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
가이 레슈차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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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인류 역사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힘은 이 일곱 가지 대죄,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에서 나온다. 혁명을 촉발하는 분노, 세계지도를 다시 새긴 탐욕, 제국의 몰락을 가져온 나태, 제국을 건설한 질투, 정치인의 몰락과 국가기밀누설을 초래한 색욕, 환경을 파괴하는 게걸스러운 탐식, 무수한 갈등을 촉발한 교만에 이르기까지(9)."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인간의 일곱 가지 악한 감정을 거창하게 나열했지만, 책에서는 신경과 전문의인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행동 아래에 숨겨진 악한 감정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또한 이 악한 감정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고, 범죄 혹은 죽음으로 발전하는지를 설명힌다.

환자에 따라 어떤 감정이 병의 원인인지 설명한다. 이상행동의 원인에는 뇌의 문제, 유전적 문제, 호르몬의 문제, 후천적 환경문제가 거론된다. 예를 들어, '탐식'은 비만을 부르고 극단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있다. 혈액 속의 렙틴 농도로 허기를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기면, 식욕억제가 안되는 프래더-윌리 증후군이 발현된다. 이 병의 환자는 항상 허기진 상태이고, 많이 먹지만 근육문제로 필요 열량이 낮아 비만이 되고, 지능이 낮아 창피하다는 감정을 잘 알지 못한다. 극단으로 식단을 통제하지 않으면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여 사망하거나, 토할 때까지 먹다가 죽을 수 있다. 이 환자에게 나태하다거나 자기관리를 못해서라는 비난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약처방과 극단적 다이어트로 탐식을 억제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악한 감정이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해 통제 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범죄를 저지른 환자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부과할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리베트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인간이 행동을 결정하기 전에 이미 뇌의 준비전위가 움직인다. 인간의 자유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뇌에서 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생물학적으로 범죄를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구형할 수 있을까. 로버트의 예를 든다.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로버트는 동생과 자동차 절도 중에 두 명의 10대를 총을 쏴 살해한다. 로버트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임신 중 알콜을 섭취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언어와 학습 장애를 가지고 있고, 학대와 방임에 노출된 상태였다. 뇌기능장애와 양육환경이 열악했던 로버트에게 사형이 내려졌지만 자신의 행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그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반대로 정신이상을 근거로 무죄방면되는 것이 합당한가? 재발 가능성이 있다면 그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이 불안하지 않을까? 법과 의학 사이의 논쟁거리다. 환자를 보호할 것인가, 주변인을 보호할 것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뇌과학은 흥미롭다. 아직 많은 부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밝혀지는 뇌의 기능과 인간의 이상행동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놀랍다. 뇌를 이해하면 인간을 이해할 수 있지않을까. 이 책은 뇌와 감정의 연결에 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 주는 책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다. 뇌와 인간 행동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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