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대표수필 50 - 개정 16종 국어 교과서 전 작품을 실은 리베르 개정 16종 국어교과서 문학작품
김형주.박찬영 엮음 / 리베르스쿨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수필을 50개나 실었다고? 그것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검증된 작가들의 수필을?

작가의 인생에 대한 통찰력과 다른 각도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수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제목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목차를 보아하니 이규보, 허균, 정약용등 역사적인 작가들로부터 이상, 정비석, 오정희, 장영희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작가들까지 포함한 참 욕심있고 가멸차게 만든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막상 책을 받고보니 책의 두께가 생각보다 두껍지 않음에 놀랐다. 각 수필은 두세장을 넘어가지 않는 짧막한 길이었고, 그래서 50편의 수필을 360여쪽에 담을 수 있었나보다.

 

다른 수필집과 다른 점은 아무래도 공부에 바쁜 고등학생들을 위함인지 주제별로 수필을 나누었고, 각 수필 앞에는 분석을 위해 검토해봐야할 1) 작가소개, 2) 작품정리(갈래, 성격, 주제 등), 3) 읽기 전 생각해볼 질문 두어개가 마련되어있다. 학교를 이미 졸업한 나로서는 이러한 편견없이 수필을 즐기려는 데는 좀 방해가 되었지만, 학생들에게는 국어공부하듯 익숙한 구성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진 가장 큰 이유는 장영희교수의 수필 세 편때문이었다. '괜찮아',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속는자와 속이는자'다. Crazy Quilt라는 영어 수필집으로 장교수님 수필을 처음 접하면서 굉장히 섬세하면서도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한글로 쓴 이 세편의 수필 역시 가슴 절절한 아픔과 웃음을 준다. 소아마비 장애를 갖고 겪는 어린시절 따뜻한 이야기가 '괜찮아'에, 암투병하며 일상의 평범함을 몸서리치게 그리워하며 극복의 동기로 삼은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코믹하면서도 완벽주의자같은 장교수님의 어리숙한 모습이 그대로 담긴 '속는자와 속이는 자'. 어느 한편 허투르 쓴 게 없어 역시하며 읽었다.

 

이 책은 짤막한 단편수필들을 모은 것이라 회사를 오며가며 전철에서 읽고 감동받고, 하루시작과 끝을 그렇게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책이 될 수도 있고, 학생들이 쉬는 시간 공부욕심으로 읽을 수도 있는 그런 책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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