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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덫, 오보와 가짜뉴스 - 왜 우리는 거짓에 포획되는가
양상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거짓과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짓들의 본색이 드러나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 그리고 뻔한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을 빼닮은 거짓을 어떻게 구별하느냐입니다(11). "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서 가짜뉴스가 섞여 돌아다니고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이치에 맞지 않지만, 매번 꼼꼼하게 따져서 그 진위를 밝히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왜 가짜뉴스가 생겨나는지, 어떻게 퍼지는지, 어떻게 분간해야는지 궁금하다.
책은 2부로 되어있다. 1부 위험한 '합작', 오보, 2부 오래된 현실 '가짜뉴스'이다.
저자는 오보와 가짜뉴스를 구분한다. 오보는 의도하지 않은 것(misinformation)이고, 가짜뉴스는 의도한 것(disinformation/ fake news)이다.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오보이지만, 듣고 싶은 뉴스였기때문에 빠르게 확산되었고 결국 독일이 통일된다. 오보를 생산한 기자의 특종에 대한 욕심과 뉴스 소비자들의 욕망이 합쳐 이루어낸 결과이다. 가짜뉴스로 인한 나치의 유대인 학살,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네로황제의 대화재로 기독교인 대학살이 있지만, 이 역시 이를 믿고 싶었던 수많은 사람들과 정치, 사회적 세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오보와 가짜뉴스가 나오는 이유는 뉴스공급자의 경쟁 과열과 뉴스 소비자들의 확증편향(생각이나 판단에 부합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무시하는 경향)과 무지를 바탕으로 한다. 저자는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이라는 구조적 틀로 이해한다.
현재의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임을 설명하는데, 인상적이다. 문자가 발명된 이해로 정보와 지식이 극소수 계층의 전유물이었으나, 16세기 인쇄혁명을 통해 대중이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 당시에도 가짜 뉴스가 범람하였지만, 시민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기존의 관습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서 전통 언론이 정보를 독점으로 공급하였으나 신뢰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급하고 소비하게 된다. 가짜뉴스도 함께 범람하지만,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도 함께 한다. 정보의 민주화는 어떤 식으로든 사회 발달에 기여할 것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가 당선되자, 전통언론들은 가짜뉴스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새로운 믿음을 만들어내기 보다 기존 신념을 확인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짜뉴스의 해악을 강조하는 전통언론의 주장과 달리 가짜뉴스가 선거결과를 바꿀만큼 강력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맞는 기사를 찾아 소비한다. 오히려 전통언론의 오보나 부정확한 뉴스가 소셜미디어의 가짜뉴스보다 더 영향력이 크다.
오보와 가짜뉴스를 어떻게 분간해야하는가? 진짜 뉴스든 가짜 뉴스든 모두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모든 정보를 의심한다. 스스로 질문한다. '내가 이 뉴스를 믿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내가 믿고 있던 생각을 확인시켜주기 때문인가?' 혹은, '나의 의심과 검증 요구는 나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다르지 않은가?' 혹은 '이 뉴스는 감정을 불러내기 위해 설계된 것은 아닌가? 객관적 데이터 검증이필요하지 않을까?' 혹은 '뉴스가 틀렸다면 그 피해는 누구에게 남을까?'라는 의심의 질문을 던진다. 확증편향과 무지 상태로 정보를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모든 뉴스에 비판적 시선을 유지해야할 것이다. 제도적으로도 플랫폼의 사회적 책무를 강제하고, 뉴스 소비자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교육이 병행되어야한다.
이 책은 시종일관 도서는 물론, 논문, 기사, 사전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짜뉴스에 관한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짜뉴스의 발생부터 16세기 인쇄혁명과 같은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에 정보의 민주화는 정보소비자들을 학습시키고 더 나은 변별력을 갖도록 해줄 것이라는 저자의 믿음에 공감한다.
가짜뉴스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조적 틀에서 역사적으로 있어온 가짜뉴스에 관한 설명과 날카로운 분석이 흥미로운 책이다.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