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역사 - 마음과 행동의 작동 방식을 탐구하다
니키 헤이즈 지음, 최호영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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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심리학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또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왜 그렇게 사물을 바라보는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등을 탐구한다. (중략) 심리학은 연구대상인 인간만큼이나 다양하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단 하나의 심리학이란 존재하지않는다."(10)

저자는 영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이다. 이 책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작동방식을 연구하는 심리학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살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철학의 인간관부터, 16-17세기 근대 인간관과, 18-19세기 자연과학적 인간관을 거쳐, 드디어 19세기 중반 과학적 심리학이 탄생하고, 20세기 현대 심리학의 분화와 행동주의, 1960년 이후 이후 부터 현재까지의 인지혁명과 현대심리학을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사상은 이후 모든 과학적 지식의 근원으로 간주되었다. 플라톤의 <국가론>에서 인간을 금,은,동으로 구분하고, 계급 이동이 불가한 경직된 사회로 설명한 것이 중세 봉건제도에 이어지고, 산업혁명으로 교육기회가 증가하면서야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감각은 오감만 있다고 한 말은 오늘날 초등학교에서도 이어지지만, 실제 40개 이상의 다양한 감각이 있다. 의사 갈레노스가 체액이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대륙의 이성주의와 영국의 경험주의가 거대한 두 맥락을 형성한다. 데카르트의 정신과 신체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이원론은 20세기 후반에야 상호작용을 인정하게 된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탐구는 철학으로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되지 못했다.

과학적 심리학이 탄생한 것은 1848년 철도건설 현장에서 쇠막대가 두개골을 관통하는 사고를 당한 피니어스 게이지 경우 부터이다. 뇌과학자들은 뇌손상과 뇌기능의 관계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당시 골상학은 생리학자 프란츠 갈이 돌출된 골의 모양에 따라 사람의 능력과 성격을 알아낼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했는데, 이 이론은 피니어스 게이지의 뇌손상 부위를 연구하며 뒤집어지고, 폴 브로카의 연구로 사라진다. 뇌의 특정 영역이 손상되면 특정 기능을 잃게되는데, 브로카영역은 언어의 산출을, 베르니케 영역은언어의 이해를 수행한다.

19세기 후반부터 심리학이 철학에서 분화하여, 심리학의 창시자로 구스타프 페히너와 빌헬름 분트를 든다. 페히너는 정신물리학의 창시자로 실험심리학 발전에 크게 공헌했고, 분트는 1879년 최초의 심리실험실을 만들어 제자를 육성했다. 파블로프도 그 제자 중 하나다. 분트는 유럽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윌리엄 제임스와의 견해차이로 크게 인정받지 못했는데, 제임스는 '감정이론'으로 유명하다. 생리적 변화를 지각함으로써 감정을느끼게 된다는 이론인데 '우리는슬퍼서 우는게 아니라 울어서 슬픈것이다'는 것이다.

과학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기 했는데, 우생학이 대표적이다. 지능이 낮은 사람들의 번식을 막는것이 사회에 유익하다고 믿었기에, 미국 이민국 심사에 이를 악용하였다. 20세기 전반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었는데, 히틀러는 독일 내의 장애인과 정신박약자에 강제불임수술 시행했고, 안락사가 도입되었다. 나아가 나치 대학살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바뀌었다. 오늘날까지도 우생학 신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려는 과학이다. 타인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고, 인간본성에 관해 연구한다. 분야가 매우 다양해서 정신치료를 하는 임상심리학, 인간의 발달을 연구하는 발달심리학, 사회상황에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심리학, 조직 내에서의 인간 행동과 성과를 연구하는 조직심리학, 아동심리학, 뿐 아니라 광고,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한 권 안에 담백한 구성과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기원전 40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심리학의 역사를 꿰고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시대에 따라 철학에서 과학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과거의 통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랍다. 산발적으로 알고 있던 심리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이 시대의 흐름 속에 제자리를 찾아가게 해준다.

심리학 전공이 아닌 사람이 읽기에 어렵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다. 철학에서 심리학이 분리되고 나서 다양한 가지의 심리학 가설이 세워지고, 실험되고 증명되고, 다시 반박되고 새로운 심리학이 주류로 들어서는 일련의 변화를 잘 정리한 책이다. 꼭 심리학 이론이 궁금해서가 아니라도, 왜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이유를 알아보고 이해하고 조언하고 싶다면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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