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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미용실 ㅣ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14
남궁선 글.그림 / 리잼 / 2014년 11월
평점 :
우주 미용실은 어떤 곳일까? 그림책 제목부터 동물들이 손님의 머리를 만져주고 있는 표지 그림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어요. 다섯 살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텍스트가 그리 많지 않아요. 중간 중간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들이 이어지니 아이도 호기심 가득한 표정과 손짓으로 흥미를 보이더군요.
예전에 어른인 저 역시 머리까지 감겨주는 미용실에 처음 갔을 때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 너무 경직되어 있어서 머리와 목까지 뻣뻣하게 누워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네요.
<우주 미용실>의 주인공 소년도 마찬가지예요. 엄마를 따라 미용실에 억지로 따라가지요. 그곳에 들어서니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낯선 기계들과 시끄러운 소리에 아이는 괜히 겁을 먹어요. 엄마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다른 사람들의 머리가 변화되는 과정을 구경하면서 미용실을 마치 우주선 안의 풍경처럼 느낀답니다. 머리에 신발을 올려 장식하는 사람, 새장을 달아 진짜 새를 넣어 장식하는 사람, 새집으로 장식하는 사람, 나무 모양을 장식하는 사람 등 아주 다양한 머리 모양을 보여주지요. 이런 풍경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지 자극시켜줄 것 같아요.
드디어 소년의 차례가 되었을 때, 소년은 자신의 머리가 완성되기까지 눈을 감아요. 그러면서 거울 속으로 자신이 들어가 자신의 머리 모양을 상상을 하게 되죠. 그리고 눈을 떠보니 자신은 도깨비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고, 엄마는 공주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거예요.
처음에 두렵기만 하고, 이상하기만 했던 미용실이 이젠 신기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바뀌었죠. 그래서 소년은 엄마와 함께 즐겁게 집으로 돌아와요.
<우주 미용실> 그림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일들을 놓치지 않고 아이의 시선으로 재미있게 그려냈어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자 다시 펼치더니 자기도 하고 싶은 머리가 있다면서 평소 좋아하는 뽀로로 장난감을 머리에 장식하고 싶다네요. 미용실에서 다소 산만하여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데, 이 책을 계기로 조금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여겨질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다음에 미용실에 가게 될 때가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