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지리학 - 혁신은 어디에서 탄생하는가
메흐란 굴 지음, 홍석윤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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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왜 어떤 곳에서는 세계적인 기술기업이 탄생하고 어떤 곳에서는 그렇지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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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8장으로 되어있다. 중국, 미국, 영국, 한국, 싱가포르, 스위스, 독일, 캐나다와 같은 기술혁신 중견국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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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왜 미국과 중국 외에 6개국을 선택했는지 궁금하다. 이 나라들은 2025년 글로벌혁신지수에서 상위 10위 내에 포진한다. 순위는 스위스, 스웨덴, 미국, 한국, 싱가포르, 영국, 핀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중국 순이다. 10개국 중 6개국이 유럽국이고, 아시아 3개국이다. 한국의 순위가 높고, 독일이 순위에 없고, 중국의 순위가 낮은 것도 흥미롭다. 지리적으로 유럽, 미국, 아시아에서 기술혁신이 진행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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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강대국 미국은 새로운 혁신국가들에게 자리를 내 줄 것인가? 기술의 원천은 미국이고, 여전히 기술혁신 강국이면서 각국이 미국 시스템을 모방하면서 점점 확대되는 중이다. 미국에서 유학한 사람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교수로서 혹은 기업가로서 미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한다. 각국에서 만들어진 기술혁신 기업은 미국 기업에 팔리면서 미국에서 더 활약하기도 한다. 저자는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기술혁신의 중심이고, 미국에 효과적인 도전을 하는 나라는 없다고 단언한다. 예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의 위협을 든다. AI에 필요한 요소는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인재인데, 중국은 컴퓨팅, 인재에서 미국에 미치지 못한다. 엔비디아의 위성을 무너뜨릴 기업은 아직 없을 뿐 아니라, 미국은 80억에서 인재를 선발한다. 무엇보다 중국은 정부정책에 따라 기업의 존망이 결정되기도 하는 것이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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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압도적 차이'를 추구하는 기술 선진국이라 소개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초격차 기업으로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려운 기술 기업이라고 꼽는다. 기존의 기업은 소멸한다는 통념을 깨고 신생기업과 더불어 성장한다고 지적하는데 흥미롭다. 한국 기업에 관해 재벌이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 팔고, 가족 경영, 정경유착, 기업이 잘되야 국가가 잘된다는 믿음이 독특하다고 말한다. 정경유착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이 IMF의 원인이 정경유착의 폐단이므로 차세대 벤처기업을 육성해서 나온 것이 네이버와 카카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전히 소유와 경영분리가 되지 않고, 문어발식 사업을 벌이는 것은 재벌과 다를바 없다고 지적한다. 내부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외부에서 독특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나아가 한국은 과거 미국, 일본, 독일에서 배운 지식을 차세대 유망국에게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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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지식이 공유되고 어느 한 지역이 발달하는 기술 허브가 덜 중요해지는 시대다. 그러나 여전히 누구나 창업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고, 고급 인재들이 모여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추구하는 문화 속에서, 폐쇄적인 정책보다 열려있는 정책이 허용되는 곳이라면 기술혁신이 일어나기에 상대적으로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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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구성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술혁신 기업들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200여명을 인터뷰해서 현실감있는 사실을 전하면서 저자의 주장에 신뢰감을 준다.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어떤 국가의 기업이 어떤 배경으로 승승장구하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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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 ㅣ 클래식 리이매진드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데이비드 플렁커트 그림,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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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1809-1849)는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고아가 되어 앨런부부에게 위탁되었으나 입양되지는 않았다.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었다. 그의 단편소설은 추리소설, 과학소설의 선구가 되었다.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인 '에드거상'으로 그를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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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포의 단편소설 12편과 시 12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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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는 포의 대표작으로 여전히 단숨에 읽히는 흡입력과 공포감이 압도적이다. 눈에 그려지는 마지막 장면은 비명이 나올 정도다. <어셔가의 몰락>은 저택의 외부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다시 저택 외부의 무너짐을 묘사하면서 끝난다. 그 저택 안에 사는 어셔와 쌍둥이 여동생 매들린은 저택의 기운에 눌려 병들어 버린 것이 아닐까. 건물이 주는 힘이 공포스럽다. <생매장>은 어셔가의 몰락에서 매들린처럼 생매장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줄줄이다. 생매장에 대한 포의 호기심과 불안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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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근간이 되었다는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은 우리에게 친숙한 셜록 홈즈를 연상케한다. 뒤팽은 사건이 발생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범인을 대충 그려낼수 있지만, 현장을 샅샅이 관찰하고 가정을 세우고 귀납적으로 결론에 도달한다. 범인을 어떻게 추측했는지 궁금해하는 화자를 위해 일사천리로 사건의 전모를 통쾌하게 밝힌다. 이야기 초반에 분석에 관한 설명이 길어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의아하지만, 뒤팽의 실력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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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와 같은 이야기인 <붉은 죽음의 가면>과 <절름발이 개구리>는 섬짓하지만 교훈을 내포한다. <붉은 죽음의 가면>은 나라에 전염병이 퍼지자 프로스페로 왕자는 천명의 친구들과 수도원에 격리한다. 그곳에서 향락의 날을 보내다가 가면무도회를 연다. 자정이 지나자 낯선 가면을 쓴 사람이 나타나자, 순간 공포에 싸이고, 왕자를 비롯한 사람들이 죽는다. 자기만 살겠다는 이기심도 전염병을 막을 수는 없다. <절름발이 개구리>는 농담을 좋아하는 왕은 100명의 광대를 데리고 있었다. 그 중에 난쟁이에 걷는 것이 괴상한 절름발이 개구리는 난쟁이 소녀 트리페타가 있었는데, 가면무도회를 구실삼아 모욕과 폭력을 행사하는 왕과 7명의 대신에게 복수를 한 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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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소설에 비해, 포의 시는 산문처럼 길다. 최근 읽은 프리다 맥파든의 <더 티처>에서 주인공 네이트는 <갈까마귀>를 애정하며 읊조리는데, 네이트가 이 시를 좋아한 것이 아내의 죽음과 연관된 것이라면 의미심장하다. 사랑하는 레노어를 잃고 슬픔에 잠긴 어느 날 밤 창을 통해 들어온 갈까마귀에게 죽은 연인 레노어를 다시 안을 수 있는지 묻자 "더는 없어"라며 단호하게 답한다. 절망하는 그가 돌아가라고 명령해도 악마같은 갈까마귀는 꿈쩍하지않는다. 시에 대한 설명이 조금 곁들여졌다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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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 작품만큼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이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화려한 색감이 포의 작품과 아주 잘 어울린다. 데이비드 플렁커트의 작품인데,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고 이야기를 긴밀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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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 흩어져 있는 단편 소설과 시를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매력인 책이다. 정성들여 만든 책이라 소중히 간직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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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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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독이다. 그리고 약은 도구다.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도구지만, 가끔 안 좋은 사용자를 만나서 살해 도구라는 비난도 받아야 하는 불쌍한 존재가 약이다. 약이 이렇게 양면성을 띠는 이유는 약이 불완전해서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우리 몸이 그만큼 정교한 시스템이라는 뜻이기도 하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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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약의 오남용은 살인으로 이어진다. 약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살리지만, 완전볌죄를 꿈꾸는 살인자들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약화학자가 약으로 사람을 죽인 사건을 중심으로 약을 설명한다. 나아가 신약개발에 얽힌 이야기와 약을 치료가 아닌 돈벌이로 이용하는 제약회사의 행태와 인권을 무시한 가혹한 임상시험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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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6장으로 되어있다. 마취제 살인사건, 의약품 살인마와 과학수사, 독살과 학살사이, 기만과 광기의 비타민, 이게 다 돈 때문이다, 불법 제조약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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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오르내렸던 프로포폴은 기름이라 혈액에 녹지 않으므로 정맥마취제로 사용할 수 없었다. 스웨덴에서 유화제가 개발된 후 우유빛 도는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이 약은 병원에서만 사용하므로 의료계 종사자들의 중독이 우선했으나, 의료접근성이 좋은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규제한다. 미국은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규제하지 않는데, 운반이 편한 다른 마약류가 다양하고, 병원에 가서 맞아야하는 불편함 때문이라니 단점이 장점이 되었다고 하겠다.

산모의 무통분만을 위해 사용한 약들이 상당히 위험하다. 빅토리아 여왕은 클로로포름을 사용했는데 뇌에 잘 스며들어 뇌마비, 간손상시킨다. 이후 중독성있는 모르핀을 사용하고, 통증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스코폴라민과 함께 사용한다. 적정량을 사용하는 것도 어렵지만 제대로 사용해도 섬망과 환각에 시달린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고통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높이 사지만 산모에게는 유해한 무모한 약 사용 역사를 아니 섬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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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실험이 자행되고 피시험자의 인권이 침해된다. 크리그먼은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다이옥신을 실험한다. 터스키기는 흑인들 지역에서 매독균을 실험한다. 페니실린이 발견되어 매독균을 치료할 수 있었음에도 학계의 암묵적 승인하에 연구가 지속되었다는 사실은 오싹하다. 윤리적 잣대 없이 의학적 성취를 바라는 집단을 규제할 법이 필요했던 당시의 시대상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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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현재 100% 양심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제약회사들은 신약개발에 들어간 투자금을 만회하기 위해 특허기간을 연장하고, 반대편에서는 복잡한 법적소송을 감내하며 복제약을 만들어 판매한다. 환자를 위해서라기 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다. 악랄한 것은 판매처를 한정한 후 가격을 올려 지불능력이 없는 환자들에게 고통을 주거나,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제의 복제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가격을 올리는 경우이다. 약이 치료 목적이 아니라 돈벌이의 목적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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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제를 만들어내는 광기에 사로 잡힌 슐긴의 일대는 놀랍다. 그는 제약회사에서 몸에 녹는 살충제를 만든 보상으로 회사의 간섭없이 혼자 실험할 수 있는 특권을 받자 환각제를 만든다. 회사를 나와 LSD를 만들어 지인과 즐기며 제조법을 설명하는 책을 내서 마약제조업자들의 배를 불리고 젊은이들을 죽게 한다. 미 정부가 그의 작업을 제재하지만, 다시 책을 내면서 저항한다. 평생 200여종의 환각제를 만들고 80세가 넘어 살다간 이 사람은 스스로 순수 실험 목적이라고 하지만 그의 순수함에 죽어간 젊은이들에 대해 어떤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과학책인데 의외로 재미있다. 약이나 성분 이름이 길고 알기도 어렵지만,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며 간단한 화학구조를 통해 반복 설명하니 차츰 익숙해진다. 과거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치료를 위해 막무가내로 약의 양과 횟수를 정하고, 실험자 자신과 팀원들이 테스트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무모해보이면서, 오늘날 정제된 약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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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독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스토리텔링으로 재미있게 풀어 쓴 이야기라 누구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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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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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롄커는(1958~) 중국의 소설가이다.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실험적인 문체로 주목받으며 논쟁적인 작가로 평가된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그의 작품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우리나라에서 영화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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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뭄으로 '세월도 타서 재가 되어버'리는 해에 셴 할아버지는 눈먼 개 '장님'이와 옥수수 한 그루를 키운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났지만, 할아버지는 옥수수에 싹이 났다는 이유로 홀로 남는다. 장님이와 아침에 옥수수에 오줌을 누고 저녁에 물을 주며 애지중지 키운다. 가뭄에 먹을 것이 없어지자 뿌려 놓은 옥수수 종자를 파 먹고, 빈집털이에 나서지만 소득이 없다. 우물도 말라 요를 집어 넣어 짜서 근근히 물을 얻는다. 쥐떼와 옥수수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장님이는 쥐떼로 부터 옥수수를 지키고 할아버지는 쥐떼로 덮인 우물을 버리고 먼 곳으로 물을 길러간다. 늑대떼와 대치하지만 사력을 다해 살아오자, 장님이 역시 쥐떼와 사력을 다해 옥수수를 지켜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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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가 리얼하다. 쥐떼의 이동을 묘사하는데 '쥐 떼의 행렬이 거무튀튀한 안개처럼 몰려오고 있었다(87)'고 표현한다. 회색쥐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이동하는 장면이 눈에 그려지는 듯 공포스럽다. 또한 할아버지는 물을 구하러 가면서 배고플 때 먹으려고 삶은 쥐를 넣어 두었다가 한참 후에 펼쳐보니 물컹해진데다 쌀알 만한 알갱이가 꿈틀대는 것을 보면서 머리부터 꼭꼭 씹어 먹는데 이 장면은 얼마나 처절한지 소름이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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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름에 따라 쥐는 혐오의 대상에서 점차 할아버지와 장님이에게 없어서는 안될 식량이 된다. 여전히 혐오스럽지만 그마저도 수가 줄어 굶어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혐오감을 누른다. 옥수수는 쥐를 유인하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쥐마저 고갈되면 할아버지가 장님이를, 아니면 장님이 할아버지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상상이 섬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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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홀로 남겨졌을 때 말동무 친구인 개 한 마리와 종자를 얻기 위한 옥수수를 키우는 마음이 어떨까? 외롭고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돌아올 마을 사람들의 식량을 위해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옥수수를 키워내는 모습이 신성하다. 옥수수를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행동과 장님이의 모습이 먹먹하다. 장님이와 할아버지의 삶이 우주에 고립된 채 떠돌고 있는 우주인을 떠올리게도 하고, 무인도에 휩쓸려온 사람을 상상하게도 한다. 지구 종말이 왔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게 할 힘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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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지만 묵직하다. 셴 할아버지의 집념과 장님이의 충성심이 이야기 전반에 녹아있다. 옌롄커의 작품을 접해보지 않았다면 이 작품으로 시작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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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의 투자 수업 - 결국 돈을 버는 사람들의 실전 원리 32
서명수 지음 / 이케이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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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와 투자원리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 제목부터 궁금한 책이다. 투자 공부를 해도 결국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따라 장이 흔들린다. 우화가 동물을 등장시켜 인간에게 교훈을 주듯 투자심리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투자 심리가 있는지 알고 조심한다면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에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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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4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파트 1 굴려라, 돈, 파트 2 살아있는 모든 것은 게임을 한다, 파트 3 투자는 심리다, 파트 4 경제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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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버핏의 투자원칙으로 자주 인용되는 '손안의 새'는 이솝우화에서 나온 것으로 유명하다. 매가 나이팅게일을 잡자, 자기보다 큰 새를 먹는 편이 나을 거라 말한다. 매는 너라도 확실히 먹는게 낫겠다며 먹었다는 이야기다. '손안의 새 한 마리가 숲속의 새 두 마리보다 낫다'는 말로 버핏은 투자자의 능력 범위 내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가치투자를 하는 그의 투자법은 저평가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서 오래 보유하는 것인데, 많은 기업에 관한 공부가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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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내기에서 북풍보다 태양이 이긴 이야기를 넛지와 연결한다. 투자에 있어서도 부드럽게 리스크를 제어하기 위해 '3%의 룰'을 조언한다. 손절을 못하고 장기적으로 들고 가는 종목에 대해 매수가격의 3% 초과 시 손절한다. 12% 이상 손해나는 투자자가 있다고 하는데 뜨끔한 지점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상승과 하락이 큰 장에서 3% 하락이라면, 조금 잦은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을까싶다. 5%, 10%, 15% 손절은 어떠한지, 다양한 선택에 따른 결과가 어떠한지를 조금 더 길게 설명해주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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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의 미래예측은 틀리는 경우가 많다. 1920년대 미국 대공황, 1970년대 석유파동,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전문가는 거의 없다. 왜 그럴까? 경제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 전문가들은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려하는데, 현재의 상태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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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와 투자심리 이론을 흥미롭게 연결해서 설명하는 책이다. 이솝우화 덕분에 딱딱한 투자심리 이론을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우화가 교훈을 남기듯, 투자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감정적이 된다든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든가, 스스로의 성공에 도취되어 있다든가 한다면 투자 스타일을 한 번 점검해보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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