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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사용법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법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9월
평점 :
이 책 <넛지 사용법>은 말그대로 <넛지>라는 책이 나온 이후 그 책의 활용 방법을 모색한 책이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지만, 나아가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주의라고 정의한다. 즉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할 때에 긍정적인 표현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남자화장실에 '소변을 흘리지 마시오'라는 부정적인 메시지를 적기보다 변기에 파리 한마리를 그려 넣으므로서 남자들의 조준 본능을 자극해서 소변을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가르치겠다는 티를 내지 않고 소리없이 세상을 바꾸는 포장술이 넛지이다.
저자는 전북대 신방과 교수로 1장에서 자신의 논문 <넛지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론적 유형분류:공익적 설득을 위한 넛지의 활용방안>을 요약하고 2장~11장 까지는 국내외에서 실행중인 넛지아이디어 및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도 모아 정리했다.12장에서는 교수들의 논문들이 매해 7만편 이상이 쏟아져 나오는데 대중화가 되지 않고 있으므로, 유익한 넛지관련 논문을 대중화하여 실생활에 넛지를 활용하는 일이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실제로 부록에 넛지관련 논문 목록을 첨부하고 있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는 넛지를 실생활에 활용해서 성공하는 사례들을 소개하는 것은 흥미롭고 시야를 넓혀준다. 저자는 자신의 논문에서7개의 넛지 유형을 소개한다. 인지적효율성(정크푸드를 비난하는 것보다 건강한 식품을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하는 것), 유도성(지하철 바닥에 기다리는 선으로 질서 유지), 흥미성(피아노 계단으로 걷는 사람의 수 증가), 긍정성(부서명이 고객불만처리팀보다 품질보증팀으로 바꾼 후 능률이 오름), 비교성(에너지를 줄이자는 캠페인보다 전체사용량평균에 개인 사용량을 그래프로 비교), 일관성(부산영화제에서 사전심의철폐 서명운동 옆에 독립영화제 기금모금 부스 설치후 더 많은 금액 모임), 타성(디폴트로 장기기증하는 오스트리아가 필요시 선택을 하는 독일보다 장기기증 동의율(오스트리아100%, 독일12%)이 높음)이다.
흥미로운 사례들을 더 살펴보자면,머그컵과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가격 혜택이나 리필을 해준다든지, 노약자석이 노자와 약자의 자리임에도 약자인 임신부나 병치료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여 임신부석을 따로 마련한다든지, 화장지 끝이 바깥쪽으로 오게 걸면 한번에 6칸을 절약할 수 있다는지, 또한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해 봤을 화장실문이 바깥으로 느닷없이 열려 다치거나 놀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쪽으로 열게 한다든지 여의치 않으면 열리는 반경을 표시해두어서 보행자를 보호하는 아이디어들이다.
아쉬운점은 사진이나 그림이 첨부되어 있다면 현실화한 넛지 활용을 실감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같은 행동을 하면서도 강압적이거나 부정적인 표현으로 마지못해 하는 것보다 '오호...이것 신기한데~' 내지는 '재밌는 아이디어인데~'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백번 낫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행을 하는 선택 설계자가 되는 공무원, 조직의 집행부서 사람들이 꼭 읽어야하고, 넛지활용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