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어사전 - 소소한 행복을 살피는 당신을 위한 66개의 일상어 사전
김상득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11월
평점 :
매일 늘 행복할 수만은 없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사는게 너무 바빠서 그럴 여유조차 없다면 작은 행복과 유머로 가득 찬 이 수필집을 권해본다.
저자에 관한 소개가 많지 않아서 책 속에서 묘사된 저자를 정리하자면 저자는 대머리의 각진 얼굴을 한 중년의 남자이다. 천식으로 마스크를 쓰는 마스크 친화적인 외모를 갖고 있다. 경상도에서 태어나 자라고 독신주의자였으나, 결혼 해 아들이 둘이다. 결혼정보회사에 다니면서 에세이와 칼럼을 쓰고 있다. 저자의 주변 인물로는 무엇이든 다 아는 '안다'형과 아내 그리고 아주 가끔 아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웃기고 싶은 욕망이 깊은 사람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아내와 문학 작품의 구절을 인용하는 대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책 제목이 사전이니 만큼 단어를 제목으로 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후에 그 뜻을 마지막에 정리한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쓰고 있지만 첫 문장부터 독자의 마음을 한 눈에 사로잡아 두 번째, 세 번째, 마지막 문장까지 읽게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관찰과 성찰, 소소한 일화들이 아주 재미있다. 처음에 미소를 짓게 하는 웃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중간에 의미 심장한 통찰력 담긴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 두 세줄은 역시 '푸흡'하고 웃게 하는 책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행복어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맛이란 먹지 않은 음식에 있다. 짜장면을 먹으면 짬뽕이 그립고, 짬뽕을 먹으면 짜장이 그립기 때문에 맛있는 것이다. 짬짜면이 맛이 없는 것은 이런 그리움이 없기 때문이란다. 어릴 때는 약간 말을 더듬는 말더듬이였지만, 지금은 문자로 소통하는 시대의 손더듬이라고 자칭한다. 추억은 옛날이 되어버린 오늘이며, 친구는 자꾸 사라지는 사람들이고, 프로포즈는 이미 수락된 청혼이란다.
마지막 편까지 어느 하나 소홀하다는 느낌이 없는 꽉 찬 글이다. 읽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