의 컬러가 있는 무성영화로 본다. 거기에는 탱크와 잔해, 사라진 옛날 사람들,어머니의 날을 위한 장식과 감사 편지, 베카신 만화책, 성체배령 행렬과 벽에 공 던지기 놀이가 등장하며 서로 섞여 있다. 최근 몇 해 역시 기억하고 싶지 않다. 뮤직홀 무도회 변강과 파마, 짧은 양말, 모두 어리숙하고 부끄러운 것들뿐이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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