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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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안은 네 살의 나이에 엄마가 자신의 기대에 걸맞은 삶을 누리지 못해 못마땅해한다는 걸 파악할 정도로 엄마를 사랑했다."(50)

조숙한 디안은 엄마가 자기때문에 화려한 젊은 시절을 접어야한다는 것을 눈치채버렸네요. 말로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상대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딱 한번 경험한 엄마의 따뜻한 포옹을 늘 기다리는 디안이 안쓰러워요. 사실 그 것도 디안이 너무 사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엄마가 악몽을 꾸고나서 디안이 안전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안아준 것이지요. 이 애정결핍을 디안은 어떻게 극복할까요.

*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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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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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1890-1976)는 '미스터리의 여왕'이다. 영국에서 태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간호사와 약제사로 일했고 정규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평생 배우며 살았다. 1920년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을 시작으로 1975년 <커튼>까지 매해 작품을 발표한 다작가이다. 100여 권이 있는데, 성경과 세익스피어 작품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이 책은 영국사를 전공한 학자가 보는 애거서 작품의 비판적 해석이다. 어려서 흥미위주로 추리소설의 매력에 빠졌다면 성인이 되어서는 애거서의 제국주의적 우월의식, 인종과 민족에 대한 차별, 계급주의적 차별의식, 무지로 인한 편견이 작품 곳곳에서 느껴져 불편할 수 있다. 애거서가 살았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의 시대배경과 1차, 2차 세계대전에 따른 사회상을 반영하였을 것이므로 염두에 두고 볼 일이다.

애거서의 작품에는 차별주의적 표현이 여러 곳에 나타난다. 인종적 차별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원제에 'Nigger(검둥이)'를 사용한 것인데, 당시 영국에서는 문제되지 않았으나 미국에서 출판할 때는 '인디언'으로 바꾸었다가 다시 <And then there were none>으로 바꾼다. 또한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세계의 사람들에 대해 막연한 인종적 차별과 편견이 곳곳에 나타난다. 싱가포르를 기계적인 나라로, 베트남인들은 싸움밖에 원하는 게 없는 분별없는 사람들로, 아프리카인을 주술에 의존하는 낙후된 사람들로 묘사한다. 같은 유럽인들에 대한 편견도 그대로 노출시켜 이탈리아인은 도둑이자 거짓말쟁이로 표현한다. 이러한 편견은 무지의 소치다. 그 용감함이 애거서의 매력을 감소시킨다.

애거서 개인의 독특한 점도 소개한다. 집과 탈 것, 호텔에 대한 집착이 심하고, 관상학을 맹신하고, 여행을 즐겨했다고 하며, 소설에 반영한다. 집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8채의 집을 소유하였고, 여러 작품에 집에 대한 묘사가 상세하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과 같이 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은 기차에 대한 저자의 애착을 보여주는데 자동차만큼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시대상을 그려보며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1차대전에 여성들이 참전하였고, 그 공로로 여성참정권이 주어졌다. 군복무에서 남녀평등이듯 정치에서도 평등하게 된 것이다. 전간기(1차와 2차 세계대전 사이의 기간)에는 배급을 받으며 살았는데, 애거서의 미국 지인들이 구호물품을 보내주면 작은 파티도 하였다고 한다. 1차대전으로 망자를 만나고자하는 사람들이 늘자 심령술이 유행했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1차대전이 끝나가며 영국의 파워는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미국과 소련이 등장한다.

공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독학하여서인지 애거서의 문장력이 형편없다는 평가는 놀랍다. 그러나 소설에서 묘사한 것을 기반으로 미시사(국가의 역사가 아닌 인간 개인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사료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책 또한 애거서의 사람들과 사회에 대한 상세한 묘사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애거서의 여러 작품을 주제에 맞게 통합하기도 분해하기도 하면서 분석한다. 소설 외적인 요소인 애거서가 살았던 시대와 사회, 영국인들의 특성과 같은 주제에 맞게 작품을 바라보니 의외의 사실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 애거서의 자서전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소설만큼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저자의 삶은 또다른 작품과 맞먹는다.

애거서의 작품을 여러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애거서 팬이라면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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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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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너무나 행복해서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10)

19살. 이제 이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예쁜 외모의 마리는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올리비에를 사귄다. 예상 못한 아이를 갖게 되고 얼떨결에 결혼한다. 태어난 아이는 마리보다 예쁘다는 감탄을 자아낸다.

외모가 나보다 예쁘다는 이유로 엄마가 딸을 질투할 수 있을까? 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는 '여신'인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한다고 이해한다. 이상한 모녀관계다.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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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심장을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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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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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1947~ )은 1974년 <캐리>를 발표하며 성공적으로 작가활동을 시작한다. '공포의 제왕'이라 불릴 정도로 인간의 깊은 두려움을 자극하는데 탁월한 작가이다. 대중적인기뿐 아니라 문학성을 인정받는 작가로 수많은 상을 받았고, 작품의 영화화도 성공적이다. 이 책의 원제는 <If it bleeds>다.

책은 4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죽은 해리건씨의 무덤에 울리는 전화소리를 소재로 한 '해리건씨의 전화기', 미래의 어느 날 사방에서 나오는 척 크란츠 영상으로 시작하는 '척의 일생',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피가 흐르는 곳에', 장편소설을 쓰겠다는 집념의 작가가 외딴 곳에서 맞닥드리는 이상한 경험을 그린 '쥐'가 있다.

소설의 시간 배경이 최근이라 현실감이 있다. 아이폰이 등장하고 핏빗으로 맥박을 확인한다. 저자는 생활의 소소한 것에서 힌트를 얻어 소설을 쓴다는데 흥미롭다. 거리에서 드럼을 치는 남자를 보고 척을 상상했고, 묘지에서 전화벨이 울리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다 죽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리건씨 이야기를 썼다. 소설가가 이야기를 아주 새로운 창의성만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일상을 세심히 지켜보고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이 소설가인 것 같다.

무엇보다 '피가 흐르는 곳에'를 재미있게 읽었다. "피가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는 뉴스업계의 오랜 정설"(223)이라고 하듯 끔찍한 사고가 있는 곳에 먼저 도착하면 특종감이다. 사설탐정소를 운영하는 홀리는 중학교 폭탄테러 뉴스를 전하는 리포터에게서 이상함을 느낀다. 악마의 모습을 감추고, 오랜 세월 얼굴을 변화시켜가며 비극을 일으키고 이를 즐긴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폭탄 테러범의 얼굴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이방인'의 모습. 인간이 아닌 악의 화신. 미드 <그림>에 나오는 괴물들처럼 평상시는 일반 사람들과 똑같은 외모로 살고 있지만, 사실은 사람을 죽이는 괴물이라는 설정과 비슷하다. 피를 쫓는 살인자들. 비극을 즐기는 자들에 대한 응징이 흥미진진하다. SF같기도 하고, 딸을 조종하는 엄마와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는 홀리의 성장소설같기도 하다.

역시 4편의 단편을 읽으며 으스스하다. 죽음이 등장하고, 알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악과 싸우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악과 싸워 승리하기도 하지만 뭔가 찝찝함을 남긴다. 스티븐 킹의 최신작품이 궁금하다면 일독할 만하다.


*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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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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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쌓기 위한 독서가 아니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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