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늙는가 - 진화로 풀어보는 노화의 수수께끼
스티븐 어스태드 지음, 최재천.김태원 옮김 / 궁리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보고 착각하기 쉽지만, <인간은 왜 늙는가>는 장수비결을 늘어놓는 책이 아니다. 인간의 노화에 대해 진화생물학, 비교동물학, 의학을 동원하여 분석한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20세기 들어 인간의 평균 수명은 크게 늘어났지만 이것이 곧 인류의 노화 속도가 늦춰진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건 위생과 삶의 질 개선으로 수명이 늘어났지만 노화의 속도는 중세나 지금이나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 인간의 노화는 인체에서 포도당과 산소가 결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자유 라디칼이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와 DNA를 공격하는 산화 반응(악명높은 그라목손이 사람을 죽이는 원리도 그라목손이 인체 내에서 자유 라디칼을 대량 생산하여 장기를 정지시켜 버리는 것이다)과 포도당이 인체 내 단백질에 달라 붙어 기능을 손상시키는 갈색화 반응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 - 운동, 저열량 식사, 비타민 요법, 영양제 복용 등 - 가 행해졌음에도 인간의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판명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물론 건강해지는 건 별개의 문제이며 건강하다고 노화 속도가 늦춰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20년 내에 인간의 노화를 늦출 수 있는 획기적인 답을 얻게 될 것이라 낙관한다. 심지어는 동료 학자와 이에 대해 거액의 내기까지 걸었다고 한다. 유전자 연구의 진보, 동물 연구의 발전 추세를 볼 때 20년이면 노화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출간된 게 1997년이니 20년이 채 얼마 안 남은 지금, 노화가 정복되었다는 희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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