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 편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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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기후가 달라지고 자연환경이 다르니 인문환경도 달라지죠(33)."

유튜브로 먼저 알게 된 두선생의 책이다. 지도를 그려놓고 세계사를 쉽고 유머러스하게 설명한다. 어디에 위치하는지 몰랐던 국가나 지역의 이름을 첫 글자만 따서 외우는 법을 시연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다. 책은 어떨지 기대된다.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동양편>은 중국을 시작으로, 이웃한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와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아우른다. 남아시아는 인도아대륙의 국가들을 말하고, 중앙아시아는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들이다. 각 지역의 자연지리와 역사, 인문지리를 설명하고,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한 페이지로 요약정리한다.

중국과 한국 일본은 근대화를 거치며 개도국 상황에서 벗어났지만,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중앙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열강의 간섭과 식민지 정책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분쟁중이거나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든 등장하는 영국의 잔혹하고 치사한 처사는 영국이 절대 신사의 나라가 아님을 보여주면서 세계는 철저히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인도아대륙의 파키스탄과 네팔, 방글라데시는 종교적 문제로 여전히 분쟁이 끊이지 않고, 중앙아시아도 영국과 미국, 소련의 싸움에서 피해를 입고 아직도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필리핀은 과거 식민지 플랜테이션을 청산하지 못하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그 주인을 넘겨주고 있다. 식민지 시대가 끝났는데도 다양한 이유로 개혁하지 못하는 국가들의 상황이 안타깝다.

우리 민족이 만주에서 왔다는 사실이 새롭다. 고조선, 고구려, 부여, 발해가 만주에 있었고, 남하하면서 한반도에 정착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우리가 만주에서 왔다는 사실은 낯설까. 만주의 재발견이다. 춥다고만 생각한 만주가 곡창지대였고, 요하 하류에는 늪지대가 있어 고구려가 강력한 수.당의 대군을 무찌를 수 있었다. 만주에는 거란, 선비, 부여, 고구려, 말갈, 여진 등의 다양한 사람들이 살았는데, 전성기 고구려는 북쪽유목지대와 동쪽 수렵지대를 제외하고 만주를 직접 지배했다. 고려의 요동정벌이 만주를 회복하기 위함이었고,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도 만주를 향해 가다 돌아온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옛땅이었던 요동이 우리의 것이었음 하는 바램이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겠다.

순수혈통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중국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순수 한족 혈통은 사라지고 이민족과 융화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발전시켰다. 선비족이 수와 당을 세웠고, 몽골족이 원을, 만주족이 청을 세웠고, 이 모두 중국의 역사이다. 현재의 중국영토는 만주족인 청나라가 한족의 중국본토에 만주, 몽골, 신장위구르, 티베트의 유목세력의 땅까지 확장하여 넘겨준 것이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이 어리석다. 미국은 원주민인 네이티브 어메리칸의 땅을 뺏으며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이다. 먼저 도착한 이민자가 나중에 온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미국의 발전에 반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융화시키면서 발전을 이루어온 인류의 역사를 볼 때 트럼프의 정책은 역사의 흐름을 돌리려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역사의 흐름이 육로에서 해로로 바뀌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한때 육로를 횡단하며 세계를 제패했던 몽골이 현재에 이르러 내몽고는 중국에게 빼앗긴 채 외몽고만 독립한 상태이다. 육지세력보다 해양세력이 강해지는 시기로 바뀐 것이다. 대륙 끝에 있던 영국과 일본이 근대 이후 제국으로 급부상한다. 지금까지도 해상의 힘은 중요해서 중국은 센카쿠열도(다오위다오)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두고 관련국들과 분쟁중이다.

이 책은 철저히 읽는 사람이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애쓴 책이다. 지도를 펴면, 자연환경 때문에 만들어진 국경과 사람이 모여살게 만드는 평야와 물이 한눈에 보인다. 그 위에 사람들이 정착하거나 떠돌면서 공통의 문화를 만들거나 다른 땅을 침입을 해서 영토를 확장하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기후변화까지 고려한다면 북쪽 사람들이 왜 남하하게 되었는지를 외우려하지 않아도 이해된다.

학교에서 하는 세계사 교육도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크게 대륙을 땅과 물로 나누어 지리적 배경을 설명하고,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은 물론, 문학작품에 나온 배경을 들어 학생들이 해당지역을 친숙하게 느끼고 이해하기 쉽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현재의 우리가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스스로 가늠할 수 있다.

여러 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동양사에 관심이 있다면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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