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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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1954~ )는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로 국제금융, 거시경제, 재건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개발도상국의 거시경제 정책과 경제개발 이론에 대해 연구했고, 러시아, 폴란드, 몽골, 슬로베니아와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체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하는데 자문역할을 했다는 이력이 독특하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IMF가 우리나라에 내린 고금리 처방을 강력히 비판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지리, 기술, 제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류의 세계화 변천을 7시대로 구분하여 서술한다. 일반적인 역사시대 구분인 선사-고대-중세-근대-현대의 5시대로 구분하지 않고, 7시대로 구분하는데, 구석기-신석기-기마-고전-해양-산업-디지털 시대이다. 청동기 시대를 기마시대로 표시하였는데, 말을 수단으로 인류가 세계화하였음을 설명한다.

각 시대별 특징을 살펴보자. '구석기시대'는 호모사피엔스들이 처음 아프리카에서 나와 이동하기 시작한 최초의 세계화이다. '신석기시대'는 농업 기술의 세계화가 '행운의 위도(북위25-45도)에서 발달하였고, '기마시대'는 말을 타고 이동하고, 전쟁하고, 넓은 지역을 통치하는 수단의 세계화가 진행되었다. '고전시대'는 로마제국과 한나라처럼 제국들의 정치가 시작되었으며,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이 교류하기 시작하였다. '해양시대'에는 5대양으로 진출한 구세계가 신세계와 연결되는 시대이고, '산업시대'는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과 2차대전후 강력해진 미국이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시대다. 현재 21세기는 '디지털 시대'로 다양한 국가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인류의 행복을 위해 글로벌 차원의 공동목표를 세우는 세계화가 필요한 시대이다.

저자의 기본적인 생각은 인류는 한 지역에 조밀하게 모여있을 때 혹은 서로 교류가 활발할 때 가장 발달된 문명을 유지한다는 점인데 설득력있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보호주의의 실패는 이러한 사실을 증명한다. 현재 보호주의를 고수하는 몇몇 국가의 흥망을 예견할 수 있다.

미래는 어떠해야할까? 현재 디지털시대는 소수 기술을 가진 층의 부의 독점이 우려된다. 부의 분배는 교육과 세제혜택과 같은 제도를 통해 잘 정착되어야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행복만족도가 높은 북유럽국의 '사회적 민주주의'의 도입도 바람직해보인다. 유엔이 새롭게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규모(생산량*인구수)가 커지는 새롭게 부상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유엔 상임이사국에 포함시켜야한다든가, 안전보장이사회에 아프리카의 큰 나라인 나이지리아를 넣어야한다고 주장하는데 일리가 있어뵌다. 파워가 줄어드는 과거의 선진국보다 새로운 파워의 일원을 결정권자로 받아들여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지리, 기술, 제도의 주제로 설명하고 있어 기존의 왕조중심 역사서와는 사뭇 다르고 참신하다. 방대한 자료와 도표와 지도는 거시적인 관점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게 해준다. 다양한 측면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해주는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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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국부론 - 번영과 상생의 경제학 리더스 클래식
이근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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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페이지가 넘어가는 원서를 읽기 전에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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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어책 읽기의 기적 - 혼자서도 영어책 술술 읽는 아이로 키우기
미쉘 지음 / 넥서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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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추천하는 수준별 원서 500권 리스트. 엄마표 영어학습에 실질적인 도움 많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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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자오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8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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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1933-)는 첫 장편소설 <과수원지기>(1965)로 포크너 상을 받으며 비평계의 관심을 받았으나 대중에게는 외면당한 작가였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저술한 이 책 <핏빛 자오선(Blood Meridian)>은 매카시가 1976년 텍사스 주 엘패소로 이주한 후 발표하였는데, 서부장르 소설의 수작이자 본격적으로 문학적 명성을 안겨 주었다. 국경삼부작(모두 다 예쁜 말들 1992, 국경을 넘어 1994, 평원의 도시들 1998)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5)를 비롯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드>(2006)가 있다.

자오선(meridian)은 사전적으로 여러 의미가 있다. 천구의 북극과 남극 및 관측자의 천정(zenith)을 잇는 대원이다. 시간적으로 자시는 밤12시와 오시는 낮12시를 의미한다. 지리학적으로 자오선은 경도와 일치한다. 소설 속 자오선은 무슨 의미일까? 주인공 소년이 고향 테네시에서 시작하여 부대를 따라 서부로 이동하며 지나는 경도일 수도 있고, 태양이 작열하는 낮 12시일 수도, 학살과 같은 전투를 끝내고 모닥불에 둘러앉은 밤 12시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핏빛으로 물든 자오선이다. 소년의 이동에 따라 많은 인디언과 멕시코인, 백인들이 죽고 죽이며 피로 물들이는 땅을 의미하지 않을까.

책은 1846년 미국-멕시코 간 전쟁이 끝난 직후 벌어진 실제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인디언의 머리가죽을 사냥하는 부대와 멕시코 원주민, 인디언과의 대결을 그린다. 14살에 가출한 소년을 둘러싸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대장 글랜턴, 미주알고주알 아는 게 많고 5개국어를 구사하는 악랄한 판사를 중심으로 초반부터 소년과 함께 하는 토드빈과 그나마 인간미 있는 전직신부 토빈, 인디언을 잡기 위해 이용하는 델러웨어 인디언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하나의 목적으로 움직인다. 인디언의 머리가죽을 벗겨 주지사에게 팔아 돈을 버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하는데 매우 문학적이다. 간혹 반페이지 이상 노을을 묘사하고 산과 사막을 묘사하는데 은유와 비유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안에 위치한 인간들의 행태란 추악하기 그지 없다. 서로 죽이고, 머리 껍질을 벗기고, 싸우고 총질을 한다. 아름다운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폭력적인 인간의 행동이 더 강조된다.

멕시코 땅에서 백인들이 벌이는 인디언 사냥이 공식적으로 금지되면서 소설은 끝을 맺지만 살아남은 사람들도 몇 없다. 성장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소년의 심리적 갈등과 성숙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 역사소설이라고 보는 것이 더 가까울 것 같다. 지금은 미국령이 된 구 멕시코 땅을 가면 원주민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소설에 언급되는 어도비양식은 산타페나 푸에블로에서 볼 수 있는데, 황량한 땅에 붉은 색 흙으로 지은 집을 보며 소설의 시대 배경을 그려볼 수 있다.

독특하게도 여늬 소설과는 다른 형식을 발견할 수 있다. 챕터가 시작할 때마다 여정이나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단어를 순서대로 적는다. 목차와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이동 코스를 정리한 느낌이기도 하다. 대화체에 따옴표가 없다. 눈치채는 것은 줄바꿈이다. 읽다보면 익숙해지지만 처음에는 좀 의아하다.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몰입도가 꽤 좋은 책이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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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자오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8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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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에 끼어 피처럼 붉게 작열하며 숯이 되어가는 적들의 두개골에서 자신의 운명이라도 읽듯 인디언들은 가만히 모닥불을 바라보았다."(385)

지금까지 백인들의 인디언 사냥이 주였다면 이번에는 인디언들의 반격이에요. 대장인 글랜턴이 당하다니 조금 의외였습니다. 지금까지 저질러온 글랜턴 부대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비하면 인디언의 반격 규모가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잔인하기는 비슷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당하기만 하던 인디언들의 한이 좀 풀리는 느낌이 드네요.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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