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한국사 세계사 : 근대.현대 편 - 현직 교사가 짚어주는 중학생을 위한 한 번에 끝내는 통합 역사 처음 시작하는 한국사 세계사
송영심 지음 / 글담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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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 때 우리반을 가르치시던 세계사 선생님이 하루 결석을 하시면서 뒷 반 선생님이 대신 들어 오셨는데 그 수업을 잊을 수가 없다. 키도 작으신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먼저 칠판 가득 세계지도를 단숨에 그리시고서는 그 날의 진도를 나갔다. 스토리텔링을 하시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수업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물론 세계사 수업이지만 중간 중간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물어보시고 알려주셨다. 외울게 많아 역사를 좋아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어른이 되어서도 그 수업이 기억에 남고, 그렇게 세계사와 어우러진 한국사를 알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눈에 띈 것은 당연하다. 

이 책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는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부터 시작하고, 세계사는 1840년 아편전쟁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를 커버한다. 이 책이 다른 역사책과 다른 것은 압도적으로 도식화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서술형식으로 이어지다가 중간중간 사진을 삽입한 것이 전형적인 교과서라면, 이 책은 각장의 앞부분을 거의 도식화하여 부담없이 사건 위주로 훑어 볼수 있게 했다. 그렇다고 서술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식 반, 이야기식 반의 구성이어서 입체적이다. 

목차에는 년도가 없고, 각 장이 시작되면 한 눈에 볼 수 있는 연표와 짧은 시대 설명, 그리고 각 연도별 역사적 사실을 박스에 넣어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넣어 학생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애썼다. 이야기 부분은 '깊고 넓게! 역사 완전 정복하기' 코너에서 서술식으로 풀어 설명한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나만 몰랐던 숨은 역사 이야기'인데 역사의 비화, 숨겨진 뜻, 인물, 사건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코너로, 읽고 나서 생각에 잠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예를 들면, 1967년 제3공화국 시절 재독 교수와 유학생을 대남적화 공작단으로 몰아 200여명을 감옥에 가두고 고국을 떠나게 한 '동백림사건'으로 시인 천상병과 작곡가 윤이상, 화백 이응노 등의 인재를 좌절시킨 사건은 지금 다시 봐도 안타까운 역사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세계사와 한국사를 통합적으로 살펴보게 되는 것인데, 하나의 역사적 사실에 여러 나라들이 어떻게 다르게 반응했는지를 비교해보고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를 테면, 한중일이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는 것도 일본은 전면적으로, 중국은 중화사상은 두고 서양기술만 수용하는 것으로, 한국은 소수 선각자들이 급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 이후 갈팡질팡하고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역사의 인물과 사건을 연도별로 외우더라도, 인물의 얼굴이라도 알고, 어떤 시대배경 속에서, 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친절함이 필요한 중학생이라면 일독할 만하다. 중학생이 아니어도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개론서로 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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