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에 불이 꺼지면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24
최정혜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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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인지 창덕궁인지 궁궐 이름은 왜이리 헷갈리나요? 내가 살던 곳이 아니라 그런가!

웬만하면 아이들은 엄마의 도서 택배는 만지지 않아요. 혹여나 문제집일 가능성 때문인지, 자기 물건 아니니까 관심 없어서인지 궁금해하지 않았네요. 이따 슬쩍 물어봐야겠어요. 이 책은 오자마자 택배봉지에서 꺼내고 식탁 위에 올려뒀어요. 습도가 높은 요즘이라 학교 끝나고 오면 불쾌지수 높아진 둘째가 짜증부터 내는데 이 날은 간식 덕분이었는지(아침식사로 반만 먹고 간식으로 먹으려고 남기고 간 샌드위치) 짜증을 가라앉히고 (문제집은 꺼낼 생각도 하지 않고!!) 말합니다.

👧🏻 이 책 너무 귀엽잖아. 엄마, 얘 봐!! 꺄아~~ 😍
👩🏻 좀전에 도착해서 꺼낸거라 엄마도 아직 읽기 전이야.
👧🏻 그럼 엄마가 읽어줘. 같이 읽자.
👩🏻 씻고 나와서 상쾌하게 보자~
👧🏻 예~~~~

땀을 개운하게 씻어내고, 간식을 먹고, 오랜만에 엄마 목소리로 읽는 그림책, 아이에게 이 책은 그 분위기로 기억되겠죠?

👧🏻 얘, 해태잖아. 아닌가? 얘 나온 책 있는데... 내가 그 책 찾아올게. 제목이 뭐더라.
👩🏻 (제목 기억 못하는 병에 걸린 자, 검색도 못하는 자. 음. 음. 찾아보자. 해태 그림책으로 검색엔진 돌리다 찾아냈어요. 으헤헤헤! 이럴 때 인터넷 정말 고마워.) ㄴ으로 시작하는 출판사에서 찾아야지.
👧🏻 찾았어~ 엄마는 어떻게 그림책이 어딨는지 다 알아?
여기도 해..해치구나. 여기도 해치 나오잖아. 난 여기선 천록이 더 좋아.
👩🏻 같은 해치인데 느낌이 다르다. 작가님마다 다르네.
👧🏻 이번에 호작도에 나오는 호랑이가 캐릭터로 나오는데 나도 그 영화 보고 싶어. 오빠네는 학교에서 봤잖아. 우리도 주말에 보자.

요즘 아이의 관심도 듣고, 내 이야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물론 그림책만이 만들어주는 시간은 아니겠지만 작은 물꼬가 되어주는 건 맞네요.

표지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궁궐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단아해지는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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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호의 생일 스콜라 창작 그림책 99
레베카 스테드 지음, 그레이시 장 그림, 염혜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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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호에 사는 친구들은 꽤 이 책에 꽂힐 거 같아요. 갑자기 302호에 살고 싶어지고요. "302호에 사는 친구 누구니?" 라고 묻고 싶어지는 그림책.

표지의 제목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네요. 색색의 마스킹테이프를 연결한 듯한데 이거 우리집 아이와 따라따라 해도 재밌을거 같아요. 엥? 근데 생일은 사람이나 동물, 커다란 의미로 식물까지는 붙여줄 수 있을 테지만 302호? 집 호수에 생일을 붙여준다고? 집을 그렇게 아끼는 건가 싶어지네요. 그림체가 약간 이 책과 비슷하다 말하고 싶었는데 전혀 다르네요.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을 느꼈어요.

동화로 큰 상을 받은 글작가님이 처음 쓴 그림책이라네요. 동화와 그림책을 아우르는 작가님이시군요.

그림작가님이 대단하셨고만요. 오오오~ 포럼에서 소개해줘서 눈에 익은 책들이에요.

오늘 302호에 이사온 아빠와 주인공.

초콜릿케이크를 앞에 두고 나는 물어요. 302호는 아직 0살인데 왜 생일 축하를 하냐고요. 아빠는 302호의 생일이라서가 아니고 소원을 비는 초니까 3개의 소원을 빌어보라네요. (뭐야, 뭐야. 요술램프 지니야뭐야! 이사 온 날 소원빌기 찬스를 쓰게 해주는 아빠 뭐예요. 낭만 백만개 갖추신 분. 나라면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혼자만의 상상 속으로 빠져들어 봅니다.) 아이의 첫 번째 소원은 새 방에 무지개! 뚝딱 소원을 이뤄주는 아빠! 👍🏻👍🏻👍🏻 두 번째 소원은 몰래 마음으로 빌어보는데 이뤄지지 않네요. 입으로 뱉어낸 두 번째 소원도 OK! 세 번째 소원이 뭘지 책장을 넘기면서 살짝 두려워져요. 설마, 아니겠지? 새로운 곳이 어색하고 두려운 아이, 어제까지 살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아이의 바람은 이뤄질까요?

제가 주인공의 부모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생각하니 그림책으로 나올 수 없었겠네요. 주인공의 아버지에게 찬사를! 대단하세요. 육아서로 읽히는 건 요즘 제가 아이들에게 반성할 일이 있었다는 의미겠죠. 아버지의 마음을 머리로만 이해하지 말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시간이 온 듯 합니다. 애써볼게요. 😉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사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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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실 할아버지와 분실물 보관소
이영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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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실에도, 도서관에도 주변 곳곳에 분실물 보관소가 존재하죠. 그런데 그곳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물건을 쏙쏙 찾아가는 친구가 많지 않죠? 물건을 분실한 친구는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은 좋겠습니다. 허허허허, 진심 부럽습니다. 전 분실된 물건이 많은 어른입니다. 우산도, 지우개도, 정말 매일 쓰는 카드도 왜인지 자꾸 없어집니다. 아이들에게 자꾸 물건을 잘 챙기라고 잔소리하다보니 예전보다는 좀 덜 잃어버리는거 같기도 하고요. 동선이 짧아져서라는 합리적 의심도 해봅니다.

이 그림책 안에도 분실물 보관소가 있대요. 보관소에 있는 물건들을 보면 뭉실 할아버지가 근무하는 공간이 어디쯤인지 알아차릴 것 같네요. 깔끄미지우개, 연필, 블럭, 동전, 사탕, 팅팅볼, 비비탄까지! 리모컨도 있네요. (어쩌나, 리모컨 없이 넷플릭스 볼 수 있나 진심 걱정이네요.) 뭉실 할아버지는 분실물 수거하느라 쉬는 날이 하루도 없겠네 걱정스러워요. 자꾸 잃어버리는 사람 누구야! 책장을 넘길수록 여긴 어디? 궁금해져요.

분실물이 하루도 빠짐없이 생기는 듯하고, 위험한 상황에 놓이고, 어디일지 따라가보는 두근거림과 머리가 쭈뼛 서는 듯한 긴장감이 자꾸 뒷장을 펼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한 번 보고 재미를 잃느냐! 한 번 봤는데 어! 아까 그 리모컨 그거 복선이야? 헐. 깨닫게 되는 재미를 여기저기 장치로 심어둔 것을 느낄수록 다시 또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비슷한 그림책도 나왔던데 같이 비교하면서 봐도 재밌을거 같아요. 어떤 책인지 아는 독자도 계실거 같아요.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진행하는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나를 돌아보고, 내 아이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을 마련해준 그림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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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댁 불가마전
민병권 지음 / 노란돼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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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옛이야기 참 좋아합니다. 거기에 현대적인 힙한 감성 한 스푼! 이야기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표지를 보자면 뭐 엄청 정감 가는 캐릭터는 아니네요. 만찢남 아니라서 내 스타일 아님!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힙한데?'라고 느껴지는 건 표지의 왼쪽 화면을 장악하고 날아오는 저것이 풍겨내는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 통닭구이! 아빠가 예전에 사온 옛날통닭 그거 같지?
👦🏻 우주선이지. 불꽃이 화르륵 나오잖아.
👩🏻 불타는 고구마 아냐?

이미 표지를 보면서부터 신나는 해석 한바탕. 이게 그림책을 보며 함께 즐기는 재미인거 같아요.(그나저나 노란돼지 출판사 심볼은 어쩜 자리도 저기에 안성맞춤으로 들어가 있는 건가요!!!)

면지가 씨뻘겋네요. 그림책을 다 읽고, 알고 나면 이 색상이 선택되어진 이유가 보이겠죠!

우르르 쿵! (공룡 한 마리가 등장할 법한 전개인데...) 화산이 폭발하며 불타는 돌이 양반이나 글공부는 하지 않고 놀고먹기 좋아하는 윤..아니아니 민씨네 집에 떨어졌는디 글씨. 동네사람들 모두 모여와 해결을 하려고 하지만 뜨거운 돌을 처리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싶어지는 이때,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난제를 풀어가는 민씨. (이 냥반 사업수단이 좋네그려.)

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이라 아침저녁으로는 손발이 차가워지네요. 이럴 때 손발저림도 없애주고, 피로도 풀어주고, 땀 쫙 빼고 나와서 먹는 뜨거운 돌에 조리된 주전부리도 즐길 수 있는 지상낙원 원조 민씨댁 불가마 가고 싶어요.

글을 읽는 것인지 내가 판소리 대가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글을 보는데, 판소리로 읽히는 신비로운 경험 그것이 가능해집니다. 작가님의 센스 터지는 다음책이 얼른 나오길 기대합니다.

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노란돼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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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충전하는 사이에 - AI 시대, 모두 똑같은 로봇이 되지 않는 법 스콜라 창작 그림책 92
데이비드 비에드지키 지음, 이지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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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거 너무 뻔하지만 그래도 나 어릴 땐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할 거라는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게 다가오던 시절이 있었더랬습니다. 지금은 로봇의 발달로 직업이 없어지고, 사람의 설 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음에도 전 사람이 가장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빠져있나 내 자리를 걱정해야 하나 깊은 고민에 잠시 빠져보고요.


슬쩍 보면 표지의 로봇이 ET와 같은 포즈인가 하고 넘어가는데 잠시만요. 넘어가지 말고 다시 바라봐주세요. 검지를 내민 게 아니에요. 무언가 손에 쥐고 있어요. 응? 볼터치붓인가 아이섀도 붓인가. (근데 왜 로봇은 눈이 하나일까요? 사람의 눈이 두 개니까 로봇도 눈이 두 개여야 한다고 선입견을 가진 것 뿐인가. 로봇은 하나의 렌즈만으로도 가능한가?) 로봇은 현실의 나와는 동떨어진 존재라 아직도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봤던 미지의 존재인 것 같아 가깝게 느껴지지가 않는데 실상에 많이 들어와있긴 하죠. 로봇청소기도 그렇고, 자동화기기도 대부분 인간이 하기 힘든 자리까지 제 몫을 해내고 있으니. 그런데 말입니다. 이 책은 조금 위험해보이기까지 합니다. 로봇이 사람보다 더 감성적인거 같아요. 개인마다 주어진 능력치가 다르듯 로봇도 같은 맥락으로 본다면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전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로봇에게 주체를 뺏긴 세상이 올까봐 두려운거죠. 어? 사람이 가장 우위에 있어야 하는데 로봇에게 밀리는거 아냐? 하는 조급함이 낭떠러지 앞에 선 딱 그만큼의 두려움이 되어 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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