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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활 -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강성목 지음 / 가나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언제부터인가 명동이나 관광지에서 만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차림새가 좀 세련되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러 미디어를 통해 중국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접하게 되는 그들의 모습이 더 많은 것을 말해 주는 것 같다. 중국의 중산층이 연어를 먹기 시작하면 동아시아의 연어값이 오르고, 일본 근해를 침범해서 억류중인 어부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해서 풀어줄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사드배치로 인해 한국 여행금지로 치명적인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는 중국의 힘은 점점 막강해지고 있다.
책의 제목대로 중국의 부활이라면 언제 중국이 죽었는가라는 물음이 전제되어야겠다. 저자는 중국은 제국주의 침략으로부터 일본의 난징대학살과 마루타 부대의 잔인한 생체실험으로 유린당했으며, 이후 모택동 시대까지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추락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모택동의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등소평이 집권한 1978년부터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부활을 하고 있다고 정의한다.
중국통이라고 할 만한 저자의 중국에 대한 이해는 친중적이다. 중국의 계획 경제로 도시와 농촌이 고르게 발달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해외 이공계 인재를 흡수하여 국가 발전에 지극한 기여를 하는 천인계획이 매우 성공적이며, 유라시아 전체를 통일하려는 일대일로 정책 또한 훌륭한 계획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반면 일본처럼 전쟁을 통해, 모방을 통해 발전한 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 중국이라고 주장한다.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남북한 통일에 관한 문제는 좀 지나친 감이 있다. 즉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국뿐 아니라 북한도 중국의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끌어 안아야한다는 것이다. 남북한의 통일문제는 중국, 미국의 힘 싸움에서 이긴 나라의 통일이 아니라 자주적인 한반도의 통일이 선제되어야하지 않을까 한다.
비분강개하고 직선적인 필체로 단정짓는 문체도 좀 낯설다. 간혹 인종차별적인 언급도 눈에 거슬린다. 이를테면 마루타같이 잔인한 실험과 죽임을 당한 것은 아프리카 원주민에 해당하던 일이었다든가, 인구에 대해 언급할 때 '미국처럼 인구가 3억이 넘지만 히스패닉과 흑인이 절반 넘게 차지하고 우수하다는 백인과 아시아인은...'이라는 언급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전하는 중국에 관한 정보는 최근에 읽은 어느 책보다 방대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또한 중국에 대해 기존에 잘못 알고 있는 상식도 많이 깨주므로 이 책을 읽어야할 가치가 있다. 중국 근현대사는 물론, 공산당원부터 시진핑까지 리더를 키우는 방식, 해외 인재를 수용하려는 노력, 중국에서 얼마나 방대한 투자, 교육,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중국군과 아직 발전의 여지가 있는 컨텐츠 산업에 대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