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순례길 여행
이준휘 지음 / 덕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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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순례의 사전적 의미는 예를 갖춰 의미 있는 곳을 돌아보는 행위를 총칭한다. (중략) 이 말에는 물이 흘러가듯 천천히 주의를 둘러본다는 순행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 순례라 하면 종교 성지를 돌아보는 성지순례를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우리가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성지는 종교라는 틀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4)."

책은 4부로 되어있다. 녹색 순례길, 마을 순례길, 역사 탐방 순례길, 종교 성지 순례길이다. 자연과 사람과 역사와 종교의 주제를 가지고 50개의 순례길을 소개한다.

자연 순례길에서 인상적인 곳은 주상절리와 람사르 습지이다. 겨울 한철에만 공개되는 한탄강 물윗길의 주상절리는 사진만으로도 이미 장엄하다. 화산이 남기고 간 돌기둥 모양의 석주가 다발을 이루는 장관은 제주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한탄강을 따라 현무암 절벽, 주상절리, 폭포가 형성되어 장관을 이루는 것은 의외의 장소에서 예상하지 못한 풍경을 대하는 듯하다. 임꺽정이 숨어들었다는 고석정부터는 현무암에서 화강암 계곡으로 전환해서 또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내륙습지인 우포늪은 주변 5개의 습지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호수를 따라 한바퀴 돌아보는 트레일(8.4km)에서 텃새, 철새, 갈대와 억새, 사초와 같은 생물들을 볼 수 있다. 우포늪에서만 볼 수 있다는 세계적인 희귀조 따오기 역시 볼 수 있다니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부산의 영도 절영해안산책로는 피난민이 만들어낸 마을로 인상적이다. 일제시대 조선중공업회사가 생기자 전국의 노동자가 이 섬에 모여 살았고, 6.25전쟁에는 피난민이, 제주 4.3사건에는 제주도 사람들이 들어와서 지금도 해녀촌이 있다. 현재는 관광객으로 상업시설만 있고, 이 마을에 사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은 좀 쓸쓸하다. 마을을 내려와 바다를 보며 걷다가 해녀촌에서 석양을 보면 좋을 코스이다.

도전적인 코스인 봉정암 순례길은 고행의 길이다. 하루 42,997보로 책에 수록된 코스 중 가장 많이 걸어야하는 이 길은 10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 중 2시간은 최고 난이도 코스이다. 내설악 백담사에서 해발 1,242m에 있는 봉정암까지는 한국 불교의 대표적 순례길 중 하나인데, 봉정암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사리탑이 있기 때문이다. 봉정암 순례길은 두 개의 코스가 있는데, 비교적 쉬운 수렴동계곡코스와 아주 험한 오세암 코스이다. 오세암에는 매월당 김시습과 만해 한용운의 자취가 남아있다. 저자는 수렴동계곡 코스로 가서 오세암 코스로 내려왔는데, 체력에 따라 1박2일 혹은 수렴동계곡 코스 왕복을 권한다.

책의 구성이 가보고 싶도록 만든다. 먼저 해상도 좋은 사진들이 4계절의 장관을 보여준다. 주로 푸릇한 여름 사진이 많지만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 풍경도 감탄스럽다. 무엇보다 각 순례길의 첫 페이지에 소요시간과 몇 보를 걸으며, 고강도 운동이 포함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서 각 순례길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뒷 부분에는 서울에서 가는 법과 갈만한 식당 안내는 물론, 출발에서 도착까지의 경로 지도까지 모두 유익하다. 특히 '탐방가이드'에서 해설사나 투어버스와 같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는데, 그 지역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하기 위해 꼭 참고할 부분이다. 추가적인 자료를 검색하지 않아도 될 만큼 완벽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정성스럽게 잘 만든 책이다. 국내 걷기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보기 쉽고 알기 쉽게 제공한다.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도록 코스 설명과 주의사항, 참고사항을 알려주고 있어서 이 책 한 권이면 바로 출발할 수 있다. 자연과 역사, 종교에 관한 서사가 있는 길을 걸으며 생각하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참고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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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오치 케이타 지음, 이영란 옮김 / 성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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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나오는 잔혹한 범죄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의외로 덤덤한 표정을 지으면 더욱 두렵다. 평범한 우리의 이웃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인데 왜 이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을까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한 책이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 범죄 심리학의 기초, 2장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심리, 3장 성범죄 심리, 4장 DV(가정폭력), 학대의 심리, 5장 다양한 범죄 심리이다. 총 56개의 질문과 답으로 되어있는데, 왼편은 글씨이고 오른 편은 그림이다. 분량이 127쪽밖에 안되는 얇은 책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범죄심리학은 범죄자의 행동이나 심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좀더 깊이 들여다 보면, 왜 범죄자가 되는지 연구하는 '범죄원인론', 심리학을 응용해 범인을 체포하는 '수사심리학', 재판에서 응용하는 '재판심리학', 범죄자의 갱생을 연구하는 '교정심리학', 효과적인 범죄예방대책을 세우는 '범죄예방심리학'과 같이 분야가 다양하다. 범죄의 원인을 파악- 수사-재판-갱생-예방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이 책에서 다룬다.

범죄와 관련이 큰 것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다. 이 호르몬은 공격성과 관련이 있는데, 여성과 남성 공히 농도가 높을수록 폭력적이다. 그러나 이 호르몬이 소방관의 용감함과도 관련있고,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 농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범죄의 원인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다양한 요인이 합쳐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살인의 3대 동기를 금전, 연애, 원한으로 본다. 드라마나 추리소설의 형사들이 범인의 주위 인물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이 세가지 질문인 이유이다. 일본의 경우 가족에 의한 살인이 가장 많다고 하는데 나라마다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명은 없어 아쉽다.

의외의 사실도 많이 알게된다. 보통 목격자의 증언을 듣고 범인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 몽타주로 완성하는 것보다 정확하다. 몽타주는 다양한 인물의 얼굴 부위를 조합하여 범인의 얼굴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여러 얼굴을 보게 되므로 본래 얼굴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릴 때 학대받은 아이가 커서 아이를 학대하는 '학대의 연쇄'는 사실이 아니다. 학대가 일어나더라도 그 원인은 과거의 학습에서라기 보다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크다. 그리고, 도둑은 부자집보다 쉽게 잡히지 않을 집을 고른다. 주민끼리 서로 잘 알고 이웃과 사이가 좋은 지역은 범행을 저지르기 쉽지 않은 장소이다. 외부 창문에 철창이나 보조 자물쇠를 다는 것이 빈집털이 대책에 효과적이다.

범죄심리학을 깊이 있게 읽기에는 아쉬운 책이다. 질문에 대한 간결한 답과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볍게 읽기에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 심리에 대해 일반인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나 새롭게 알게되는 사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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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엘레나 아르마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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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인 빨간색 하이힐과 원피스의 여인과 검은색으로 차려입은 남자가 춤을 추고 있는 책 커버는 도발적이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로맨스라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열광한 소설일지 벌써 궁금하다.

뉴욕에서 일하는 리나는 고향 스페인에서 하는 언니의 결혼식에 함께 갈 남자친구가 필요하다. 전남친이자 첫사랑인 다니엘이 신랑의 형으로 들러리를 서는데, 상처입은 리나에 반해 그는 이미 약혼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사는 듯하다. 그러한 그 앞에 애인도 없이 나타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당장 애인을 구해야하는데, 평소 앙숙처럼 지내는 에런이 그 역할을 해주겠다고 자처하며 나선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걸까?

줄곧 리나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에런이 리나에게 마음이 있다는 증거는 초반부터 여러 번 등장하는데, 리나는 눈치채지 못한다. 리나가 가는 곳에 에런이 불쑥 나타나고, 리나가 서류를 볼 때는 형광펜으로 표시하며 읽는다며 이메일을 굳이 프린트 해서 가져다주기도 한다. 리나가 정말 무딘 사람이거나, 에런을 정말 싫어해서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에런의 매력이 넘쳐 난다. 스페인 가족들의 시끌벅적하고 지나친 관심에도 점잖게 잘 맞추는 태도가 신사답다. 리나의 첫사랑 다니엘에 대한 리나의 상처를 이해하고 분해하는 모습도 따뜻하다. 표현하지 않지만 뒤에서 리나를 엄청 챙기고 눈을 떼지 않는 진지한 남자이다. 슈퍼맨과 같이 키가 크고 검은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외모도 한 몫한다.

사랑의 세포를 깨우는 로맨스 소설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남자, 완벽한 외모를 가진 남자가 회사에서는 로봇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냉혈인간처럼 차갑지만, 마음을 열면 그 자상함과 따뜻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이미 시작된 에런의 사랑을 리나가 깨달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서로에게 빛나는 사람이 되는 것. 그렇게 스페인 사랑 사기극은 진심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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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프로젝트 - 눈부신 ‘나’를 발견하는 특별한 순간
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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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데미안>(1919년)에 관한 강의를 해왔고, 더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평생 데미안을 사랑한 저자의 작품 분석은 물론 현실과 이어지는 연결이 매력적인 책이다.

"당신도 언젠가는 '상처입은 치유자'가 되어 누군가의 고통받는 영혼을 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10)."

데미안은 어떤 존재일까? 누군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손 내밀어 주는 구원자이기도 하면서, 깊은 내면의 자기를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이기도 하고, 마지막에 도달하는 내면 깊은 곳의 자기이기도 하다. 칼 융은 인간이 사회화된 에고의 가면을 벗고, 깊이 들여다보면 보이는 내면의 셀프를 찾는 과정으로 표현하고 이를 개성화라한다. 사회화된 에고에서 무의식의 셀프에 도달하는 것이다. 남과 같아지려 하지말고 자기다움을 추구해야한다. 상처받은 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는데, 보통의 사람들은 에고의 껍질을 깨지 못하고 자신의 상처에 갇혀버린다. 셀프에 도달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셀프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가 될 수 있다.

싱클레어가 에고에서 셀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안내자가 되어주는 사람은 여럿이다. 먼저 크로머의 협박에서 구해준 데미안, 술을 마시고 방황하는 싱클레어를 정상으로 돌아오게 한 베아트리체, 아프락사스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통해 싱클레어가 자신의 알을 깨도록 도움을 준 피스토리우스,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여인인 에바 부인이다. 안내자의 도움으로 내면의 자기에 가까이 간 싱클레어는 동급생 크나우어의 자살을 막아주며 그를 구원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카인과 아벨에 관한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동생을 죽인 카인은 악이며 아벨은 선이다. 그러나 데미안은 카인이 뛰어난 존재이고 사람들이 이를 두려워했기 때문에 '카인은 사악하고 아벨은 선량하다'고 꾸며댔다고 설명한다. 아벨은 사회화가 된 인물이고, 카인은 개성화의 인물이다. 아벨은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하는 인물이고 카인은 이를 부정하는 인물이다. 선과 악을 합일시킨 전체성의 신인 아프락사스란 고정관념과 틀을 깨는 과정이고 성경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징으로 이해한다.

주위에 데미안과 같이 나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거나 안내해 줄 사람이 없다면, 책을 찾으라는 조언이 인상적이다. 또한 내가 데미안이 되려고 노력하면서도 크로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하고, 남에게 두려움을 주면 안된다고 당부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심리학과 성경을 기본으로 분석하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쓰고, 독자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당신에게 데미안은 누구인가? 당신은 누구에게 데미안이 되어주었는가? 자기를 찾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돌보고 치유된다. 다시 <데미안>으로 돌아가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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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플랜3 - 전기차에서 AI, 우주를 담은 마스터플랜의 현주소
이진복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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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드래곤이 인천공항에 사이버 트럭을 타고 와서 이슈가 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않은 상태였고, 일반 승용차가 아닌 픽업트럭인데다, 전신 메탈과 유리로 이루어진 외관이 미래의 차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사이버 트럭은 미국에서 2024년에 출시되었고 이는 전기차 라인을 확장하려는 테슬라의 두 번째 마스터 플랜의 실현이다. 지금까지 일론 머스크의 기행과 돌출 행동은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계획을 차근히 진행하는 추진력은 믿음을 준다. 그의 세 번째 플랜이 궁금하다.

책은 3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1부 일론 머스크는 다 계획이 있었다, 2부 일론 머스크의 계획이 남다를 수 있었던 이유, 3부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계획: 로봇, AI부터 터널, 우주까지이다. 일론 머스크의 마스터 플랜과 다른 계획들에 대해 설명한다.

머스크의 마스터 플랜은 2006년에 시작하여, 2016년에 두 번째, 2023년에 세 번째로 발표되었다. 세 번째 마스터 플랜에서 머스크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한다. 그의 모든 계획은 기후변화를 막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하는 기본 생각에서 출발한다. 머스크는 전기차에서 태양광발전 시설, 로봇, 배터리, AI, 우주개발까지 최첨단 미래산업을 이끌고 있다.

머스크의 강한 추진력을 목표를 정하고 성취하는데 있다. 목표는 단계별로 현실화 가능하고 구체적이므로 실행은 시간문제다. 문제나 장애물은 기술력과 인재를 통해 보완한다. 머스크의 성취에 대한 집념은 대단하다. 그의 플랜은 1,2 단계에서 전기차에 집중되어 있다면 3단계에서는 재생 에너지의 생산과 저장, 판매를 포괄한다. 또한 전기차 관련하여 이를 활용한 다른 플랜으로 로봇과 우주개발까지 확장하고 있어서 전 세계 인재들을 다 끌어모으는 것이 아닌가싶다. 플랜을 성취하기 위해 일반인과는 다른 생각의 전환과 확장 통해 모든 공정을 내재화하는 독창적인 경영방식을 보여준다.

내재화는 이 책의 키워드 중 하나이다. 무엇이 되었든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다. 전통 자동차 업계의 부품업체 수급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머스크는 차체에 들어가는 부품수를 혁신적으로 줄이고 대부분을 개발해서 사용한다. 공장에서 일할 사람 조차 로봇을 개발해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맡김으로서 효율을 극대화한다. 우주사업도 엔진부터 발사체, 우주선까지 직접 만든다. 테슬라의 혁신으로 표준이 생기고, 생산가를 낮추어서 저가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생각의 전환없이는 내재화가 불가능하다. 머스크는 고정관념을 깨는 일부터 시작한다. 자율주행을 위해 인간의 뇌를 모방한다. 인간의 눈처럼 외부상황을 카메라로 받아들여 인간의 뇌처럼 AI가 판단하게 한다. 출퇴근에만 사용하는 차를 활용해 이익을 내겠다거나, 로봇에게 공장의 단순반복적인 일을 맡기고 사람은 관리만 한다거나, 로켓의 추진체를 재사용한다거나하는 것이 생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통 기업들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내서 최대의 효율을 위한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머스크의 생각은 낯설다.

하나의 비즈니스를 여러갈래로 활용하는 것도 머스크의 특기로 보인다. 전기차에서 자율주행을 위해 인간의 뇌라고 할 수 있는 '뉴럴넷'을 개발하는데, 이를 다시 공장의 로봇에 활용한다. 그리고 인지-판단-제어가 가능한 옵티머스 휴머노이드를 만들어 가정에 보급한다. 다른 기업에 외주를 주었다면 이렇게 자유자재로 활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집안의 테슬라봇과 자율주행되는 전기차의 AI가 서로 교신하고, 사무실에서 챗봇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지하 도로를 만드는 굴착사업은 물론, 정부지원으로 우주개발 사업까지 진행 중이다. 현재 테슬라의 경쟁사는 전통자동차제조업체가 아니라 빅테크 기업이다. 차제조업체들이 이해할 수 없는 스케일의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할 준비가 되어있다. 마스터 플랜3에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에너지 사업계획이 성공하고, 그 이후 완전자율주행, 화성 이주민 계획과 같은 계획이 성공한다면 머스크의 경쟁자는 찾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동시에 진행하는 머스크의 업무 스케일에 놀라울 뿐이다.

정말 쉽고 재미있게 쓴 책이다.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딱 들어맞는 비유를 통해 어려운 개념을 이해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머스크의 계획과 성취하는 과정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체에 경이적인 숫자와 그래프를 잘 구성하였다.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머스크의 추진력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한 기대해볼만하다. 테슬라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할 책이다. 강추한다.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팬으로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테슬라의 자동차가 저렴하고 훌륭하기 때문만이 아닐 겁니다. 제품 기저에 자리하고 있는 기술적 혁신을 통해 기후 변화를 막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든다는 진심어린 비전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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