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이지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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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는 제목이 도발적이다. 미술작품이 그 자체로 순수함을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거래되는 대상이라는 의미다. 미술작품을 사는데 있어서 부유한 소수가 주류였다면 현재는 젊은 층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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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0여 년간 영국 런던에서 미술사학과 미술경영을 공부하고 일했다. 대영박물관 한국관 설립에 참여했고, 숨 아카데미를 열어 유럽과 한국미술 교류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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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6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1 미술 생태계, 대전환의 시기를 맞다, 2 미술은 그 시대의 산물이다, 3 예술적 가치와 시장의 가치는 일치하지 않는다, 4 뮤지엄, 국가의전략이 되다, 5 미술 생태계를 움직이는 사람들, 6 미술은 어떻게 자산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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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생태계와 창조산업이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미술생태계는 창작, 유통, 소장의 과정을 의미하고, 창조산업은 제조업이 아닌 예술 산업을 의미한다. 14세기 르네상스 이후 화가나 조각가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생산했다. 현대에 이르러 3대 경매사인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를 비롯해 갤러리에서도 작품을 거래할 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 온라인 경매율도 늘었다.

미술경매 이야기가 흥미롭다. 컬렉터들이 손에 들고 가기 쉬운 작은 작품을 사는 것이 유행인데, 앤디 워홀의 마오 주석 초상화를 사서 뉴욕 경매장에서 되팔아 막대한 현금으로 빌딩을 샀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는 놀랍다. 또한, 위조품 이슈로 현존 화가의 작품이 더 안전하다는 것, 프랑스 혁명 때 귀족들의 재산을 전부 크리스티 경매에서 처분했다는 것, 소더비와 크리스티 모두 영국 회사였다가 현재는 프랑스 회사 소유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이 세계를 좀더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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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에 대한 상업적 조명이 흥미롭다. 공장형 미술의 시작이 루벤스다. 그는 다작으로 유명한데, 공방을 운영해 수주를 받으면 소속 화공들이 달려들어 완성하는 시스템이다. 미켈란젤로 혼자서 시스티나 천장화를 4년간 그린 것과는 다르다. "17세기 초, 유럽 어디를 가도 루벤스의 작품이 없는 궁전이나 교회당은 없을 정도(102)"로 다작했다. 가수 조용남이 그림 대작 소송(2016년)에서 무죄를 받은(2000) 사건이 이해된다. 마치 유명 만화가들이 아이디어는 자신이 내고, 수하생들을 시켜 그림을 그리듯,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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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시작한 미술 생태계는 아시아와 중동, 브라질로 확산되고 있다. 미술이 주목자본으로 떠오르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들 특히 젊은 층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작품 가격의 상승은 일단 사두면 돈이 된다는 투자개념이 되었다. 나아가 미술이 기업과 자본을 만나 콘텐츠로 확장되는 시도도 있다. 루이비통이 일본 무라카미 다카시나 물방울 호박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오이와 한 협업을 들 수 있다. 예술가의 비싼 작품을 가방으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 테이트 모던 후원을 현대자동차가 할 예정이라는데, 현대자동차가 국내 미술관은 물론 영국, 미국 미술관에 후원해왔다는 사실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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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미술생태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 유명한 화가와 그 작품을 설명할 때도 미술 생태계 내에서 의미를 파악한다. 영국과 미국의 미술관관과 박물관, 경매회사의 역사, 안목있는 컬렉터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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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 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미술작품의 상업적 거래의 역사와 현재의 상황이 궁금하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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