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1부를 봤을 때는 화도 났던 인물이었는데 한쪽이 대가 약한만큼 다른 한사람이 자기주장이 쎈, 역학관계가 어쩌면 잘 맞는 짝이었던가 봅니다. 3.5부까지 와서 보면 투닥투닥, 지지고 볶는 사는 모습이 정말 부부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구나' 싶은 약간 짜증 나는 포인트가 있긴 하지만, 이미 앞선 부작을 거쳐서 잘 헤쳐갈거라는 믿음이 좀 생긴 상태에요. 일상적으로 많이 싸우기만 헤어지지는 않을 것 같은 현실 커플을 보는 기분이 들때도 있어요. 물론 백 억, 오백 억 하는 건 소설적인 규모지만, 묘하게 현실적인 인물들의 흠이 보일때는 화가 나면서도 읽고 있더라고요. 아무튼 아직 한 권이 더 남았지만 동현, 경호 행복하길.
사이좋은 형제, 동갑 친구라기에는 어색하고 대화도 많지 않은 윤과 서하이지만 함께한 시간이 쌓여서예전처럼이 될 수 없는 관계도 이 둘 같아요. 아마 둘이 말만 좀 더 많이 했다면 몇 챕터가지 않고서 골인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주인공 보다도 둘의 관계를더 집착적으로 응원하는 분도 주변에 있는데요. 서하는 소수민족인 것 때문에, 또 더부살이를 살아서 자기비하적인 면이 있어요. 스스로는 예민하다고평가하는데 정작 보는 사람은 서하가 둔해서 답답할 때가 있을 정도죠. 윤도 이 방면에는 말이 너무 없고, 평소 서하를 무척 잘 아는 듯 하면서도 오해를 하기도 하는등 둘은 은근 답답할 때가 있어요. 생각해보면 둘은 아직 20대 초반이고 서로 처음이잖아요. 약간 삐걱거림이 자연스러울 걸 수도 있겠어요. 다만 사건 전개가 잔잔한 편이어서 두 권이 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고, 주변 인물들(윤이네 가족, 은재, 지원 등)이 너무 짜맞춘 듯이 결론이 나서 분량에 비해서 현실적인 느낌은 적었어요. 조금 무서울 만한 조종력도 어쩐지 소설속 인물로 느끼져서 행적에 비해 충격이 무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