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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센류 걸작선 ㅣ 실버 센류 모음집 3
공익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센류는 일본의 정형시로 5·7·5 음절(총 17음)로 구성된 짧은 시를 뜻합니다. 하이쿠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지만, 센류는 계절어(季語)나 끊어 읽기(切れ字) 같은 제약이 적고 일상 풍자·유머를 담는 경향이 큽니다(위키백과)."
이 책은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의 공모전 '실버 센류'를 통해 입선한 작품을 모았다. 2001년부터 시작해 20주년을 맞아 입선작 중 100수를 엄선했다. 노화를 한탄하면서도 즐기고, 일상 속 숨겨진 웃음을 발견한 작품을 선발했다.
할머니를 아주아주 옛날 사람으로 생각하는 증손주의 질문이 귀엽다. 이렇게 짧은 형식에 스토리가 느껴진다.
"옛날 옛적에
공룡 직접 봤냐고
묻는 증손주 (65)"
읽자마자 웃음을 선사하는 센류가 많은 편이다. 일상에서 경험한 것을 센류로 만들었는데, 짧은 글에 할 말을 다 넣어야하니 얼마나 어휘를 고르고 고치고 했을까. 읽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작성한 노고가 대단하다.
"몇 줌 없지만 /전액 다 내야하는/ 이발료" (79)
"귀가 어두워/ 보이스 피싱범도/ 두 손 들었다" (91)
"너무 더워서 / 리모컨 눌렀더니 / TV 켜진다" (97)
"나의 유언장 / "모든 건 아내에게"/ 마누라 글씨" (130)
혼자 사는 노인들의 쓸쓸함이 묻어나와 가슴 한 끝이 찡하다.
"이 몸 따스히 / 반겨주는 것은 / 변기 시트뿐" (129)
"보이스 피싱범 / 상대하고 싶을 만큼 / 무료하구나" (144)
100수의 작품은 당당한 노년의 패기를 표현하기도 하고, 남편에 대한 지긋지긋함을 표현하기도 하고, 함께 늙어가는 부부의 배려가 느껴지기도 하고, 기억력 감퇴와 외로움이 시니컬하게 유머와 함께 섞여있다. 살짝 설명이 필요한 작품도 있고 읽자마자 깨닫게되는 작품도 있다. 모든 센류가 씁쓸한 유머를 한 스푼씩 담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를 유머로 승화시키고,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센류를 지으며 사는 일본의 노인들이 멋져 보이기도 하다.
보통의 책과 다르게 세로줄 표기라 책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한다. 센류만큼이나 삽화도 푸근하고 코믹하고 정답다. 짧고 어렵지 않아서 일본어를 익히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