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노랑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12
프랭크 애시 글, 마크 A. 스타마티 그림, 이준경 옮김 / 리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그림책 <노랑노랑>의 일러스트는 우리나라 그림책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의 특징을 도드라지게 보여주고자 한 의도 탓인지 그림작가는 제목처럼 노란색 한 가지 색만을 사용했습니다.

일단 책을 펼쳐본 순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 그림작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시의 복잡한 풍경들을 흑백의 선으로만 묘사하고 중간중간 노란색을 포인트로 칠한 그림에 자꾸만 시선이 멈추게 됩니다. 어떻게 선 하나로 이렇게 뛰어난 구성을 표현할 수 있는 걸까요? 다양한 색으로 표현하지 않은 게 오히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더 분명하게 전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도시 속 풍경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서로 무관심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노란 모자 하나를 발견한 이 소년에게 사람들은 관심을 보입니다. 심지어는 소년에게 말을 걸기도 합니다. 소년은 노란 모자를 얼굴에 덮고 풀밭에 누워 잠을 자기도 하고, 노란 모자를 물에 띄워 놀기도 합니다. 그리고 들꽃들을 노란 모자에 담아 엄마에게 선물도 합니다. 이처럼 노란 모자는 소년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안겨주고 소년을 행복하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노란 모자의 주인이 나타납니다. 소년은 할 수 없이 주인에게 모자를 돌려줍니다. 소년에게는 더 이상 즐거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 시점에서 작가는 아이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독창적인 시간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아이는 종이 위에 노란색 크레파스로 자신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그것으로 노란 모자를 만듭니다. 노란색이 지닌 긍정의 힘만큼 아이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즐겁게 해결해나갑니다.

 

 

많은 텍스트가 없는 이 그림책은 짧고 단순한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텍스트가 별로 없으니 오히려 다채로운 그림에 더 집중하게 되고,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노란색이 전하는 이미지는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 짓게 했습니다.

조카와 그림책을 읽어가면서 노란색의 물건들이 다른 게 또 있는지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그 물건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림책을 읽은 후에는 책의 주인공처럼 직접 노란 모자를 만들어볼 수 있어 더 즐거웠습니다. 즐겁게 상상하고, 창의적인 놀이까지 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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