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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병원비 걱정 없습니다 - 뜻밖의 병원비에 대처하는 건강관리와 의료비용 가이드 edit(에디트)
양광모 지음 / 다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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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련 서적은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의료비와 한국의 의료체계에 관해 설명하는 책은 없던 것 같다.

의료비용과 의료 체계에 대해서 알려주어 합리적인 의료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우선 전문가가 쓰는 책이니 믿음이 갔고 과장없이 솔직하다.

약 팔려고(?) 쓰는 책 아니고 팩트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신뢰가 가는 책.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수집한 통계자료와 언론기사, 학회의 연구자료까지 덧붙여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현대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 위주로 

질병의 예방법이나 증상 그리고 비용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예방법은 주로 생활습관을 바꾸고 미리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라! 인데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사실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병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미리 검진 받아 발병을 예방하는 것만큼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이다.)

어려운 의학용어를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아 일반인도 정말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의학서적이다.

탈모, 당뇨, 치매, 유방암 등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발병률이 높은) 질병을 다뤄 더 유익했다 생각한다.

얼마 전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건강에 좋다고 추천한 건강보조식품이

동시간대 홈쇼핑 방송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고(이런일이 비일비재하다)

의사들이 영양제와 보조식품 추천하는 것은 믿지 않기로 했는데,

이 책의 저자인 양광모 교수님은 오히려 영양제를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는 소신있는 입장을 보여주신다.



현대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들.

당뇨, 거북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만성피로증후군.

특히 나는 외할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더 관심있게 읽었다.

1인가구가 늘어가고 생활습관, 환경이 변해가며 주의해야 하는 질병들도 담았다.

인수공통감염질환(반려동물을 기르다보면 조심해야 하는 질병들) 해외여행 가기 전 대비해야 하는 질병, 성병과 피임, 운동 연관 질환 등


부모님 건강 챙기기

내가 나이 든 만큼 부모님의 건강은 더더욱 걱정되는데

연로한 어르신들에게 발생하는 치매, 암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국가건강검진에 관한 내용까지 아주 실속있게 담겨있다.

평소 건강이나 의료비에 관심이 많다면 당연히 읽어야 하는 책이고,

건강 관리없이 되는 대로 살고 있다면 더 읽어야 하는 책.

친구들에게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할 생각이다.

40대가 넘어가기 시작했다면 뼈에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충분한 칼슘을 섭취하는 일이 중요하다.~

피부노화를 걱정하느라 팔과 다리에 까지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바꿔야 하는 행동이다. 피부는 자외선을 받아 비타민d를 합성하는데, 자외선차단제는 이를 방해한다.

41p

피부관리나 성형을 넘어 병,의원에서 화장품이나 영양보조제 등을 전시하고 판다. ~ 사실 의사가 만든다는 것 빼놓고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영양제 만드는 여느 회사들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소비자가 ‘의사가 만들었으니 나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방송에서 유명해진 의사가 별도로 먹는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이는 의사 윤리강령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임신이나 그 외 질병으로 진단되어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처방받은 영양제가 아니라면 나머지는 반드시 먹어야 하는 약이 아닌 셈이다. 의사가 판매하는 주사제가 먹는 보충제라 하더라도 말이다.

86p

-영양제에 너무 의존할 필요없다.

의학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굳이 비싼 돈을 내면서까지 유산균을 먹어야 할 근거가 없다. ~최근에는 유산균의 먹이라는 의미의 프리바이오틱스와 장까지 살아서 내려가는 유산균이라는 의미의 프로바이오틱스까지 상품으로 등장했다. ~ 이 역시 과장된 광고일 가능성이 있다. 유산균을 꼭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적어도 유산균을 고를 때 비싼 것이 좋은 것이란 생각은 접는 편이 좋다.

90p

크릴 오일 역시 오메가3와 비슷한 기름 성분이다. 크릴에서 추출한 기름인데 오메가3보다 효과가 좋다고 광고하며 판매한다. 가격은 몇만원 수준. 그러나 의학적인 효과는 역시 검증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많은 사람이 오늘도 불필요한 지출을 하고 있다.

91p

-크릴오일 펭귄에게 양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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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성적이고 청아한 문체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새로운 에세이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가 나왔다.

에쿠니가오리는 내 독서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내 감성의 일부는 그녀의 글에서 온 것인지도.

20대 시절, 그녀의 신간이 나오면 그 날 바로 서점에 가 구입해 볼 정도로 열렬히 좋아했었다.

그녀의 이야기들은 늘 위안이 되었고 작가의 정서도 문체도 닮고 싶다 소망하던 날들이 있었다.

애정했던 사람이기에 작가의 많은 것들이 궁금했는데, 이 책이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해 준 것 같다.


작가가 살아가는 보통의 일상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개와 산책을 하고, 목욕을 하고, 씨없은 피오네 포도를 먹고, 글 쓰는 매일의 삶



파트1 쓰면서 살아가는 삶을 담은 '쓰기'

쓰는 것에 영감을 받은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누군가를 응원하는 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자신의 일상을  건조하게 담은 일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른이 아이에게 하는 말은 아주 많습니다. 꿈을 가져라, 뭐 하나라도 좋으니 열중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호기심을 가져라, 친구를 많이 만들어라. 필요치 않습니다, 하고 나는 단언합니다. 물론 그것들을 정말 갖고 있다면 좋겠지만, 없어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중략)

자신과 자신 이외의 것이 이어질 때, 세계는 갑자기 열립니다. 이건 정말이에요. 그러니 그전까지는 가만히 있는 것도 괜찮아요. 다만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고, 몸의 감각이 무뎌지지 않도록. 비가 내리면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스스로 느낄 것.

그릇장에서 나왔을 때, 그것들은 기본 체력이 됩니다.

'그릇장 속에서' 38p

알기 쉽게 쓰면 안되는 것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 의문이, 어려워야만 문학적인 것일까, 하는 종류의 분개가 되어 에너지를 주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소박한 소설' 47p

가령 내가 안녕이라고 쓰면, 안녕이라는 두 글자만큼의 구멍이 내게 뚫려서, 그때껏 닫혀 있던 나의 안쪽이 바깥과 이어진다. 가령, 이 계절이면 나는, 겨울이 되었네요 하고 편지에 쓸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그때껏 나의 안쪽에만 존재하던 나의 겨울이 바깥의 겨울과 이어진다. 쓴다는 것은, 자신을 조금 밖으로 흘리는 것이다. (중략)

편지든 소설이든, 문장을 쓸 때 나는 내 머리가 투명한 상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곳은 언어가 없으면 텅 빈 공간인데, 겨울이라고 쓰면 바로 눈 내린 경치가 되기도 하고, 미역이라고 쓰면 바로 싱그럽고 반투명한 녹색 해초로 가득해진다. 그러니 글자가 뚫는 구멍은 필요하고, 아마 사람들은 예로부터 날마다 그 상자를 오가는 많은 것들을, 글자를 통해 바깥과 이어 왔던 것이리라. 아주 조금 시간을 멈춰놓고, 머물게 할 수 없는 것을 머물게 하려고.

쓴다는 것음, 혼자서 하는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투명한 상자, 혼자서 하는 모험' 54p

파트2 읽고 기록하는 삶을 담은 '읽기'

자신이 영향을 받은 책을 추천해주고, 책을 읽으며 받은 느낌을 기록해놓았다.

일상의 이야기만이 아닌 짧은 소설이 담겨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졌던 파트.

읽고 쓰면서, 어찌되었든 소설 안에서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


천장까지 닿은 짙은 갈색 책장, 그 책장 앞에 세워진 사다리, 각각의 장소에 줄짓고, 쌓이고,꽂힌 수많은 책들, 한 권씩 저마다 자기 자리가 주어져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나를 사가라거나 읽으라는 말을 하지 않은다.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기분 좋게 그저 거기에서 잠시 잠들어 있을 뿐이다. 모든 통로에 그 기척이 가득하니 고요할 수밖에 없다. 종이와 잉크 냄새가 나는, 그립고 그윽한 고요함이다.

'그 은밀한 기척, 책들이 만드는 음울함의 깊이' 88p

나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서점과 도서관을 참 좋아한다.

종이와 잉크 냄새가 풍기는 고요한 분위기.

작가의 글이 내 마음을 고스란히 대변해주는 듯 했다.

파트3 여러 기억을 담은 '그 주변'

도시, 공간, 장소에서의 추억과 여러날들에 대한 기억, 그리고

음식에 관한 에피소드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록했다.

에세이인데도 그녀가 엮어내는 일상들은 소설에 가까워보였다. 

이전의 책들처럼 잔잔하고 소소하면서 따뜻하다.

책을 읽으며 다행이라 느낀 건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에쿠니가오리만의 문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녀는 변함없는 온기를 지닌 사람이었고,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삭막한 일상에 조금의 낭만을 불어넣어준 책.

이 책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작가의 글로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나는 한동안 그 안에 머물렀고 함께 존재하고 마음을 나누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드러내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었고, 좋아하는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한동안 머물면서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되는 책을, 나도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에쿠니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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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씁니다 - 누구나 무엇이든 쓰고 싶게 만드는
우수진 지음 / SISO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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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꼭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일,

짧은 글이라도 써내려가는 행위는 중요하다.

그럴듯한 글을 써보고 싶지만

한번 써보고 나면 나는 글 쓰는 것에 재능이 없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은 그럴 때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글을 써보고는 싶지만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망설이는 사람들,

멋진 글을 쓰고 싶어 힘이 잔뜩 들어가 첫 줄부터 막혀버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마치 선생님과 함께 하는 글쓰기 수업같은 느낌이다.

글 쓰는 기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고 내키는대로 써내려가 봐! 하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책.


'단 하나의 장면을 꽉 붙든다"

글감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대단하고 화려한 소재만 찾아다녀서 그렇지. 글감은 별 게 아니다.

작가가 말하는 대로 오늘 겪었던 사소한 경험들,

오늘 느꼈던 사소한 기분들 모두 에세이의 소중한 글감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방대하고 웅장한 글을 쓰고자 하는 것보다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에서부터 이어져 나오는 글이 훨씬 자연스럽고 진정성있게 전해질거라 생각한다.

+) 최근에는 작가가 하는 것처럼 사소한 얘깃거리를 휴대폰 메모장에 저장하고 있다.



'오죽하면 초고는 쓰레기라고 했을까'

대단한 글을 아니지만 서평과 일기를 써내려갈 때 큰 틀을 잡고 살을 붙여 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단단하고 논리적인 글을 쓰려고 하다가 지쳐버려 글을 지운적이 여러번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는 생각나는 것 몇 가지를 간단히 적어두고 조금씩 마음을 붙여 가고 있다.

작가는 글의 몸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일단 마구 써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볼 것 같다거나, 설명이 부족하거나, 논리적이지 않다거나 하는 걱정은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은 막 써내려가기!



'기술자인가, 예술가인가'

'논리 말고 취향에 관해서 쓴다'

에세이를 쓰는 것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정교한 테크닉이나 논리적 지식이 아니다.



'제삼자 구하기'

나는 평가 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타인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피드백은 내 글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책을 읽고 나니 한 두명쯤은 내 글을 읽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어 줄 이가 있어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책의 뒷부분에는

본인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출판사를 찾아다니고 출간제안서를 쓰는 일 등

현업 작가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기 때문에 에세이 작가로 데뷔하고 싶은 이들은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모든 글쓰기 책에 나와있는 뻔한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잘 쓰든 못 쓰든 무조건 시작해보라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창작욕구를 지펴주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뭐든 다 쓸 수 있을 것만 같고,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고,

나에겐 이러한 이유가 있으니 무엇이든 쓰자 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에세이는 순간의 생각을 붙들어 그것을 써내는데 묘미가 있다. 잠깐 방심하면 알아차리지 못할 만한 작은 느낌. 얼핏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붙들고 쓴다. 나도 결정적인 순간을 붙잡고 에세이를 쓴다 - P21

글을 써보기도 전에 사기를 확 꺾어버리는 내 안의 나를 살포시 무시해주자. 헤어지지 못하는 참 안 맞는 친구. 이 친구가 나를 조종하기 시작하면 ‘또 그런다!‘ 그러고선 내 할일을 하자 겁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겁이 나도 하는 거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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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 출세욕 먼슬리에세이 2
이주윤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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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 디자인이 예뻐 두장을 올려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작가 뿐 아니라 편집자, 그리고 표지 디자이너의 노고를 알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잘 팔리는 작가가 되고픈 저자의 솔직담백한 이야기이다.

저자 이주윤은 제목에선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라고 포부있게 외치지만

"이 책이 잘 팔릴까? 사람들이 내 책에 일정금액을 투자할만큼 내가 가치있는 글을 쓰고 있을까?"를 고민하는 소심하고도 진솔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책이 팔려야 생계가 유지되고 생계가 보장되어야 글을 계속 써나가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노골적이지만 오히려 그 숨기지 않는 날 것의 느낌이 좋았다.

세상은 예술가는 가난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말을 늘어놓고, 글을 쓰는 노동에 대해 정당한 금액을 요구하는 것을 속물 취급한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라는 드라마에서 생계를 이어가지 못해 더이상 글을 쓸 수 없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시인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팔리지 않으면 마음놓고 글을 쓸 수 없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그렇기에 이 직설적인 제목이 많은 독자에게 와 닿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재능있는 사람들이 계속 쓸 수 있도록 책을 사고, 또 읽어 달라고. 대신 외치고 싶었다.

<목차>

책은 크게 파트1과 파트2로 나뉘어있다.

파트1은 이주윤이라는 사람의 이야기

파트2는 작가 이주윤과 책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파트1에서 만난 작가 이주윤은 적당히 재치있고 적당히 진지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고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고뇌를 느끼는 부분에선 함께 고민했으며,

결혼을 종용하는 아버지의 잔소리를 센스있게 맞받아치고 무분별하게 그녀의 글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무지개 반사를 외칠 땐 소리내어 웃었다. (개인적으로는 파트1이 정말 재밌었다. 별 거 아닌 이야기도 정말 재치있게 풀어가는 능력이 있다.)

작가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취업을 위해 간호대에 입학했으며 최종적으로는 글을 쓰는 삶을 살고 싶어 여러 학원을 전전했다고 한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사회에 나와 무엇이든 되어야 했으니까, 급한 마음에 엉뚱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기에 먼 길을 돌아 온 것이다.

나 또한 오랜 방황의 길을 거닐고 있는 사람이기에 깊이 공감했다.

(작가가 된 지금도 학원을 기웃거리는 그녀를 보고 주위사람들이 실버대학까지 다닐 년이라고 했다는 말에 한참을 웃었다. 저도 같이 다녀요! 실버대학)

파트 2에서는 진짜 본인이 겪은 입장에서 말하는 작가로서의 삶과 출판업계의 이야기에 대해 들려준다.

책을 만들어 나가는 데 드는 수고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책은 물론이고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졌다.

본인의 수고뿐 아니라 타인의 수고에도 공감하는 마음 깊은 사람.

얼마든지 망치세요. 다만, 망쳐도 끝까지 써보세요. 반드시 마침표를 찍으세요. 그렇게 마침표를 찍고 난 후, 시간을 두고 아침에 다시 읽어보세요. 내 글이 보이면 다음 글이 늘어요

23p

나의 이중성에 대하여, 나의 교활함에 대하여, 나의 개 같음에 대하여. 싫어하는 사람을 필요 이상으로 싫어하다가 혐오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하는 망상에 대하여.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과 행동을 실컷 해놓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솔함에 대하여. 내가 옳고 틀렸다고 생각하는 편협함에 대하여, 네 입장이 뭔지는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고 빡빡 우기는 아집에 대하여. 이 나이 처먹도록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름에 대하여. 이거 아니면 죽음 정말, 이거 아니면 끝장 진짜, 내 전부를 걸어보고 싶은 그런,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모름에 대하여. 아니, 사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외면하는 뻔뻔함에 대하여.

83-84p

너의 재능일랑 의심하지 말거라, 그러한 근심에서 빠져나올 수 없거든 마냥 괴로워하지만 말고 그 근심에 대해서라도 쓰도록 하거라, 그렇게 거듭 쓰다 보면은 너 역시 나처럼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 하나 남길 수 있지 않겠느냐, 지친 내 등을 다독이는 것 같았다.

103p

내게 글 쓰는 재능이 있는 걸까?

계속 글 쓰는 삶을 살아가도 될까?

좋아하는 일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던 부분

소설이나 시를 쓰겠다는 굳은 마음가짐으로 써 내려간 글만이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 일기를 소설처럼 쓴다면 그게 소설이 되고, 내 일기를 시처럼 쓴다면 그게 바로 시가 된다는 사실을. 그러니까 내가 써온 일기 모두가 습작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123p

글을 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조언도 들어 있다.

그래, 무엇이든 쓰자.

이것은 우선 생각을 정리해 문자로 표현한 것이다. 생각이 되는 대로 얼른얼른 문장화하는 습관이 생기면 '글을 쓴다'라는 데 새삼스럽거나 겁이 나거나 하지 않는다. 관찰력과 사고력이 예리해진다.

124p

생각하는 것이 고스란히 글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내 문장력과 표현력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매일 포기하지 않고 훈련하자.

작가란 직업은 내가 막연하게 꾸고 있는 꿈이자 목표이다.

작가로서의 삶을 솔직히 보여주는 책이 읽고 싶었는데 잘 골랐다.

작가라고 해서 어깨에 힘주고 무게잡지 않아 더 좋았다. 꾸밈없고 포장하지 않아 좋았다.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아니어도 괜찮다)은 공감하고 자극받을 수 있는 책이니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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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쓸쓸할 때 - 가네코 미스즈 시화집
가네코 미스즈 지음, 조안빈 그림, 오하나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따뜻한 시집이 그리워지는 계절
몸도 마음도 추워지는 겨울엔 유독 책으로 위로받고 싶어진다.

시인 가네코미스즈는 이효리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삶을 대하는 태도나 그녀의 감성을 좋아하기에 그녀에게 영감을 준 시인은 어떤 사람일 지 궁금해졌다. .

'젊은 동요 시인 중 거성' 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가네코 미시즈. 남들은 쉽게 지나칠법한 주위의 작은 자연물들은 그녀의 시를 통해 각자의 존재를 부여받는다. .

시인은 강하든 약하든, 크든 작든, 건강하든 아프든, 밝든 그늘지든, 생명이 있든 없든 간에 세상의 존재들을 두루 연민하고 사랑합니다. 가네코 미스즈의 시 세계에서는 누구라도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 옮긴이의 말 에서

너무도 맑고 투명한 시이지만 어딘가 외롭고 쓸쓸함이 묻어나 가슴이 아릿하기도 하다. 
어린시절의 추억은 잊혀진 지 오래였지만 시인의 시를 통해 어린시절 과자를 사러 갔던 일, 뒷산에 올라 이름모를 꽃을 가지고 놀다가 풀독이 올랐던 기억을 떠올렸다.

시와 잘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일러스트가 곳곳에 그려져 있어 시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것이 이 시화집의 또 다른 묘미.

가네코 미즈는 하늘에서 내려 준 천사인 듯, 그의 시는 세상을 즐겁게 해 주려는 꽃씨인 듯합니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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