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이렇게 말할걸 - 솔직하고 싶지만 상처 주기는 싫은 사람들을 위한 소통 수업
모리타 시오무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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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힘든건 참을 수 있지만 사람 땜에 힘든 건 견디기 어렵다. 뭔가 억울한데 마땅히 대응을 못 하고 상황이 끝난 다음에야 ‘아, 이 말은 했어야 했는데‘ 라고 뒤늦게 후회하고. 그냥 후회 정도로 끝나면 좋은데 극심한 두통과 소화 장애까지 겪으니 이건 정말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어디 가서 상담이라도 받아봐야겠다 싶은 날, 서점에 갔다. 책들 사이를 거닐다가 제목이 눈에 띄어 집어 들고 몇 줄을 읽었다. 단숨에 정독하고 사흘 뒤에 한번 더 읽었다.

˝불안을 느낄 때, 주위에 휩쓸릴 거 같을 때, 내 생각과 감정이 어떤지 살펴보고 앞으로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 그것이 어서티브(assertive ; 적극적인, 확신에 찬)입니다. 불안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고 목이 타는 것 같아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그 행동이 자기 신뢰를 높이고 관계에 작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

˝예쁘게 올바르게 말하는 것이 어서티브가 아니다. 틀릴지도 모르고 미움을 살지도 모르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 할 지도 모르는 불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면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는 것. 그것이 어서티브다.˝

상대방과의 사이에 우위에도 열위에도 서지 않고 대등한 입장에서 솔직하고 성실하게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도 상대방도 탓하지 않으면서 해야 할 말을 하는 것. 책을 읽었다고 금방 대화가 진행이 잘 되고 나도 할 말 다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책 속에도 나오듯이, 내가 어서티브를 시도해봐야겠다고 마음먹는 상대는 오랫동안 관계가 삐걱이고 불편했던 사람이고 회복되기 위해서는 또 그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시간에 관계가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마음의 평화를 지키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은 찾았다. 상대는 본래 그런 사람이고 내가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 사람이 삐쭉빼쭉 오늘 다르고 내일 달라도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일 뿐이니 내가 좌우될 필요는 없다는 것. 다른 책들에서도 비슷한 내용들이 있었을텐데 이 책이 깊게 다가 온 것은 책에도 궁합이 있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오늘 다시 읽으니 새로운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어서티브 커뮤니케이션은 그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대화하며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거라는 것. 시야가 좀 넓어지는 느낌이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과 이런저런 상황에서 실천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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