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 인생 후반전에 만난 피아노를 향한 세레나데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나가키 에미코의 늦깎이 취미 생활 에세이.


비싼 화장품 쓰는 걸 그만뒀더니 놀랍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내용의 게시글로 알게 된 이나가키 에미코.


아는 것은 그 짧은 게시글에서의 모습뿐이었지만, 덕분에 그 마음을 느끼기 쉬웠다.


어릴 때 정말정말 지겨워하며 겨우겨우 다녔던 피아노 학원. 

나도 이나가키 에미코처럼 다시 피아노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었다.


그러나 생각은 생각일 뿐, 현실적인 문제와 기왕 다시 배우고 시작할 것이라면 다른 것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고이 접어뒀었다.


요즘들어 참 많이 느끼게 된다.

'뭘 배우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

이 마음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나이 먹고 하지 못하는 것은 아역모델뿐이라 했었던가.


꼭 피아노가 아니더라도, 각자 마음속에 품어뒀었던 배우고 싶거나 해보고 싶었던 무언가..


p.78  하지만 어른의 피아노는 다르다.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자신이 원해서 치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경험해 보면 누구나 놀란다. 또 한 가지, 결승점이 없어서 좋다. 대놓고 말하기 뭐하지만 다 큰 어른이 이제 와서 열심히 연습한다고 해 봐야 수준은 뻔하다. 

그런데도 즐거울 수 있다니 정말로 신선한 세계가 아닌가.


그러면 나는

책 읽는 할머니, 십자수하는 할머니, 가죽공예하는 할머니가 될래. 



*서평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 피터에서 피터 2.0으로
피터 스콧-모건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이 아니다.


불치병에 맞서 사이보그로 진화한 어느 로봇공학자의 도전.

읽다보면 여느 SF소설보다 더욱더 소설같지만, 실화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피터 스콧-모건이 루게릭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고,

하루를 살아도 온전한 자신으로 존재하겠다는 열망으로 

인간 피터에서 AI 사이보그 피터 2.0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기록이다.


실화인것을 알고 봤어도 놀랐겠지만,

모르고 봤던 나에게는 실화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이야기다.


과학은 마법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다.

인간이 중요한 존재인 것은 규칙을 깨기 때문이다.

사랑은 최종적으로 모든 것을 이긴다.


단순히 SF소설인줄 알고 읽었을 때와

실화인것을 알고 읽었을 때의 느낌이 너무 다르다.

내용뿐 아니라 목차도.


"고의적으로 규칙을 깨뜨리는 행동은 우리를 인간답게 해고, 어떤 규칙을 깨뜨리지 않을 것인지를 함께 선택하는 행위는 우리를 문명인으로 만듭니다."


규칙을 깨뜨려 사이보그 피터 2.0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사실 한발짝 더 인간에 다가선 것은 아닐까.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편의 레시피 - 남편의 집밥 26년
배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의사항 : 식전에 읽지 마세요. 배고파집니다.


<남편의 레시피>는 집밥을 책임지는 남편의 모습을 작가가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기록한 에세이다. 

에세이다.

알라딘에 검색해 보아도 주제분류 에세이>한국에세이, 음식에세이로 나온다.

그런데, 나에겐 판타지 소설로 읽혔다.


비교하면 안되지만, 

비교하는 것은 안좋은 것이지만,

이런 따스한 글을 읽으며 이런 마음을 품으면 안 될 것 같지만, 

자꾸 비교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럴수 있을까.

이런 집도 있구나.

이게 정말 가능하구나.


난 아빠가 해준 밥을 먹어본 적 거의 없다. 

어릴 적에는 찬밥에 깨만 뿌려 볶아 만든 일명 깨밥을 몇번 먹긴 했지만...

나나 엄마가 차려줘야만 하고, 

본인이 직접 덜지는 않지만 딱 본인이 원하는 양이어야 하고,

본인이 가위로 자르면 세상이 뒤집히지만 딱 본인이 원하는 크기어야 한다.

짜다, 또 고기냐, 물기가 너무 많다, 참기름이 많다 등 아무 소리 없는 날이 드물지만 

본인은 반찬투정 한번도 해본 적 없고 고추장만 주면 잘 먹는다고 한다.

식후에는 과일과 커피까지 대령해야 한다. 

물론, 바로 먹으면 부담이니 식후 30분에.


너무 하소연이지만, 나에겐 그랬다.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너무나 따뜻한 글인데, 힐링인데, 왜 씁쓸함과 허기가 가득해지는지.


씁쓸함은 나의 개인적인 사정,

그렇지만 허기는 나만 느껴지는게 아닐 것이다.


그라탕, 콩나물 불고기, 소떡소떡, 잡채, 제육볶음, 김치볶음김밥.....


이 책에서 나온 음식 중 한가지라도 먹어야 풀릴듯한 허기다.


p.229 어떤 상황에서도 두세 숟가락만 먹어보라고 권했다. 보고, 냄새 맡고, 꼭꼭 썹어 먹는 동안 짜증 나거나 못나게 굴었던 마음은 물렁물렁해진다고. 그러니 일단 따뜻할 때 먹으라고 한다.


그래, 일단 먹자.

내일 제육볶음을 먹어볼까, 김밥을 먹어볼까,


근데, 이 책을 아빠한테 선물하면, 전쟁선포일까?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탁 위의 작가 - 나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나를 위한 이야기
하미라 지음 / 렛츠북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탁 위의 작가.


키친 테이블 라이터.


글을 쓴다는 것은 특출난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데 글을 쓰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운지.


사실 정확히 말하면 글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가 쓴 글을 볼 누군가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릴 적 학교 숙제로 쓴 일기를 엄마가 읽고 이렇게 쓰면 선생님이 엄마를 이상하게 본다고 엄마가 보는 앞에서 고쳐쓰게 한 것이 시작일까,

아니면 아직도 내 노트를 훔쳐보는 것이 문제일까. 

블로그까지 악착같이 쫓아와 악플다는 사람이 문제일까.


아니면 결국은 내가 자신이 없는 것이 문제일까.


p.102) 하지만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우리를 방해하는 것들은 참 많다.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은 한 글자조차 쓰기 어렵게 만들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내 글을 보면 어떤 평가를 할까 걱정하게도 만든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글을 오랫동안 쓰신 작가님도 같은 걱정을 하시는구나.

이렇게 쫄아있어도(?) 큰 문제는 아니구나.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 싶지만

이렇게 받아들여 버렸다.


p.223) 글쓰기는 내가 겪은 일들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쓰는 글쓰기는 그렇다. 자유롭게 나의 이야기를 나답게 쓰는 거다. 그것이 방송 글쓰기이든, 나만의 글쓰기이든간에 글을 쓴다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글을 쓰신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쓰는' 인생에 관한 꾸밈없는 이야기.


그 응원을 받아 일기를 쓰든, 나만의 끄적임을 쓰든, 무엇이든 계속 써 보아야 겠다.

식탁 위에서든

어디에서든.


꾸준하게 글을 쓰고 자신의 글을 읽어 보자. 이상하다고 지워 버릴 것이 아니라 내가 말하고자 한 바가 어느 정도 표현된 것인지 느껴 보자. 표현 방법이든 기술적인 부분은 언제든 나아질 수 있다. 그저 내가 말하고자 했던 글감이 제대로 드러나고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글쓰는 사람이 된다면 당신도 지금부터 감히 ‘글쟁이‘라 할 수 있다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루얼티프리 - 동물과 지구를 위한 새로운 생활
린다 뉴베리 지음, 송은주 옮김 / 사계절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루얼티프리 생활은 비인간동물과 지구에 대한 착취를 피하는 삶을 뜻한다.

(크루얼티프리는 본래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을 뜻하지만, 이 책에서는 지구에 덜 해로운 삶의 방식을 일컫는 말로 확장하여 사용한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삶, 비인간 동물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안내서로서, 국내에서는 크루얼티프리 개념을 최초로 제시하는 책이라고 한다.


단순히 동물실험을 핮지 말자가 아니라, 

우리가 먹고, 입고, 쓰고, 버리는 모든 것들, 우리가 내리는 사소한 결정들이 얼만큼의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고 실천해보자는 책이다.


소비를 하지 않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가능한 한 환경과 동물들에게 해를 적게 주는 소비를 하는게 좋겠지.

참 쉬우면서 어려운 일이다.


모피를 입지 않는 것은 쉽지만, 가죽을 좋아하는 취향은 버리기 어렵다.

고기 끊기는 더더욱 어렵다.

동물 실험을 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표기는 또 믿지 못한다.


비건, 제로웨이스트에 관한 책은 많다.

그런 책들에서 얻은 정보도 많다. 

그러나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것들은 얼마나 될까.


"소수의 사람이 완벽하게 해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수백만이 불완전하게 하면 됩니다."


줄이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고, 거부하고, 다른 용도로 바꾸고, 고쳐쓰고, 다시 생각하고.

다른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보자.


p.70 유일한 규칙은 스스로 만드는 규칙 뿐이다.


이제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실천할 때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