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매번 눈물 한 방울입니까?"
"늙으면 한 방울 이상의 눈물을 흘릴 수 없다네. 노인은 점점 가벼워져서 많은 것을 담을 수 없어. 눈물도 한 방울이고, 분노도 성낭불 획 긋듯 한 번이야. 그게 늙은이의 슬픔이고 늙은이의 분노야.
엉엉 소리 내 울고 피눈물을 흘리는 것도 행복이라네. 늙은이는 기막힌 비극 앞에서도 딱 눈물 한 방울이야."
"그러나 80년을 살아야 나올 수 있는 한 방울이죠."
"웃기는 이야기해줄까? 만년필 볼펜 같은 거 처음 쓸 때 시험 삼아 아무 글자나 써보잖아. 그때 뭐라고 쓸 것 같나. 시인이고 소설가고 거창한 말 쓸 거 같지? 삶의 무게, 시간의 절정・・・・・・ 이런 것?
아니야. 볼펜 안 나올 때 써보라고 해봐. 대한민국, 출생 주소, 이런거 써. 사람, 도로, 신발······ 이런 일상어 쓴다고 절대로 심각한내용 쓰지 않네. 한 방울도 그래."

"우리가 진짜 살고자 한다면 죽음을 다시 우리 곁으로 불러와야한다네. 눈동자의 빛이 꺼지고, 입이 벌어지고, 썩고, 시체 냄새가나고・・・・・・ 그게 죽음이야. 옛날엔 묘지도 집 가까이 있었어. 귀신이어슬렁거렸지. 역설적으로 죽음이 우리 일상 속에 있었기 때문에우리는 살아 있었던 거야. 신기하지 않나? 죽음의 흔적을 없애면생명의 감각도 희미해져."
"그런데도 우리는 죽음을 삶에서 내쫓았지요."
"죽음을 죽여버렸지. 깨끗이 포장해서 태우고, 추도 미사 드리고,
서둘러 도망쳤어. 『죽음 앞의 인간』을 쓴 필립 아리에스가 쓴 글에도 나오지만, 현대는 죽음이 죽어버린 시대라네. 그래서 코로나가대단한 일을 했다는 거야. 팬데믹 앞에서 깨달은 거지. 죽음이 코앞에 있다는 걸."

"결정된 운이 7이면 내 몫의 3이 있다네. 그것이 바로 자유의지야.
모든 것이 갖춰진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는 행위, 그게 설사어리석음일지라도 그게 인간이 행사한 자유의지라네. 아버지 집에서 지냈으면 편하게 살았을 텐데, 굳이 집을 떠나 고생하고 돌아온탕자처럼……… 어차피 집으로 돌아올 운명일지라도, 떠나기 전의탕자와 돌아온 후의 탕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네. 그렇게 제 몸을 던져 깨달아야, 잘났거나 못났거나 진짜 자기가 되는 거지. 알겠나? 인간은 자신의 자유의지로 수만 가지 희비극을 다 겪어야 만족하는 존재라네."

"선생님! 일상에서 생각하는 자로 깨어 있으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연습을 해야 합니까?"
"뜬소문에 속지 않는 연습을 하게나 있지도 않은 것으로 만들어진 풍문의 세계에 속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 진실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네. 그게 싱킹맨thinking man이야.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사고해야 하네. 어른들은 메리가 굳어서 다 안다고 생각하거든. ‘다 안다고 착각하니 아이들에게 ‘쓸데없는 거 묻지 말라‘고 단속을 해. 그런데 쓸데없는 것과쓸데 있는 것의 차이가 뭔가? 잡초와 잡초 아닌 것의 차이는 뭐냐고? 그건 누가 정하는 거야? 인간이 표준인 사회에는 세상 모든 것을 인간 잣대로 봐 그런데 달나라에 가면 그거 다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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