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에서 인간과 삶을 묻다 거인의 어깨에서 묻다 철학 3부작
벤진 리드 지음 / 자이언톡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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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인류의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 벤진 리드는 철학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는지를 IT기술과 연결하여 연구한다. 이 책은 그의 '자이언트톡(위대한 대화) 프로젝트'의 결과인 '거인의 어깨에서 묻다' 철학 3부작 중 하나이다.

기원전 발생한 힌두교와 예수, 무함마드와 같은 종교적 성인부터 동서양의 사상가와 철학자들 57인의 사유를 정리한다. 인간과 AI가 함께 한 작업하였다. 먼저 챗GPT, 제미니, 딥시크와 같은 AI가 방대한 자료조사와 초기 논점을 정리하였고, 연구원들이 지식의 파편을 연결하여 맥락을 만들고, 오류를 잡아내고, 쉬운 말로 바꾸는 작업을 하였다.

책은 16장으로 되어있다. 57인을 16개의 주제 아래에 배치해 각각의 사상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종교, 자유, 실존, 유전자, 윤리, 여성, 기술과 미래와 같은 철학적 주제 아래 여러 사상가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주장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각 장에는 요약본이 있어 읽기 전에 워밍업 할 수 있고, 다 읽고 나서 정리하기에 편하다. 또한 각 사상가의 주요저술을 간단히 소개해서 원한다면 독자가 확장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주제에 여러 명의 사상가를 묶어서 사상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완전한 존재로서의 여성에 대한 주제는 페미니즘 사상의 변화를 보여준다. 여성 스스로가 남성에게 사랑받기 위한 존재가 아닌 온전한 인간임을 주장한 울스턴크래프트(1759-1797)는 여성의 교육을 중시했다. 보부아르(1908-1986)는 울스턴크래프트가 주장한 여성의 교육뿐 아니라 경제적 자립을 통해 '만들어진 존재'로서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를 재창조하는 주체적 실존(350)'이 될 것을 주장했다. 앞의 두사람이 남성과 여성의 차별을 없애는 주장을 한 반면, 세지윅(1950-2009)은 이성애 중심주의에 비판하고 퀴어이론을 발전시켰다. 그녀에게 퀴어는 안정적이기보다 이동하고 변화하고 다양성을 지향하는 존재이다. 18세기와 20세기 21세기를 지나며 온전한 여성으로서의 권리찾기가 성을 초월한 존재의 권리찾기로 변화한다.

AI를 이용한 저서이므로 AI와 함께 살아갈 미래에 대한 사상가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기술과 미래에 대한 주제에 커즈와일(1948-)과 닉보스트롬(1973-)의 주장이 상반된다. <특이점이 온다>(2005)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커즈와일은 인간과 AI가 서로 융합될 것이라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닉보스트롬은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간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윤리적 질문을 지속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삶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인간보다 높은 지능을 가진 AI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미래는 두려울 수 밖에 없다. 이미 AI는 생활에 깊이 스며들고 있고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지만, 경계와 통제를 놓아서는 안된다.

짧게 정리한 철학사같은 느낌의 책이다. 한 사상가에 대해 약 3-4장으로 간단히 소개하고 있어서 깊이 있는 사상을 알기 어려우나 중요한 주장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다. 또한 하나의 주제 아래 묶인 사상가들의 주장이 서로 비슷한듯 다르게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하여서 가독성이 좋다. 철학사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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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식 사전 - 개념부터 실생활 활용까지, 꼭 알아야 할 AI 리터러시 50
김지현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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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AI 관련 책을 읽거나 올해에 나온 중국발 딥시크 뉴스를 들으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AI 용어에 당황한다. AI가 미래를 이끌어갈 산업이라고 하지만, AI관련 기업들의 상황이 국내외적으로 어떠한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산업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시기적절하게 나온책이라 반갑다.

이 책은 AI 관련해서 알아야할 개념 50가지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다. 지나치게 기술적으로 깊어지지 않고, 개념을 비롯해서 AI 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포괄해서 설명한다. 사전이라고 하지만 저자의 의견을 포함한다.

인공지능(AI)은 컴퓨터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기술이다. 인간의 뇌처럼 연산과 메모리 기능을 할 수있는 CPU, GPU, NPU, QPU가 개발되고, 머신러닝과 딥러닝 학습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모아 사용자가 원하는 문제에 해결안을 제시한다. 인터넷에서 벗어나 오감을 인식하는 AI모델을 기대한다. AI는 산업 전반에 이용되고 있는데,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기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디바이스에 활용되고 있다.

책 초반에 CPU, GPU, NPU, QPU를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용어가 정리가 된다. 이후로 반복되어 사용되므로 용어를 익히면 후에 이어지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CPU, GPU, NPU, QPU는 서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특화되어 작동된다.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는 연산처리를,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처리장치)와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처리장치) 는 AI 추론을, QPU(Quantum processing unit: 양자처리장치)는 더 정교한 예측과 추론이 가능하게 한다. QPU는 아직 불안정하고 오류가 커서 상용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AI산업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반도체에 관한 설명이 흥미롭다.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비디아나 TSMC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53%와 60% 정도인데, 우리나라가 잘하는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5%, SK하이닉스는 30%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중국의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지원으로 우리를 따라잡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 다음으로 3위에 올라선 SMIC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엔지니어를 적극 영입하는 중이라니 인재유출이 우려된다. 차세대 기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정책지원과 투자가 필수다.

유난히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과 투자를 강조한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이미 AI를 국가주도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쏟아붓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어, 인프라에 있어서 안정적이지만,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분야에서는 좀더 분발해야한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국가차원의 전폭적 지지가 필요해보인다.

기술관련 책이지만 어렵지 않다. AI에 관해 어느 정도 기본지식이 있다면 원하는 부분부터 읽어도 되지만, AI에 관해 산발적인 상식만 갖고 있다면, 처음부터 읽기를 권한다. 기본으로 알아야 할 것부터 차례대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 설명한 용어를 모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어야한다.

AI에 관련해 개념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주식투자를 위해 현재 AI산업의 상황이 어떠한지 파악하고 싶다면, 4차 산업혁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일독해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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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필독서 40 - 가치 투자부터 인덱스 펀드까지, 세계 주식 명저 4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8
차영주 지음 / 센시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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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투자자가 되려고 한다면, 최소한 10권 이상 깊이 있게 책들을 접할 것을 권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인사이트로, 대여섯 권을 넘어서는 순간 이전에는 제각기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렸던 산발적인 저자들의 주장 속에서 어느새 '하나의 이야기를 저마다 다르게 표현하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5

책은 6개의 챕터로 나누어 총 40권을 소개한다. 챕터1 '주식투자 클래식'은 주식투자 레전드들의 통찰력을, 챕터2 '주식투자 개론서'는 투자의 기본을, 챕터3 '성공하는 투자전략서'는 역사상 검증된 안전하면서 수익이 보장되는 전략을, 챕터4 '주식투자 산업. 종목 분석서'는 유망 기업과 산업을 선별하는 법을, 챕터5 '주식 매매 실전서'는 매매의 적절한 시기와 수익률 높이는 매매의 기술을, 챕터6 '주식투자 심리서'는 투자자들의 심리 이해와 나의 심리를 통제하는 법을 다룬 책들을 소개한다.

주식투자 필독서 중의 필독서인 주식투자 고전은 5명의 전설적인 투자 멘토들의 책이다.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스티그 브로더슨의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워런 버핏의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과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투자 특강>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는 주식투자의 스승이라고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의 요약본이다. 그레이엄은 감이 아닌 투자분석을 처음으로 도입하였고, 가치투자모델을 제시하였다. 이후 가치가 증가하는 기업과 동행하자는 버핏과, 기업가치와 시장의 괴리를 활용한 린치, 가치와 주가의 관계를 '산책하는 강아지'에 비유한 코스톨라니의 투자법에 영향을 미쳤다. 싼 종목을 발굴해 배싸게 매도하되 일시적 주가하락마다 매수하는 '공격형 투자자의 적극적 투자법'은 현재의 일반적 투자법이다.

야마구치 요헤이의 <현명한 초보 투자자>는 투자 초보자를 위한 실용성 있는 책이다. 기업을 선택하고 분석하는 법을 7단계로 나누어 순서대로 설명한다. 좀더 자세한 내용이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요헤이의 책을 찾아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불안한 심리에 휘둘리지 않고 좀더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조엘 그린블라트의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이 좋겠다. 통계학과 수학에 근거한 퀀트투자의 시초로, 기업의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룰을 산출해 점수를 주고 합산점수 상위 기업에 투자하고, 1년 단위로 리밸런싱한다. 마이클 에들슨의 <내 돈을 지키는 안전한 투자법(Value Averaging) >은 대박 확률은 낮지만 적절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적립식 투자법을 제안한다. 코스트 애버리징효과는 주가의 변동에 따라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목적 자금을 일정기간 투자 후 성취하면 매도한다. 목표를 이룬 후 주가가 하락하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존 보글은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에서 개별기업분석이 어렵다면, 종합지수와 연동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한다. 펀드의 수익률에는 '회귀법칙'이 존재해서 지나치게 올랐으면 내려가고 내려갔다면 올라온다. 그러나 이는 미국시장처럼 우상향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박스권에 갇혀있는 한,중,일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30년간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한 저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읽으면 좋을 필독서 40권을 선택해 자신의 조언을 담았다. 투자 대가 별로 공통점도 있지만 강조하는 투자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어느 것이 나에게 맞을지 생각하면서 추후에 원전을 찾아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주식투자 초보라면 책에 등장하는 용어를 익히느라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투자를 하고 있다면 자신의 투자방식이 어느 한 곳에 쏠려 있지는 않은지, 다른 시도를 해보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체크하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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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턴 숲의 은둔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4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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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웨일스 슈루즈베리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수도원에서 허브밭을 가꾸는 수사 캐드펠은 추리로 범인을 알아낸다.

루렐 집안의 영주가 죽자 수도원에서 수학하던 아들 리처드는 어린 나이에 영주가 된다. 문제는 영토 확장에 욕심이 있는 할머니가 손자를 이웃하는 영지의 힐트루드와 결혼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20대의 힐트루드는 약혼자를 잃은 여인으로 10세인 리처드에게는 나이가 너무 많은 상대이다. 한편 에이턴 숲에는 은자와 심부름꾼 히아신스라는 젊은이가 거처 중인데, 히아신스는 어느날 부상당한 삼림감독관 에일먼드를 구해주고 그의 딸 에넷에게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마을에는 도망친 농노를 찾아 영주 드로고 보시에가 들어오지만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해 죽고, 리처드는 사라진다. 과연 사라진 리처드는 나이 많은 여인과 결혼하게 될 것인가, 히아신스는 애틋한 사랑을 이룰 것인가, 보시에의 농노는 어디로 간 것인가.

물질적 탐욕은 불행과 살인을 부른다. 어린 손자를 이용해 땅을 늘리려는 할머니의 욕심, 돈이 되는 재주를 가진 도망간 농노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쫓는 영주, 훔친 물건을 지키기위해 신분이 노출되자 살인을 택하는 범인은 오로지 물질에 눈이 멀어 있다. 반면에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온 충성스러운 가신과, 진실한 사랑을 찾은 남녀와, 영주라고 봐주지 않는 휴의 공정한 수사는 인간을 더 중시한다.

등장인물 중에 농노나 하인에게 잔혹하게 대하는 영주들의 태도가 놀랍다. 자신의 말을 잡아 주는 마부의 손을 이유없이 채찍으로 때리고, 하인이 잘못하면 살가죽을 벗겨준다고 위협한다. 영주는 농노의 땅을 빼앗거나, 돈이 되는 재주를 가진 농노에게 정당한 댓가를 주지 않고 중간에 돈을 떼먹는다. 농노를 인간이 아닌 자신의 재산의 일부라 여기는 듯하다. 중세 농노의 삶이 고달파 보인다.

다른 작품에 비해 이 작품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기까지가 꽤 길다. 폭풍전야의 느낌도 있지만, 다른 작품에 비해 조금 늘어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에 수사로 변장한 은자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관련된 사건들이 풀리는 반전이 매력적이다. 캐드펠 수사의 추리와 비밀을 알면서도 끝까지 지켜주고, 의문의 인물의 정체를 꿰뚫고 치료해주는 모습이 인간적이다.

중세의 사회상을 새롭게 알아가면서 캐드펠 수사의 여유있는 추리에 감탄하며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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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 편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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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가 달라지고 자연환경이 다르니 인문환경도 달라지죠(33)."

유튜브로 먼저 알게 된 두선생의 책이다. 지도를 그려놓고 세계사를 쉽고 유머러스하게 설명한다. 어디에 위치하는지 몰랐던 국가나 지역의 이름을 첫 글자만 따서 외우는 법을 시연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다. 책은 어떨지 기대된다.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동양편>은 중국을 시작으로, 이웃한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와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아우른다. 남아시아는 인도아대륙의 국가들을 말하고, 중앙아시아는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들이다. 각 지역의 자연지리와 역사, 인문지리를 설명하고,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한 페이지로 요약정리한다.

중국과 한국 일본은 근대화를 거치며 개도국 상황에서 벗어났지만,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중앙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열강의 간섭과 식민지 정책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분쟁중이거나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든 등장하는 영국의 잔혹하고 치사한 처사는 영국이 절대 신사의 나라가 아님을 보여주면서 세계는 철저히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인도아대륙의 파키스탄과 네팔, 방글라데시는 종교적 문제로 여전히 분쟁이 끊이지 않고, 중앙아시아도 영국과 미국, 소련의 싸움에서 피해를 입고 아직도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필리핀은 과거 식민지 플랜테이션을 청산하지 못하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그 주인을 넘겨주고 있다. 식민지 시대가 끝났는데도 다양한 이유로 개혁하지 못하는 국가들의 상황이 안타깝다.

우리 민족이 만주에서 왔다는 사실이 새롭다. 고조선, 고구려, 부여, 발해가 만주에 있었고, 남하하면서 한반도에 정착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우리가 만주에서 왔다는 사실은 낯설까. 만주의 재발견이다. 춥다고만 생각한 만주가 곡창지대였고, 요하 하류에는 늪지대가 있어 고구려가 강력한 수.당의 대군을 무찌를 수 있었다. 만주에는 거란, 선비, 부여, 고구려, 말갈, 여진 등의 다양한 사람들이 살았는데, 전성기 고구려는 북쪽유목지대와 동쪽 수렵지대를 제외하고 만주를 직접 지배했다. 고려의 요동정벌이 만주를 회복하기 위함이었고,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도 만주를 향해 가다 돌아온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옛땅이었던 요동이 우리의 것이었음 하는 바램이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겠다.

순수혈통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중국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순수 한족 혈통은 사라지고 이민족과 융화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발전시켰다. 선비족이 수와 당을 세웠고, 몽골족이 원을, 만주족이 청을 세웠고, 이 모두 중국의 역사이다. 현재의 중국영토는 만주족인 청나라가 한족의 중국본토에 만주, 몽골, 신장위구르, 티베트의 유목세력의 땅까지 확장하여 넘겨준 것이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이 어리석다. 미국은 원주민인 네이티브 어메리칸의 땅을 뺏으며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이다. 먼저 도착한 이민자가 나중에 온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미국의 발전에 반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융화시키면서 발전을 이루어온 인류의 역사를 볼 때 트럼프의 정책은 역사의 흐름을 돌리려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역사의 흐름이 육로에서 해로로 바뀌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한때 육로를 횡단하며 세계를 제패했던 몽골이 현재에 이르러 내몽고는 중국에게 빼앗긴 채 외몽고만 독립한 상태이다. 육지세력보다 해양세력이 강해지는 시기로 바뀐 것이다. 대륙 끝에 있던 영국과 일본이 근대 이후 제국으로 급부상한다. 지금까지도 해상의 힘은 중요해서 중국은 센카쿠열도(다오위다오)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두고 관련국들과 분쟁중이다.

이 책은 철저히 읽는 사람이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애쓴 책이다. 지도를 펴면, 자연환경 때문에 만들어진 국경과 사람이 모여살게 만드는 평야와 물이 한눈에 보인다. 그 위에 사람들이 정착하거나 떠돌면서 공통의 문화를 만들거나 다른 땅을 침입을 해서 영토를 확장하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기후변화까지 고려한다면 북쪽 사람들이 왜 남하하게 되었는지를 외우려하지 않아도 이해된다.

학교에서 하는 세계사 교육도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크게 대륙을 땅과 물로 나누어 지리적 배경을 설명하고,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은 물론, 문학작품에 나온 배경을 들어 학생들이 해당지역을 친숙하게 느끼고 이해하기 쉽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현재의 우리가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스스로 가늠할 수 있다.

여러 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동양사에 관심이 있다면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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